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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중요한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뉴스앤조이-유영 대표]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10월 18일 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학부모들이여 일어나 목소리를 냅시다' 영상에서 한 말이다. 손 목사는 캘리포니아가 그동안 모든 학생에게 동성애 교육을 일괄적으로 해 왔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시위하고 항의하자 주정부가 원하는 사람만 교육받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손 목사는 이 이야기를 한국으로 가져왔다. 11월 7일 오후 1시 서울 서초역 8번 출구 인근에서 다음세대교육권정상화를위한국민연대가 여는 '제2차 국민대회'에 가족과 함께 나와 달라고 했다. 한국 학부모들도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 교육의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말 그랬을까. 손 목사가 지목한 9월 15일, 캘리포니아 주지사 서명을 거쳐 법률로 등록된 법안은 4건이다. 모두 산불·재난 복구에 관한 법이다.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선택제로 바꾼 교육법은 없다. 캘리포니아에서 종교적 이유로 특정 수업에 빠질 권리가 넓어진 일은 실제로 있다. 다만 그 출발.은 주의회가 아니라 2025년 연방대법원 판결이다. 판결에 따른 학교 운영의 변화와 주의회의 법률 제정은 따로 봐야 한다. 성교육에서 부모가 자녀의 불참을 신청할 권리는 이미 2015년 법에 들어 있었다.
9월 15일 서명된 법률은
산불·재난 복구 4건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이 공개한 '2026년 법률 등록 목록' 10쪽을 보면, 9월 15일 주지사가 서명해 법률로 등록한 법안은 AB 1642·AB 1795·AB 1842·AB 1847이다. 법률 등록 번호는 순서대로 239~242번이다. 주지사실이 같은 날 낸 공식 발표도 내용이 같다. AB 1642와 AB 1795는 산불 오염의 검사·복구 기준과 연기 피해에 대한 보험 보장을, AB 1842와 AB 1847은 재난·산불 피해자의 주택 담보대출 상환 유예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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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정이나 수업 불참권을 다룬 법률은 목록 어디에도 없다.
의회 통과와 주지사 서명은 다른 절차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이 공개한 2026년 정규 회기 일정을 보면 양원의 법안 통과 마감일은 8월 31일, 주지사의 서명·거부 마감일은 9월 30일이었다. 회기 일정대로라면 9월 15일은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키는 시기가 아니었다. 손 목사의 말을 주지사 서명으로 읽더라도, 그날 서명된 법률에 그가 말한 교육법은 없다.
모든 학생이 예외 없이 교육받다가 이번에 처음 선택권이 생겼다는 설명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 2015년 10월 1일 주지사가 승인한 AB 329는 부모가 자녀를 포괄적 성 건강 교육과 HIV 예방 교육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 법은 성교육에서 다양한 성적 지향을 인정하고 동성 관계를 다루도록 하면서, 부모의 불참 신청권도 함께 보장했다.
방식은 '옵트아웃'이다. 부모가 서면으로 불참을 요청하지 않으면 학생은 수업에 참여한다. 캘리포니아 교육부는 성교육 관련 안내에서 부모가 미리 신청해야만 수업을 듣게 하는 '옵트인'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 불참권이 일반 교과의 성소수자 관련 내용까지 모두 덮지는 않는다. 교육부는 생식기관과 그 기능을 다루지 않고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가족·차별 등을 설명하는 수업은 성교육 불참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다. 기존 성교육 불참권과, 법원 판결 뒤 넓어진 종교적 수업 불참권을 나눠 봐야 하는 이유다.
계기는 2025년 6월 27일 연방대법원의 '마흐무드 대 테일러' 판결이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 교육구가 성소수자 관련 동화책을 초등학교 수업에 쓰면서 학부모에게 사전 통지와 불참 기회를 주지 않은 일이 발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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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소송을 낸 부모들이 사전 통지와 수업 제외를 보장하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받을 요건을 갖췄다고 봤다. 교육이 자녀의 종교적 성장에 중대하게 간섭하거나, 부모가 전하려는 신념과 실천을 훼손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판결은 캘리포니아 학교에도 영향을 줬다. 캘리포니아 교육부는 2025년 8월 6일 안내문을 내고, 지역 교육기관마다 수업 내용과 상황에 따라 사전 통지와 불참 기회를 줘야 하는지 검토하라고 했다. 안내문 자체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교육부는 덧붙였다. 성소수자 학생을 차별·괴롭힘에서 보호할 의무, 성소수자의 역사적 기여를 교육과정에 담을 의무는 판결 뒤에도 그대로라는 설명도 함께 내놨다.
9월 15일의 또 다른 소식
한 교육구의 소송 합의
9월 15일에 성소수자 관련 수업과 부모의 불참권을 다룬 발표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학부모 측을 대리한 미국 법률 단체 퍼스트리버티연구소(First Liberty Institute)가 캘리포니아 엔시니타스 유니언 교육구와의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단체는 교육구가 가족의 종교적 신념에 중대한 지장을 주는 수업 자료에 사전 통지와 불참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고 밝히며, 배경으로 예비적 금지명령과 마흐무드 판결을 꼽았다. 학부모 측 법률 단체가 한 지역 교육구를 상대로 낸 발표였다. 주정부의 새 교육법과는 관계가 없다.
사건은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원 문서에 인용된 소장을 보면, 엔시니타스 교육구의 한 초등학교는 5학년 학생과 유치원 과정 어린이를 짝짓는 '버디 프로그램'에서 성별 정체성을 다룬 그림책으로 활동을 했다. 이에 반발한 두 가족이 2024년 9월 10일 소송을 냈다. 연방지방법원은 2025년 5월, 버디 프로그램에서 보건교육에 해당하는 성별 정체성 주제를 다룰 때는 부모에게 사전 통지와 불참 기회를 주라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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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구는 항소했지만 스스로 취하했고, 제9순회항소법원은 같은 해 11월 19일 이를 받아들였다.
사전 통지와 불참 기회를 명한 법원 결정은 손 목사가 말한 날보다 1년 넘게 앞서 내려졌다. 합의도 법원 문서로 확인된다.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보도자료가 나오기 하루 전인 2026년 9월 14일 'S.E. 등 대 그레이 등' 사건의 합의를 승인하고, 예비적 금지명령을 해제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총합의금은 변호사비 2만 7000달러를 포함한 17만 5000달러로, 이 가운데 14만 8000달러가 두 가족 몫이다.
엔시니타스 교육구도 9월 15일 홈페이지에 소송 합의 소식을 올렸다. 교육구가 지금 공개한 수업 불참 안내는 마흐무드 판결을 근거로 든다. 교사는 종교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업 자료를 미리 알린다. 부모는 자녀의 종교적 성장·신념·관습에 중대한 지장을 준다고 판단한 내용에 대해 불참을 신청할 수 있고, 불참 학생은 다른 장소에서 대체 과제를 하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손 목사가 이 사건을 두고 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날짜와 내용이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이 보도자료를 발언의 출처로 단정할 수도 없다.
공식 기록과 다른 이야기로
집회 부른 손현보 목사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일은 세 갈래로 나눠 봐야 한다. 이미 법에 있던 성교육 불참권, 종교적 불참권을 다룬 연방대법원 판결, 한 교육구의 정책 변경과 소송 합의다. 판결의 영향도 엔시니타스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손현보 목사처럼 '학부모 시위로 인해 주정부가 9월 15일 새 교육법을 통과시켰다'고 뭉뚱그려 설명하는 것은, 해당 제도가 마련된 근거는 물론 변화를 이끌어낸 법적 절차까지 잘못 전달할 위험이 크다.
손 목사는 이 설명을 확정된 사실처럼 말했다. 미국 학부모들이 시위와 항의로 법을 바꿨다고 단정했고, 한국 학부모들도 거리에 나와 교육의 자유를 쟁취하자고 했다. 공식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가 11월 7일 집회에 사람들을 부르는 근거로 쓰인 셈이다. 집회까지는 3주 가까이 남았다.
유영
부르는 근거로 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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