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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국내 쌀 소비량이 해마다 줄어드는 사이 즉석밥 시장은 몸집이 커졌다. 집에서 직접 밥을 짓는 대신 간편하게 데워 먹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이러한 식생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지난 2001년 800톤에 불과했던 햇반의 국산 쌀 구매량은 지난해 6만5000톤으로 80배 이상 늘었다. 쌀 소비 방식이 달라지면서 식품기업이 새로운 쌀 수요처로 자리잡은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전국 2500여 농가와 계약재배를 진행하는 동시에 벼 품종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25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30여년간 국내 즉석밥 시장의 성장과 함께 국산 쌀 구매량을 늘려왔다. 2015년 약 2만톤이였던 구매량은 2020년 4만6000톤, 지난해 6만5000톤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구매량은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쌀 소비 감소에도 햇반 구매량은 80배 증가한 비결은
국내 쌀 소비는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왔다. 식생활이 다양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직접 밥을 짓는 빈도도 줄어들고 있다. 반면 즉석밥은 간편식 시장 확대와 맞물려 새로운 쌀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사용 조리식품과 도시락류 제조에 사용된 쌀은 약 15만2800톤이다. 햇반의 연간 국산 쌀 구매량 6만5000톤은 이와 비교해 약 42.5%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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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지난 2010년부터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전북 익산 등 주요 쌀 생산지역을 중심으로 계약재배를 추진했다. 현재 전국 14개 지역 약 2500개 농가에서 햇반용 쌀을 공급받고 있다. 계약재배는 농가가 생산한 쌀을 일정한 조건에 따라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판매처를 미리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원료 수급과 품질을 관리하기 용이하다. 쌀 소비 감소로 판로 확보가 중요해진 농가에는 안정적인 거래처가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계약재배가 실제 농가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수매가격과 생산비, 수확량 등에 따라 달라진다.
CJ제일제당은 쌀 구매를 넘어 가공시설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에 조성된 햇반 전용 종합미곡처리장(RPC)가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이 미곡 처리 설비를 지원하고 충남도와 아산시가 설립 비용을 분담했으며 아산선도농협이 운영을 맡고 있다.
약 1만8000㎡ 규모의 시설에는 벼 건조·저장시설과 도정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수확한 벼의 보관부터 건조, 선별, 가공까지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 기업이 원료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쌀 가공·유통 과정에도 관여하는 구조다.
◇기후변화 대응 벼 품종 개발···올해 계약재배 1만2000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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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벼 품종도 개발하고 있다. 이상고온과 집중호우 등으로 농산물 생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품기업에도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가공용 벼 품종 '동행'을 개발했다. 지난 2022년 국립종자원에 품종출원을 완료했다. 기존 품종 대비 수량성이 우수하고 주요 병해에 대한 저항성을 갖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아산선도농협을 통해 약 1만톤 규모의 동행 품종 계약재배를 진행했다. 올해는 약 1만2000톤 규모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작황 조사와 재배 분석도 진행 중이다. 이는 식품기업이 원료로 사용할 쌀의 품종 개발부터 재배, 수매까지 관여한다는 .에서 기존의 단순 구매 방식과 차이가 있다.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기업에는 일정한 품질의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지만 특정 기업과의 거래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30년간 달라진 햇반···백미밥에서 저단백밥까지
지난 20일 방문한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는 햇반이 긴 생산라인을 따라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당일 도정한 쌀을 씻고 물에 불린 뒤 용기에 담아 밥을 짓는 과정이 자동화 설비를 통해 이뤄졌다.
진천공장에서는 총 6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약 2억8000만개의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별도 보존료 없이 상온에서 9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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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료 살균부터 취반, 밀봉까지 미생물 유입을 차단하는 무균화 포장밥 제조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햇반의 지난 30년은 생산기술뿐 아니라 제품 구성의 변화로도 나타난다. 1996년 출시 당시 백미밥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은 잡곡밥과 솥반, 영양설계 제품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 2009년 출시한 저단백밥도 그중 하나다.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자 등을 위한 제품으로, 일반 즉석밥보다 수요층이 제한적이지만 17년째 생산을 이어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조절하는 등 영양설계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햇반 사업 규모도 커졌다. 지난 2023년 국내외 합산 매출 1조원을 처음 넘어섰고, 지난해는 약 1조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30년간 누적 매출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전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햇반은 최근 5년간 해외 매출이 연평균 약 30% 수준 증가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도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늘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햇반의 30년은 단 한번도 안주하지 않고 편의성, 맛 품질, 건강 가치를 선도하며 대한민국 식문화를 진화시켜 온 여정이었다"면서 "햇반을 만두에 이은 넥스트 K-웨이브 대표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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