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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쉽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걱정이 있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우리 아이를 누가 돌봐줄까."
화성시 서신면에 자리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둘다섯해누리'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장애인 자녀의 미래를 고민하던 부모들과 천주교수원교구사회복지회가 뜻을 모으면서 2008년 9월 8일 문을 열었다.
당시 시설을 만들면서 세운 원칙은 분명했다. 자녀를 맡기는 부모가 '우리 집보다 더 좋은 곳'이라고 느낄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18년이 흐른 현재 둘다섯해누리는 거주와 일상, 직업훈련, 지역사회 활동이 하나로 이어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 '우리 집보다 더 좋은 집'…부모의 걱정에서 시작된 공간
자녀가 성인이 되더라도 장애 정도에 따라 부모의 돌봄이 계속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부모가 고령이 된 뒤, 더 이상 직접 자녀를 돌볼 수 없게 됐을 때 어디에서 누구와 살아갈 것인지는 당사자 가족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 같은 고민을 접한 천주교수원교구는 독일 장애인복지 사례 등을 참고해 새로운 형태의 장애인 거주시설 건립에 나섰다.
이름에도 공동체의 뜻이 담겼다. '둘다섯'은 성경에 등장하는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를, '해누리'는 해와 온 세상을 뜻한다. 작은 나눔에서 시작한 사랑이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현재 둘다섯해누리에는 장애 정도가 심한 이용인 80명이 생활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영양사 등 종사자 정원은 6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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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전체 연면적 5768.88㎡에 생활공간뿐 아니라 수영장과 체육관, 카페, 목공실, 극장, 원예실 등을 갖춰 이용인의 일상과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한 사람이 하루를 보내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집'이 되고 있다.
▲ '둘다섯마을'로…담장 없는 공동체
둘다섯해누리의 변화는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애인의 삶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주변에 더했고, 지금은 여러 복지시설이 연결된 '둘다섯마을'이라는 형태로 발전했다.
2019년에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인 '별빛누리그룹홈'이 문을 열었다. 8개 그룹홈에서 최대 32명의 발달장애인이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2021년에는 기존 장애인재활승마시설을 직업재활시설인 '보스코직업적응훈련센터'로 전환했고, 2023년에는 '달빛누리주간보호센터'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둘다섯마을 안에서는 거주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직업적응훈련, 주간활동이 서로 이어진다.
특징적인 .은 각각의 시설을 완전히 분리된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을에는 시설과 시설을 갈라놓는 담장이 없다. 이용인들은 각 공간을 오가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시설별 이용인과 종사자도 각종 행사와 활동을 함께한다.
'시설 안의 장애인'이 아니라 같은 지역에 살아가는 주민으로 관계를 넓히겠다는 목표다.
▲ 정해주는 일상에서 '내가 고르는 일상'으로
둘다섯해누리가 중요하게 보는 또 다른 가치는 '선택'이다. 중증장애인의 자립을 반드시 혼자 집을 얻고 모든 일을 스스로 하는 모습으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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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지원이 필요한 이용인이라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직접 참여한다면 그것 역시 자립의 과정이라는 시각이다. 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이용인의 관심과 선호, 장애 정도 등을 살펴 개별적인 일상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공예와 태권체조, 뉴스포츠를 비롯해 감각통합 프로그램 '오감연구소', 자기 목표를 정해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는 '드리머스', 요리를 통해 식생활 능력을 높이는 '밥상히어로' 등 프로그램도 이 같은 방향에서 운영된다.
특히 '오감연구소'는 이용인이 여러 감각을 경험하며 자신의 선호를 찾고 감정과 신체 반응을 표현하도록 돕는다. '밥상히어로'는 개인별 기능 수준에 맞는 요리 활동을 통해 식생활 능력과 사회성을 함께 높이는 데 초.을 맞춘다.
이용인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에 참여한다. 공연과 요리, 미술 분야에서는 외부 대회와 공모전에도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드리머스'팀은 장애인예능발표회에서 2025년 대상과 2026년 우수상을 받았고, 요리 활동에 참여한 '쿡히어로'팀은 올해 전국장애인요리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기관 관계자는 "사람이 다르면 삶도, 주거도, 필요한 돌봄도 달라야 한다. 같은 사람은 없으므로 같은 자립모델도 없다"며 "둘다섯해누리는 이용인들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일상 속 선택의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인천일보와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가 공동 기획한 릴레이 연재의 열 번째 편입니다. 복지시설을 직접 찾아가 그곳의 역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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