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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 맑았던 날들이 온통 뿌옇게 변하고, 바깥에 나가기 전에 꼭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미세먼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꼭 언급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 막대한 양의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한국 공기를 더럽힌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바람을 타고 한반도까지 넘어와, 한국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오염물질을 대폭 줄인다면 어떨까. 한국의 하늘도 똑같이 깨끗해질 수 있을까. 여기에 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기후·환경학계에 따르면 아주대·국립군산대 공동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환경영향평가리뷰’를 통해 중국의 오염물질 감축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주요 오염물질 5종의 배출량을 각각 줄이거나, 한꺼번에 줄이는 등 총 25가지의 가상 실험을 진행했다. 분석에는 미세먼지가 심해지기 쉬운 2020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겨울철 대기 조건을 활용했다.
여기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주요 오염물질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자 한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기존 24.1㎍/㎥에서 16.4㎍/㎥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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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소율로 따지면 약 32%에 달한다.
한국에서 오염물질을 추가로 줄이지 않더라도, 중국 변화만으로 국내 초미세먼지가 3분의 1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 같은 실험에서 한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감소량은 일본보다 약 2.8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주요 오염물질 5종의 배출을 완전히 없앤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가상 실험 결과,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기존 24.1㎍/㎥에서 8.8㎍/㎥까지 떨어졌다. 총 15.3㎍/㎥ 감소해, 63%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주요 오염물질 배출을 아예 없애더라도, 한국의 미세먼지가 모두 사라지는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도 자동차와 공장, 발전소 등 다양한 곳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넘어오는 오염물질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먼지도 영향을 미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직접 배출된 초미세먼지는 약 4만8000톤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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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서는 또 다른 사실도 확인됐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라고 해서 모두 한국에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 자체에서는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이라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한국의 초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중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였더니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1㎍/㎥ 감소했다.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절반 줄였을 때의 감소량인 2.6㎍/㎥보다 컸다.
중국에서 이미 만들어진 먼지가 그대로 한국까지 날아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발생한 가스 형태의 오염물질도 바람을 타고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물질과 반응하며 새로운 초미세먼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중국 어디에서 오염물질을 줄이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과 황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산둥성에서 주요 오염물질을 절반 줄이자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2㎍/㎥ 감소했다.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에서도 같은 수준의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중국 내륙 충칭에서 오염물질을 줄였을 때는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중국에서도 한국의 대기질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지역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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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25.2㎍/㎥였던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24년 15.6㎍/㎥로 약 38% 감소했다. 2025년에도 약 16㎍/㎥(잠정)를 기록하며 개선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건강 보호를 위해 권고하는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5㎍/㎥.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권고 수준의 세 배를 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전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3㎍/㎥에 달했다. 과거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위험이 남아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중국 등 주변 국가와의 협력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중국의 오염물질 감축이 한국과 일본의 대기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국가 간 협력을 통해 대기오염 감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동북아시아의 초미세먼지 저감 전략에 중요한 정책적 시사。을 제공한다”며 “국경을 넘는 협력을 위한 제도적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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