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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원 사건은 시설장이 소속 장애인들을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에서 20여년 전의 이른바 ‘도가니’ 사건과 닮아 있다.
광주 장애인시설에서 발생한 도가니 사건은 2005년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교장·행정실장 등 교직원들은 수년에 걸쳐 시설 소속 청각장애·지적장애 학생들을 학대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행정실장의 형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에 그쳤다. 행정실에서 학생을 결박한 채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된 .이 컸다.
2011년 사건을 다룬 소설 ‘도가니’와 동명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고 국민적 공분에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끝에야 행정실장은 2013년 징역 8년이 확정됐다. 2005년 조사와 달리 “행정실에서 손발이 묶인 채 성폭행 당했다”는 피해자의 핵심 진술의 일관성이 인정됐다.
2012년엔 장애인 대상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도가니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장애인과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장애인시설장이나 직원이 장애인을 성폭행하면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형을 가중하도록 했고, 장애인준강간죄의 구성요건에 ‘항거곤란’을 추가해 요건을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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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나도 ‘진술 신빙성’ 공격…법원 “구체적·일관적 진술, 신빙성 있어”
도가니 사건이 알려진 후 20년이 지나 벌어진 인천 색동원 사건에서는 우리 사회의 달라진 태도가 엿보였다.
도가니 사건의 행정실장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듯, 법정에 서게 된 피해자 3명 역시 반복해서 진술 신빙성을 공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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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동원 전 시설장인 김씨 측은 “휠체어를 타는 피해자를 성폭행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조현병 약을 먹어온 피해자의 진술은 망상일 수 있다”고 했다.
김씨 측은 증인으로 나온 진술분석관에게도 “(피해자가) 스스로 한 성적 행위를 피고인의 행위로 전가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물으며 신빙성을 따져물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지난달 2일 피해자 3명의 진술이 모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김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방 안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서 복도 화장실을 가는 중이었다”, “김씨의 슬리퍼 소리가 나서 방에 들어오는 걸 알았다”는 등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진술은 지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앙일보가 확보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경찰 조사 단계에선 김씨 스스로도 ‘피해자들은 거짓말조차 지어낼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수사기관에서 (폭행) 범행을 부인하다가 CCTV 영상이 확인되자 진술을 번복했고, 그마저도 초반에는 범행 사실을 축소했다”고 적시했다.
장애 특성을 물고 늘어진 김씨 주장도 배척되고, 비언어적 진술의 가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 방식을 법정에서 재현하게 한 뒤 “몸짓과 표정 등 비언어적 행동을 더해 경험한 사실을 스스로 표현했다”며 신빙성을 인정했다.
범행 시기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사건 당시 감각적으로 느낀 것을 ‘더웠다’ 등으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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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피해자 1명에 대한 범행은 당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고 장애인강간죄 혐의는 무죄,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만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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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따라 1·2심 유무죄 복불복…“합의 성관계“ 무죄가 “항거곤란 이용” 실형으로
그러나 여전히 같은 사건도 재판부가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유무죄 판단이 달라지기도 한다. 일례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발달장애인 A씨(37·사회연령 7.25세)는 2022년 9월 아버지의 중학교 후배(59)에게 성폭행 당했지만, 1심에서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적어도 외관상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성관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호감을 가지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변소를 배척하기 어렵다”고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에 대해 “아파서 뛰쳐나가고 싶었다. 슬펐다”면서도 “삼촌이 ‘같이 살자’고 했다.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2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성적 행위를 허용할 만큼 친밀한 상태가 아니었다”며 “항거 곤란 상태에 편승해 간음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2심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임명희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 소장은 “최근에는 채팅을 통해 발달장애인에게 접근해 범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상대방이 친절하다는 이유로 오프라인에서 만났다가 성폭행 피해를 입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술 신빙성이 배척되면 무죄·무혐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무고로 맞고소해 보복하기도 한다”며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이 조사 초기부터 참여해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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