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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이 난데없이 상어가 헤엄치는 아쿠아리움이 됐다.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모습을 드러낸 상어는 어느새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추석 연휴를 거치며 북항을 찾은 사람은 60만 명을 넘어섰고, 부산시는 이 반가운 손님을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문제는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 지난달 29일 해경과 소방당국이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외해로 유도했지만, 녀석은 물줄기를 피하며 끝내 수로에 머물렀다. 2일 그물까지 이용해 다시 작전을 시도한다니, 이번에는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졌다. 최근 호주 서부에서 수영하던 63세 남성이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아 숨진 것. 당국은 해당 상어를 확인한 뒤 사살 명령까지 내렸다. 올해 서호주에서만 세 번째 상어 공격 사망자다.
이상하지 않은가. 상어는 뭍 위에서 본다면 진귀한 구경거리지만, 물속에서 마주치는 순간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일깨운다. 크고 빠르며, 섬뜩하게 날카로운 이빨.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물 아래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두려운 존재다.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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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라는 말을 들으면 두 개의 음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으리라.
“따-단, 따-단.”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죠스’(1975)를 위해 미국 작곡가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1932∼)가 만든 음악이다. 윌리엄스가 처음 피아노 앞에서 두 음을 번갈아 치며 주제를 들려주자 스필버그는 농담인 줄 알고 웃었다. 이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모티프가 됐다.
비결은 단순함이다. 두 음 사이 간격은 반음에 불과하다. 음표 두 개가 낮은 음역에서 집요하게 반복되며 오간다. 처음에는 느리나, 상어가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빨라지며 음량도 커진다. 무언가 다가온다는 사실을 귀로 먼저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다. 인간이 긴장했을 때의 가쁜 심장 박동을 연상하는 이도 있을 터다. 윌리엄스는 복잡한 선율을 거두고, 포식자가 거리를 좁혀 오는 긴박한 상황 자체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화면에 상어가 보이지 않아도 두 음이 시작되는 순간 관객은 이미 무시무시한 위험이 물속에 있다는 것을 안다.
영화 음악이지만,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어법을 능숙하게 구사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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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협적인 두 음의 맥박은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같은 저음역의 현악기가 중심이며, 관악기와 타악기가 더해지면서 음향이 고조된다. 특히 눈에 띄는 악기는 튜바다. 윌리엄스는 육중한 음색의 튜바를 통해 어두운 바다를 헤엄치는 상어의 불길한 움직임을 그렸다. 음악은 하프의 물결 같은 음형, 거친 관현악의 질주로 몸집을 키워 간다.
‘죠스’ 주제와 닮은꼴로 여러 작품이 거론된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은 그 대표 사례다. 낮은 음역에서 작은 동기를 되풀이하며 거대한 힘을 축적하는 방식은 분명 비슷한 인상을 준다. 원초적인 리듬과 관현악법에서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과도 유사하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 속 상어가 모습을 감추고 있을 때 이 곡이 가장 공포스럽다는 。이다. ‘죠스’ 촬영 당시 기계 상어의 잦은 고장 탓에 스필버그는 상어를 많이 보여 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윌리엄스의 두 음은 관객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더욱 잘 상상하게 했다.
북항을 맴도는 부캉이의 지느러미를 떠올리며 ‘죠스’ 주제가를 들어 보자. 어느새 친근해진 상어인데도, 문득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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