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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5 07:15 조회 3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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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은 10대 청소년에게 ‘만능’이다. 친구와 대화하는 메신저, 영상을 보는 플랫폼, 뉴스 등 사회문제와 역사 정보를 습득하는 통로 구실을 모두 맡는다. 그야말로 세상을 보는 ‘창’이다. 그 공간에 최근 1~2년 새 극우적인 세계관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각종 혐오와 조롱 콘텐츠, 가짜뉴스 등이 넘쳐난다. 유머와 밈, 세련된 미학을 무기로 장착해서 더 위험하다. 한국에선 새로운 현상이지만, 독일과 미국 등에선 인스타그램이 청소년과 청년층을 극우 세력으로 끌어들이는 ‘관문’이 된 지 오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스타그램 생태계를 분석했다. 편집자 주
인스타그램 계정 ‘힢헙’(팔로어 6.8만)은 게시물 대부분에 로고를 붙인다. 검은색 바탕에 ‘Hip’이 흰 글자, 귤색 바탕에 ‘hub’가 검은 글자로 표시된 디자인이다. 세계 최대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인 ‘폰허브’(Pornhub)의 로고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디자인이 닮았다.
9월18일 하루 동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만 하더라도 14개 가운데 12개에 이 로고가 붙어 있다. 이를테면, 이날의 게시물 피드는 이런 식이다.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춤을 추는 릴스가 뜬다. 쓱,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을 내리자 안경을 쓴 여성의 사진이 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됐을 때 울었다는 20대 여자’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다. 여성 혐오로 당선된 대통령 때문에 울었다는 20대 여성의 인터뷰 화면이 여러 장 갈무리(캡처)된 뒤, 마지막 장에는 윤석열이 주먹으로 여성을 가격하는 그림이 나온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웹툰 느낌의 일러스트다. 다시 쓱,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비슷한 그림이 또 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쥐’로 변한 이재명 대통령을 때리는 모습이다. “국민이 가장 받고 싶은 추석 선물은 이재명 탄핵”이라는 장 대표의 발언이 카드뉴스 제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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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게시물을 올리는 힢헙은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표방한다. 정치 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뉴스를 다룬다. 아이돌·힙합을 연결고리 삼아, 극우 콘텐츠를 더 많은 대중에게 확산시키는 ‘허브’ 구실을 한다.
힢헙은 한겨레가 2년치 게시물 데이터(약 3만2천건)를 수집·분석한 인스타그램 극우 생태계 48개 핵심 계정 가운데 하나다. 이들 계정 가운데 운영자가 누구인지 드러내지 않는 계정이 절반 가까운 23개다. 힢헙도 운영자를 공개하지 않는다. 나머지 25개는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청년단체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계정(19개), 정당이나 교회에서 운영하는 계정(6개)이다. 한겨레는 이 계정들 사이의 연결망 구조를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계정 운영자의 감춰진 얼굴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생태계 안에서도 계정마다 각자의 역할이 ‘분업화’된 양상이 나타났다. △직접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듯이 계정을 운영하는 ‘방송형’(10개 계정) △다른 계정이 만든 콘텐츠를 열심히 퍼 나르는 데 집중하는 ‘징검다리형’(10개 계정) △이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하면서 계정 사이에 강하게 연결된 중심.인 ‘허브형’(6개 계정) 등 크게 셋으로 나뉜다.
힢헙은 인스타그램 극우 생태계의 콘텐츠를 외부 계정으로 잇는 ‘허브형’에 해당했다. 힢헙이라는 이름은 ‘힙’(hip)의 허브가 되겠다는 뜻이다. 실상은 ‘극우’의 허브에 가깝다. 힢헙 계정은 2024년 7월8일 만들어졌다. 초반 게시물은 대부분 유머나 힙합 관련 내용이었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게시물 20개당 하나꼴로 정치적인 내용이 올라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나서부터는 게시물 피드의 절반 이상을 정치 콘텐츠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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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경찰과 대치한 시위대 사진에는 ‘민노총에게는 쩔쩔, 일반 시민에게는 방패 진압’이라는 제목이 붙었다.(2025년 1월19일) 1980년 광주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특정한 사진은 ‘5·18 특집’이라고 게시됐다.(2025년 5월18일)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공개했다가 법원에서 ‘허위사실’로 판명 난 사진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힢헙 계정을 만든 사람은 30대 남성 ㄱ씨로 확인됐다. ㄱ씨는 지역에서 문화기획사를 운영하며, 힙합 페스티벌, 문화나 청년 관련 행사를 주관한다. “어그로를 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계정을 만들었다가 (비상계엄 이후) 정치 이슈가 잘 팔리니 재빠르게 노선을 변경했다.” ㄱ씨를 잘 아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다.
‘허브형’에 해당하는 계정은 전체 게시물(3만1429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지만, 생태계 바깥으로 게시물을 알리고 안에서는 게시물 ‘공동작업’을 하는 등 영향력은 가장 크다. 48개 계정 중에서 가장 많이 공동작업(726건)에 참여한 계정은 ‘REKOR’(팔로어 0.5만)이다. 계정을 운영하는 20대 취업준비생 ㄴ씨는 “공동작업은 알고리즘에서 노출을 확장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른 계정의 게시물을 둘러보다가 팔로를 신청하고, 디엠(DM: 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공동작업을 제안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공동작업’은 계정 서로의 영향력을 이용해 게시물을 더 널리 퍼뜨리는 수단이다. 이런 공동작업 게시물이 전체 게시물의 9%(2911건)가량 된다.
지난 7월22일, 힢헙 피드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그녀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김부선, 서영교, 추미애, 안귀령 등의 여성들 사진이 등장하는 이 게시물은 ‘암행어사’(팔로어 3.1만) 계정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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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암행어사 계정의 팔로어는 1만이 조금 넘어, 힢헙 계정을 적극 이용한 것이다. 암행어사 계정을 운영하는 ㄷ씨는 “(공동작업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같이 퀘스트(과제)를 깨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여러 계정이 함께 정치인이나 특정 집단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것은 이들에게 마치 ‘놀이’와 같다. ‘국회밈사당’(팔로어 0.9만) 계정을 운영하는 ㄹ씨는 “비상계엄 이후, 극우가 된 사람들이 일베의 놀이를 (인스타그램으로) 끌고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자유대학’(팔로어 10.6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극우, 극우 정치와 극우 기독교를 연결하는 ‘허브형’ 계정이다. 리코어(REKOR) 계정주인 ㄴ씨는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정치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가장 많이 나간 집회가 자유대학이 주최하는 집회였다. ‘애국대학’(팔로어 0.2만) 운영자인 17살 김용빈씨도 자유대학의 시국선언에 자극받았다. 외국 유학 중인 그는 방학 때 한국에 들어와 자유대학 집회에 참여한 뒤 청소년단체인 ‘애국대학’을 만들었다. 애국대학은 지난해 게임 ‘로블록스’에서 ‘윤 어게인’ 집회를 열었던 단체다.
자유대학은 인스타그램 안에선 ‘카드뉴스’ 형식을 활용해 비상계엄과 윤석열을 옹호하는 게시물을 적극 생산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 3명이 계정 운영을 맡았다. 심재홍 자유대학 대변인은 “(은밀하게 여론전을 벌이는) 중국 공산당과 북괴에 맞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를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서 카드뉴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와 6·3 지방선거 전후로 자유대학 계정은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해시태그를 68회 사용했다. ‘탄핵반대’(90회)와 ‘시국선언’(80회)에 이어 3번째로 많이 사용한 해시태그다. ‘부정선거로 표를 도둑맞았다’는 미국 극우 세력의 인식 틀을 그대로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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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소셜네트워크’ 분석 결과에서도 자유대학은 미국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극우 활동가였던 찰리 커크 계정, 미국 극우 세력과 한국 개신교 청년 사이를 연결하는 김민아 빌드업코리아 대표의 계정(팔로어 1.6만)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 유튜버가 운영하는 ‘청년스피릿’(팔로어 3.9만)이나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모나크 리포트’(팔로어 5.8만) 등은 ‘분업화’ 분류 기준에 따르면, ‘방송형’에 해당한다. 전체 게시물의 48%를 생산할 정도로 ‘빅마우스’이지만, 다른 계정과의 연결성은 매우 낮다. 애국대학을 포함해 ‘민초결사대’ ‘F.L.D’ ‘YEFF(부정선거 파이터즈) 코리아’ 등의 계정은 ‘징검다리형’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아스팔트에서 활동하는 극우 청년단체인 이들은 자신만의 ‘말하기’ 비중이 낮은 특성을 보인다.(전체 게시물의 7.9% 생산)
김종우 연세대 연구교수는 “인스타그램이 정치적 발언이나 사회운동을 하고 싶은 1020에게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다”면서 “유튜브에선 ‘방송형’ 계정이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인스타그램에선 젊은 세대의 문화적 코드를 체화한 ‘허브형’ 계정 영향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 분석 대상이 된 48개 핵심 계정은 굵은 글씨로 표시했다.
어떻게 데이터 수집·분석했나
한겨레 디스토리팀은 국내 언론 최초로 인스타그램 데이터 수집·분석을 시도했다. 인스타그램 안에 극우 성향의 게시물이나 극우 계정이 얼마나 넓고 깊게 퍼져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먼저 극우 콘텐츠를 활발히 올리는 핵심 계정 48개를 선정해 게시물 3만2155건을 수집했다(2024년 9월~2026년 8월 게시 기준). 게시물에 첨부된 이미지와 영상 파일 6만5천여건, 해시태그, 멘션 등 세부 데이터 200만건도 함께 모았다. 이 가운데 추가 분석할 게시물은 댓글, 댓글 작성 계정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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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개 계정과 팔로·팔로어 관계를 맺고 있는 계정 73만3800건의 정보도 갈무리했다. 데이터 수집은 ㈜메로의 도움을 받았다. 계정 연결망 구조 분석, 토픽 모델링 등은 김종우 연세대 연구교수가 맡았다. 일부 데이터 분석은 인공지능(AI)을 활용했고, 기자들이 세부 내용을 검수했다.
핵심 계정 48개 가운데 운영자가 누구인지 드러내지 않는 계정이 절반 가까운 23개다. 나머지 25개는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청년단체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계정(19개), 정당이나 교회에서 운영하는 계정(6개)이다. 한겨레는 이 계정들 사이의 연결망 구조를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현실 정치와는 어떻게 연결돼있는지를 들여다봤다.
■ 전체 연재 기사 읽기
① 극우 놀이터 된 인스타그램
• 낮엔 모범생, 밤엔 밈짱…“5·18 혐오·스벅 옹호? 인스타는 그냥 놀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81855
• 10대 72% “노무현 조롱 밈 안다”…극우 키우는 인스타 알고리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81861
• 10대 인스타 계정 만들었더니…이 대통령 조롱·중국 비하 뜨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81858
② 밈과 카드뉴스를 무기로
• 10대 사이에선 인스타 극우 계정이 ‘전한길급’ 인지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82067
•전장연 조롱한 ‘밈’…유머로 둔갑, 3만여번 공유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82065
③ 누가 생태계를 움직이나
④ 담론의 씨앗이 숲이 되기까지(공개 예정)
⑤ 해법을 찾아서(공개 예정)
브에 가깝다. 힢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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