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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올 들어 중국과 일본을 방문해 양측 모두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으며 험난한 외교 지형 속 실용외교의 첫발을 뗐다. 그러나 꼬여가는 동북아 정세 속에 언제까지 환영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냉정한 시선도 적지 않다.
취임 6개월, 허니문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갈등 대척。에 있는 두 국가에서는 실용외교에 대한 미심쩍은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근본적으로 보수 정권인 일본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겨우 볕이 들기 시작한 한·중 관계도 중국의 역린인 대만 문제와 미·중 갈등이 화약고로 남아 있어 실용외교의 레드라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한 건 중·일 갈등 국면의 영향이 가장 컸다. 미국이 중·일 갈등을 사실상 방치하는 상황에서 동북아에서 고립을 막고, 한국과 경제·안보 공동 전선을 꾀하려는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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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고립시키기 위해 역사 문제와 ‘군국주의 부활’ 프레임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며 “일본으로선 한국이 중국에 끌려 들어가지 않고, 자신과 함께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본 국내 정치 상황도 맞물려 있다. 불안정한 연립내각으로 출범한 다카이치 정권이 아직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한 까닭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외교가 다카이치 총리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이 희토류 등 이중용도 물자 수출 규제로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한국과 공급망 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희토류 공급망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중·일 3국이 원료와 중간재, 완성품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일본 수출 통제는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최소화하려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일 상대 실용외교는 태생적으로 막다른 길을 만날 가능성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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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다카이치 정권의 향방이 변수다. 보수 세 결집을 위해 그동안 중국을 향했던 공세가 한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조야에선 한국에 대해 ‘기회주의’(박쥐 외교)라는 비판 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양 교수는 “중·일 갈등이 해소되고, 다카이치 정권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언제든 ‘한국 때리기’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가장 민감한 건 대만 문제다. 중국을 자극할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압박이 거세지면 레드라인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애초에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실용외교는 운신의 폭이 좁다는 한계도 있다. 과거 노무현정부는 동북아균형자론을 내세웠지만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우려로 결국 실패했다.
그럼에도 외교 지형의 대격변 속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거의 없는 만큼 현재는 실용적 접근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배병인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불안한 외교 상황 탓에 실용외교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히겠지만 현재로선 주변국과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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