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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유럽 고급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인의 취향에 맞춰 차체를 키우고 있다. BMW와 아우디, 볼보 등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잇달아 내놓거나 개발하면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미국 업체가 장악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MW는 이번 주 독일 뮌헨에서 투자자들에게 미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초대형 SUV 개발 계획을 밝혔다. 볼보도 미국에서 기존보다 큰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호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은 큰 SUV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아우디는 한발 먼저 움직였다. 최근 뉴욕에서 브랜드 최초의 풀사이즈 SUV ‘Q9’을 공개했다. Q9의 길이는 약 209인치(5.31m)로 미국 풀사이즈 고급 SUV 시장의 강자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약 212인치)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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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형은 8만7700달러에 3.0ℓ V6 엔진을 탑재하고, 북미 시장을 더욱 겨냥한 11만8000달러짜리 SQ9에는 4.0ℓ V8 엔진이 들어간다.
유럽 업체들이 갑자기 ‘큰 차’에 꽂힌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부진이 있다. 과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의 모회사 폭스바겐 등은 이익의 최대 절반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현지 자동차 업체의 급성장으로 판매가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
수익성도 매력적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차가 클수록 이익도 커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면서 연료 소비가 많은 대형 SUV를 판매하기도 한층 쉬워졌다. 과거처럼 대형 SUV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연비가 좋은 차량을 그만큼 많이 판매해야 할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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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를 피하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도 예상된다.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는 미국에서 15%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공장이 없는 아우디는 슬로바키아에서 Q9을 생산하지만 BMW와 볼보는 모두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BMW는 초대형 SUV 생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만드는 X5 일부를 유럽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업체들의 전략 변화는 단순히 차 크기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세계 어디서나 같은 고급차를 파는 전략을 추구했지만 관세와 현지조달 규정, 배출가스 기준과 소비자 취향이 갈리면서 시장별 맞춤형 차량을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사이먼 슈누러 올리버와이먼 글로벌 자동차 부문 대표는 “미국인과 중국인이 생각하는 고급 자동차의 모습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흔들린 유럽 고급차 업체들이 이제 미국인의 취향에 맞춰 ‘더 크고 강한 차’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셈이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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