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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들어 한반도에는 기묘한 비대칭 구도가 굳어졌다. 서울은 쉴 새 없이 평양에 손을 내밀었고, 비무장지대 지뢰폭발 사건에도 최대한 낮은 자세로 임했다. 그러나 평양의 응답은 냉소적 조롱과 무력시위뿐이었다. 햇볕정책 이래 한국 정부의 일방적 대북 호의가 남북관계의 진정한 진전도 북한의 비핵화도 이루지 못했듯이, 이재명 정부의 끊임없는 구애도 고질적인 일방통행식 남북관계에 어떤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하고 있다. ◇일방적 대북 유화정책 정권 출범 당시 이재명 정부가 내건 대북정책 기조는 억지와 대화의 병행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와 한미동맹에 기반한 억지력으로 북핵에 대응하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와 협력으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책의 무게는 처음부터 억지보다는 대화로 기울었다. 북한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방적 유화 조치의 목록은 길다. 지난해 6월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8월에는 최전방 고정식 대북 확성기 20여 개를 모두 철거했다. 같은 해 7월 초부터 대북 라디오 5개와 TV 1개를, 9월에는 ‘자유의 소리’ 방송을 중단했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처벌 대책을 지시했다. 정부는 그해 12월 전 국민에게 북한 노동신문 열람을 개방함으로써 북에서 남으로 오는 선전·선동 채널을 활짝 열었다. 군사 분야도 마찬가지다.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요새화, 군사분계선(MDL) 침범, 지뢰 설치 등 공공연한 무장 강화를 거의 방치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에 대응해야 할 최전방 휴전선의 한국군 부대는 무장이 해제돼 총알도 없는 비무장 병력이 곳곳에 배치됐다. 이러한 대북 유화 조치들에는 아무런 상호주의적 고려도 없었다. 바다이야기시즌7 독일 통일 이전의 서독 정부는 대동독 유화 조치와 경제원조의 대가로 동독 주민의 서독 방송 청취 허용, 인권 개선과 정치범 석방, 연평균 2만 명에 달하는 이산가족의 서독 이주 허용 등 상응하는 조치를 강력히 요구해 대부분 관철했다. 동독 정치범과 그 가족 3만4000명을 1인당 약 3만 달러의 몸값을 주고 서독에 망명시키기도 했다. 훗날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 됐던 서독의 철저한 상호주의 정책은 일방적 저자세 유화정책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국과 매우 대조적이었다. ◇반응은 냉소와 조롱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제스처에 대한 북한의 응답은 냉소와 조롱이다. 김여정은 정권 출범 후 처음 나온 지난해 7월 28일 대남 담화에서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고,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못 박았다. 대북방송 중단에 대해서도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되돌려 세운 데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철거 완료를 발표하자 북한은 이를 환영하기는커녕 ‘서울의 희망은 어리석은 꿈’이라는 김여정 담화를 통해 “확성기를 철거한 적도 없고 철거할 의향도 없다”며 상호 조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조정이나 무인기 북한 월경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에도 북한의 반응은 한결같이 냉소적이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김대중 정부 이래 북한이 남북대화에 응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식량 지원 등 거액의 경제원조 때문이었다. 김대중 정부의 금강산 관광과 식량·비료 지원, 노무현 정부의 개성공단 사업과 쌀·비료·교통인프라 지원에서 보듯이, 남북대화에는 항상 대규모 경제원조와 현금지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됐다. 그러나 유엔 제재로 소규모 인도적 지원 외의 대북한 원조가 전면 금지된 오늘날 평양이 남북대화에 응할 이유는 사라졌다 릴게임바다이야기 . 과거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부터 북한의 철도와 전력인프라 건설을 포함하는 초대형 경제원조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대북한 원조 금지를 규정한 유엔 제재 때문에 대북 지원이 불가능해지자, 대북 원조에 걸림돌이 되는 유엔 제재의 해제를 위한 외교 교섭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미국·유럽연합(EU) 등 우방국들의 거부 반응은 확고했고, 결국 그 시도는 실패했다. ◇대북제재 해제의 염원 이재명 정부 또한 제재 해제 논의를 위한 미·북 정상회담 재개를 독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방문에 앞서 북한의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가로 대북제재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제재 해제 주장과 거의 같은 논리였다. 그러나 미국과 이미 두 차례 공식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는 북한은 언제든 원하면 미국과 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한국이 이 문제에 끼어드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주한미군 문제와 이란 문제 등 여러 이유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반응이 좋을 리 없다. 따라서 설사 향후 미·북 정상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한국 정부가 과거처럼 여기에 관여할 공간은 거의 없다. 그러던 중 비무장지대 지뢰폭발 사건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군이 보여준 고도의 저자세 행보와 북한의 적반하장 대응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해괴한 실상에 대한 국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은 지극히 간단하고 뻔한 지뢰 사건에 대해 온갖 눈치를 보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후 합참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의 ‘북한 도발’ 인정에도 불구,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 없이 “불의의 사고”로 정의했다. 국민의 우려는 이 정부의 숙원사업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맞물려 더욱 심각해진다 게임렌드릴게임 .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반도 전쟁 시 한국 정부와 군이 대북 군사작전을 주도하게 될 텐데, 주적을 주적이라 말하지 못하고 북한 지뢰를 북한 지뢰라 말하기를 주저하는 정부와 군이 과연 대북한 방어 전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스럽다. ◇진정한 평화의 길 평화는 구걸이 아니라 힘과 원칙 위에서 얻어질 수 있다. 원칙에 충실하고 억지력이 튼튼해야 대화도 힘을 갖는다. 과거 서독의 동방정책이 성공한 건 주는 만큼 반대급부를 받아내는 상호주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기 때문이다. 한미우호협회장, 전 외교부 북핵대사 ■ 용어 설명 ‘상호주의’란 원래 국제관계에서 국가 간 상호적인 호의나 양보를 통해 협력을 증진하는 원칙. 여기서는 정부가 남북관계를 추진할 때 주고받기를 통해 호혜적인 관계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 ‘MDL’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의 군사 영역을 나누는 육상 군사분계선. 해상경계선은 NLL 북방한계선임. MDL을 기준으로 남북이 각각 2㎞, 총 4㎞ 폭의 비무장지대(DMZ)를 설정. ■ 세줄 요약 일방적 대북 유화정책: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방적 유화 조치가 이어져. 하지만 여기엔 아무런 상호주의적 고려 없어.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 됐던 것은 서독의 철저한 상호주의 정책이었음. 반응은 냉소와 조롱: 이 정부의 저자세에 북의 응답은 냉소와 조롱과 무력시위뿐. 대북제재로 경제원조를 통한 대북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북 반응은 더욱 냉담. 이에 한반도에는 기묘한 비대칭 구도가 굳어져. 진정한 평화의 길: MDL 지뢰폭발 사건과 관련한 이 정부의 저자세와 북의 적반하장 대응에 국민 우려가 고조되는 형국. 평화는 힘과 원칙 위에서 얻어져. 주는 만큼 반대급부를 받아내는 상호주의 원칙 철저히 고수해야. 정부 출범 이후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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