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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대표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기존 고용 형태에 문제가 없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당시 정부는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등을 명분으로 하청 노동자들을 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사의 원·하청 구조를 불법 파견이 아닌 정상적인 도급 관계로 판단했다. 하청 노동자들을 원청이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가 산업계 곳곳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관련 정책의 상징이었던 인천공항공사의 직접 고용 의무를 법원이 부정한 것이다.
4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3부(재판장 구자헌)는 인천공항 보안 검색 노동자 1201명이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공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인천공항공사와 보안 검색 노동자들 사이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노동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서 시작된 ‘인국공 사태’였다. 정부는 2017년부터 인천국제공항의 용역업체에서 일하던 1만명 가량을 공사와 자회사 2곳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개 채용 절차 등 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공정하냐는 반발이 사회적으로 거세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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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정부는 2020년 공사 직접 고용 계획을 철회하고, 인천국제공항보안 등 자회사 3곳을 만들어 1만명을 공사가 아닌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공항 보안 검색 노동자 1201명은 공사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2020년 3월 제기했다. 자회사를 만든 것과 별개로 자신들은 공사의 지휘·명령을 받는 불법 파견자였으니 이를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송의 쟁。은 불법 파견 여부였다. 노동자들은 “공사 업무와 용역 업체 업무가 구분되지 않고, 용역 업체는 노동자 투입이나 배치 등에 독자적인 결정 권한이 없다”며 불법 파견을 주장했다. 반면, 공사는 공항 보안 검색 업무의 특성상 법령에 따른 관리·감독이 불가피하며 이를 근로자 파견 관계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지난 2024년 1심 재판부는 불법 파견이 맞다고 판단하며 공사가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재판부는 공사의 업무 지시와 관리·감독이 단순한 도급 계약상 권한을 넘어 실질적인 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날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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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보안 검색 감독을 통해 보안 검색 업무를 전반적으로 감독한 것은 항공보안법령 등에 따른 법률상 의무를 이행한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업무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보안 검색 요원들의 업무 수행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감독한 주체는 공사 소속이 아니라 용역 업체 소속 관계자들”이라고 했다.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지만 이날 승소로 공사는 일단 자회사 인원들의 대규모 직고용 요구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는 자회사 3개를 만들어 1만명을 고용했는데, 2심까지 패소할 경우 1만명 직고용 요구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직고용 인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
공사가 택한 자회사 체제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그동안 노동계는 자회사 고용이 실질적 직접 고용이 아닌 ‘꼼수’라며 비판해 왔다. 특히 1심 재판부가 “노동자들이 자회사 소속으로 변경됐다 하더라도, 직접 고용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혀 이런 비판에 힘이 더 실렸다. 그러나 2심 재판부가 보안 검색 업무를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게 문제가 없다고 밝힌데다, 공사의 관리·감독이 불법 파견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자회사를 통한 도급 관계의 적법성도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이번 판결은 공사가 보안 전문 업체(자회사)에 위탁 운영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이 인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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