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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주말이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상품관 ‘뮷즈(MUDS)숍’ 앞에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고려청자 문양의 에어팟 케이스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불사하는 이들은 놀랍게도 2030세대다. 고리타분하게만 여겨졌던 전통문화가 세련된 현대적 디자인과 결합하자, 젊은 층은 이를 하나의 ‘힙(Hip)한 문화’이자 소장하고 싶은 ‘굿즈’로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수도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전역에서 지금 ‘로컬(Local)’을 기반으로 한 굿즈 열풍이 뜨겁게 몰아치고 있다. 과거 지역 축제나 관광지 기념품숍 한편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천편일률적인 효자손이나 열쇠고리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지역의 고유한 역사, 문화, 특산물,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와 결합한 이른바 ‘K-로컬 굿즈’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지역 경제를 심폐 소생하고 관광 활성화를 이끄는 새로운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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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K-로컬 굿즈는 지역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용인시의 ‘조아용’을 비롯해 대전 ‘꿈돌이’, 울산 ‘울산큰애기’, 부산 ‘부기’, 순천 ‘루미·뚱이’ 등은 도시 이미지를 세련되게 쇄신하고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숍이나 전주 기념품관 등에서 선보인 지역 상인 및 청년 창작자 협업 상품들은 매출 증대는 물론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제주 소품숍 거리처럼 인적 없던 골목 마을에 발길을 끌어모으는 성공 사례까지 더해지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잘 팔린다’는 상업적 성공 방정식이 현장에서 입증되는 중이다.
이처럼 K-로컬 굿즈가 지역 경제와 문화 생태계에 실질적이고 강렬한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가능성과 가치에 대한 체계적인 조명은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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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례가 일회성 성공 미담이나 단발성 홍보거리로 소모될 뿐, 로컬 굿즈가 어떻게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은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심각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속에서, 지역의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으로서 ‘로컬 콘텐츠의 상업적 확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로컬 굿즈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라는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전달하고, 관광 및 문화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돕우며, 사람들이 직접 지역을 방문하고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행동 촉발제’다.
작은 굿즈 하나가 죽어가는 상권을 살리고, 잊혀가던 전통문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며,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마법. 그 위대한 ‘로컬의 반란’이 지금 막 시작됐다.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들썩이게 하는 K-로컬 굿즈의 매력적이고 뜨거운 신드롬의 현장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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