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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정보] (04) 정부 정책 자료를 쉽게 기사 써보니
설명하자니 길고, 길면 읽기 어려운 딜레마
공적 기준 없는 '쉬운정보'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미디어오늘은 <쉬운정보> 기획을 통해 정보 약자를 포함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신문을 만든다. 미디어오늘이 쉬운신문을 만드는 이유부터 올해 정부가 발표한 청년 정책 중 발달장애인 감수위원들이 궁금해하는 정책을 '쉬운뉴스'로 작성한 기사까지,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담아낼 예정이다. 미디어오늘이 작성한 쉬운신문 원고 초안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이 디자인과 지면 제작을 맡는다. 이후 발달장애인 감수위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쉬운신문을 완성해 배포할 계획이다.
쉬운정보는 단순히 쉬운 단어를 쓰고 문장을 쉽게 고치는 작업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보를 접할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의 내용과 구조, 표현과 시각 요소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다. 미디어오늘은 소소한소통이 지난 8월 제작한 '쉬운정보 가이드라인 1.0'을 기준 삼아 쉬운뉴스를 작성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발달장애인법)'에서 중요한 정책 정보를 쉽게 제공하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정작 쉬운정보에 대한 정부의 공적 기준은 없는 상황에서, 소소한소통은 쉬운정보 제작에 공통으로 적용할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미디어오늘은 '쉬운신문'에 이 신문을 만드는 이유와 제작 과정에 함께한 발달장애인 감수위원들 소개를 담았다. 이어 정부의 올해 청년정책 중 발달장애인 감수위원들이 직접 고른 정책들을 기사로 썼다.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모두의 카드), 청년 월세지원 정책, 전세사기 예방·피해 지원, 청년미래적금, 청년들의 정책 결정과정 참여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이다. 발달장애인 감수위원들이 평소 뉴스를 접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감수위원들에게 어떤 매체를 통해 뉴스를 보는지, 평소 언론에서 어떤 내용이 어려웠고 쉬운뉴스는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불친절한 정부 자료, 어떻게 쉽게 쓸까?
정부가 지난 4월28일 발표한 청년 정책 자료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매우 부족했다. 중앙행정기관 청년정책 시행계획 자료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정책을 이해해보려 했지만, 하나의 정책당 적으면 세 줄 정도로 설명 자체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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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행정기관의 모든 청년 정책을 하나에 묶은 자료집 형태이기에 축약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도, 자료만으로 정책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정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정책에 대한 정보를 처음부터 다시 찾아봐야 했다.
시민들은 정보를 읽은 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인지 판단하고, 내가 어떤 선택이나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판단이나 행동에 필요한 구체적인 안내가 충분히 제시돼야 하고,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은 무엇인지, 선택에 따른 결과는 무엇인지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디에 어떻게 문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 자료집에 분량상 내용을 추가할 수 없었다면, 내용을 더 알아볼 수 있는 홈페이지나 연락처라도 안내해야 했다. 쉬운정보 가이드라인에서 쉬운정보의 실행 원칙 중 사용자가 이해한 정보를 필요한 판단이나 행동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활용 가능성'을 뜻한다.
자료에는 한자어나 고유명사 같은 어려운 단어가 많았다. 대중교통 비용으로 일정한 기준 금액 이상을 사용하면 추가로 사용한 금액을 돌려주는 '모두의 카드' 제도를 설명하는 자료에는 '환급', '정액형', '정률형' 등 한자어가 많았지만 따로 그 뜻을 설명해주지는 않았다. '전세사기 예방' 정책을 담은 자료에도 '대항력', '등기사항증명서', '권리관계', '전입신고' 등 어려운 용어가 많았다.
전세사기 예방 정책의 경우에는 전세사기가 왜, 어떻게 발생하는지 설명해야 이를 예방하는 정책도 이해하기 쉽다. 시민들이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는 용어와 문장뿐 아니라 설명 순서와 예시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오해 없이 해석되도록 정보를 구성하자는 취지다. 쉬운정보 가이드라인은 이를 정보의 핵심 의미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해 용이성'의 기준으로 규정한다.
정부 기준이 아닌 시민이 이해하는 순서로 정보 구성해야
정부 정책과 같은 공공 정보는 특히 제도명, 사업명, 법령명 등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민들은 정보를 볼 때 '내가 신청할 수 있는지', '어떻게 신청하는지', '무엇을 언제까지 준비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을 가지고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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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를 제공하는 쪽이 사용하는 분류 방식이나 표현보다 시민들의 질문과 행동 순서에 맞게 정보를 배치해야 이해하기 쉬워진다. 쉬운정보 실행 원칙 중 사용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지를 보는 '탐색 용이성'에 대한 내용이다.
정부의 청년 정책 자료는 새로운 정책을 계속해 나열하는 것에 그치면서 정작 필요한 내용은 생략되어 있었다. 청년미래적금에 대한 자료의 경우, 제도에 대한 설명만 나와있을 뿐 정작 어떻게, 어디에서 적금을 가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청년미래적금은 어떤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고, 가입 절차는 어떻게 되어있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어 '활용 가능성'이 떨어지는 정보였다.
청년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청년들이 더 많이 참여하도록 하는 '청년들의 정책결정과정 참여' 방안도 마찬가지다. 정부위원회의 청년위원 등 청년들이 참여하는 자리만 간단히 소개했을 뿐, 정작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은 없었다. 어떤 홈페이지, 어떤 곳에 찾아가야 지원 방법·기간 등 모집공고와 신청방법이 나오는지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쉬운정보에는 사진·그림·표·아이콘 등 시각 자료 활용도 중요하다. 단, 정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시각 자료여야 한다. 관련성이 낮은 시각 자료를 억지로 넣으면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 정부 정책 자료에는 각종 기준을 설명하기 위해 숫자를 적어둔 표 자료가 많았다.
'청년미래적금'을 설명한 표의 경우 적금을 넣을 수 있는 연소득·연매출 숫자를 나열하는데 그쳐 기준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특히 '가구중위소득 200% 이하'라는 표현은 계산이나 비교가 복잡해 표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였다. '모두의 카드'를 설명한 표에도 단위를 '만 원'으로 표시해둔 후, 6.2, 5.5 등 소수。 숫자를 나열해 금액을 한 눈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6만2000원, 5만5000원 등으로 표기하는 게 보기 쉽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기사를 쉽게 써보면서 느낀 .
보통 정보를 접할 시민에게 말로 직접 설명한다고 상상하면서 구어체로 작성하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청년 정책 자료는 일단 단어가 나열돼있는 방식이었기에 먼저 문장을 구어체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쉬운기사를 위해선 정보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일도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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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정보'와 '부가 정보'를 구분하고, 시민 입장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과감히 덜어냈다. 정부의 청년 정책을 쉬운뉴스로 작성하면서도 굳이 필요하지 않은 부가적인 내용을 생략하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의 카드' 정책을 설명하면서는 일반지방권, 우대지원지역, 특별지원지역의 상세한 구분을 굳이 독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시민들에게 중요한 건 자신이 사는 지역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아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를 안내했다.
쉬운신문 기사를 쓰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글이 길어진다는 。이었다. 수습기자들은 처음 기사를 쓸 때 중요한 사건 하나만 간략하고 짧게 쓰는 것을 훈련받는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훈련을 최우선으로 한다. 후속 기사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을 때 그 부분에 집중해서 작성한다. 기사 한두 개만 봐서는 사건이든 정책이든 전체 맥락을 알기 어려운 이유다. 그런데 쉬운신문은 달라야 했다. 한 기사 안에서 다 이해되려면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동시에 글이 너무 길면 역시 정보 전달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정책을 설명하는 정부의 보도자료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시민들은 정부와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정보를 찾아볼 텐데,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자료가 어렵다면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럴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전하는 게 아니라, 기사를 읽었을 때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해야 더 많은 정책이 시민들에게 닿을 수 있다. 모든 정보에 대한 쉬운 뉴스가 필요하고, 대체 무엇이 '쉬운' 정보인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이 기사는 '쉬운 글 전문 AI(인공지능) 온글'을 활용해 쉬운 글로 바꾼 뒤, 소소한소통 전문가와 발달장애인 감수위원이 함께 읽고 고쳤습니다.
<쉬운정보는 쉬운 단어만 쓰는 일이 아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쉬운신문을 만든다
미디어오늘은 소소한소통과 함께 발달장애인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신문'을 만들고 있다. 발달장애인 감수위원들은 쉬운신문에 들어갈 정책을 직접 골랐다. 쉬운신문에는 대중교통비를 돌려주는 '모두의 카드', 청년 월세 지원, 전세 사기 피해 지원, 청년미래적금 같은 정책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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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정부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미디어오늘과 소소한소통이 기사를 함께 쓰고, 소소한소통에서 쉬운신문으로 디자인한다. 이후 발달장애인 감수위원이 기사를 직접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확인한다. 감수위원의 의견을 받아 기사를 고친 뒤 쉬운신문을 완성한다.
쉬운정보는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바꾸는 것만이 아니다.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이 필요한 내용을 찾고 이해한 뒤, 실제 행동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글의 내용과 순서뿐 아니라 그림과 표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미디어오늘은 소소한소통이 만든 '쉬운정보 가이드라인 1.0'을 참고해 쉬운기사를 썼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세 가지 중요한 기준이 있다.
1.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가
2. 정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가
3. 정보를 이용해 판단하거나 행동할 수 있는가
정부 자료만으로는 정책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2026년 4월, 정부는 청년을 위한 여러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책을 설명하는 내용은 충분하지 않았다. 하나의 정책을 세 줄 정도로 짧게 설명한 경우도 있었다. 미디어오늘 기자들은 정부 자료만으로 정책을 이해하기 어려워, 필요한 정보를 처음부터 다시 찾아봐야 했다.
시민은 정책 정보를 읽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신청할 수 있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신청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문의할 곳도 나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청년미래적금 자료에는 어느 은행에서 어떻게 가입할 수 있는지 나와 있지 않았다. 정책이 있다는 사실만 알려서는 충분하지 않다. 시민이 그 정책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자료에 모든 내용을 담기 어렵다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나 전화번호라도 알려줘야 한다.
쉬운 말뿐 아니라 설명 순서와 표도 중요하다
정부 자료에는 어려운 말이 많았다. 대중교통비를 지원하는 '모두의 카드' 자료에는 '환급', '정액형', '정률형' 같은 말이 나왔다. 전세 사기를 막는 정책에도 '대항력', '등기사항증명서', '권리관계', '전입신고'처럼 뜻을 알기 어려운 말이 많았다. 하지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또, 어려운 단어만 바꾼다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 사기를 막는 정책을 설명하려면 먼저 전세 사기가 무엇이고 왜 생기는지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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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야 이 정책이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정보를 보여주는 순서도 중요하다. 정부는 정책 이름이나 법 이름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민은 먼저 “내가 신청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다음 “어디에서 신청하지?”, “언제까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지?”와 같은 내용을 찾는다. 정보를 만드는 기관의 기준이 아니라, 시민이 궁금해하고 행동하는 순서에 맞춰 알려줘야 한다.
사진과 그림, 표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글과 관계없는 그림을 넣으면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 '모두의 카드'를 설명하는 표에는 금액이 '6.2', '5.5'처럼 적혀 있었다. 표 위에 단위가 '만 원'이라고 나와 있었지만 금액을 바로 알아보기 어려웠다. 미디어오늘은 이를 '6만 2천 원', '5만 5천 원'으로 바꿔 썼다.
청년미래적금 자료에는 '가구중위소득 200% 이하'와 같은 기준이 표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계산하기 어려워 표만 보고 자신이 가입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표를 넣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독자가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쉬운기사를 쓰면서 알게 된 .
쉬운기사를 쓸 때는 중요한 정보와 덜 중요한 정보를 구분해야 한다. 내용을 너무 짧게 줄이면 정책을 이해하기 어렵고, 모든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면 글이 길어져 읽기 힘들어진다.
'모두의 카드'는 사는 지역에 따라 교통비를 돌려받는 기준이 다르다. 하지만 쉬운기사에 모든 지역의 기준을 넣으면 내용이 복잡해진다. 미디어오늘은 자세한 지역 구분을 모두 설명하는 대신, 자신이 사는 지역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안내하기로 했다. 쉬운정보는 모든 내용을 짧게 줄이는 정보가 아니다. 독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고르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은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홈페이지에는 시민이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정보가 많다. 하지만 자료가 어려우면 필요한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이용하기 어렵다. 언론도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서 끝내면 안 된다. 기사를 읽는 사람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말을 설명하고, 필요한 배경과 이용 방법을 함께 알려야 한다.
쉬운정보는 일부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정보가 아니다.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다. 정부와 공공기관, 언론이 함께 쉬운정보를 만드는 기준과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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