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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2026년의 금융 서비스를 쓰고 있다면 외국인들은 2001년의 시스템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에 거주 중인 한 외국인 인플루언서의 말이다.
1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 행사는 카카오뱅크가 지난 수개월간 직접 만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금융 이용 경험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됐다.
카카오뱅크가 이날 외국인 서비스 전면에 내세운 건 당장의 수익성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장기간 생활하면서도 계좌 하나를 만들거나 돈을 보내는 데 불편을 겪어온 외국인에게 한국인과 같은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외국인 금융 수요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3247명으로 1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이 가운데 90일을 초과해 머무는 장기체류 외국인은 215만9052명이다. 외국인 유학생도 30만8838명으로 같은 기간 17.1% 늘었다.
하지만 이날 영상 인터뷰에 담긴 외국인들의 금융 생활은 내국인과 차이가 컸다.
한국생활 10년 차인 베트남 근로자 브엉 바 트엉 씨는 “지금은 한국말을 잘하는 편이지만 은행에서 쓰는 말은 여전히 어렵다”며 “한국말을 잘 못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통장과 비밀번호를 대신 관리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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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베트남어 상담이 가능한 영업.에 가도 1시간30분에서 2시간30분 정도 기다려야 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한국생활 2년 차인 중국인 유학생 하니 씨는 “월세가 한 달에 80만원 정도인데 이체 한도가 30만원밖에 안 돼 집주인에게 3일에 걸쳐 나눠 보낸 적이 있다”며 “이체 중 OTP 오류가 나 전화 상담을 해도 어려운 말을 너무 빠르게 해서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은행 앱에서도 불편이 이어졌다. 외국인 전용 앱의 기능이 제한적이고, 내국인이 이용하는 서비스와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생활 11년 차인 폴란드인 인플루언서 매튜 씨도 “같은 앱도 외국인은 기본적인 기능을 빼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앱에서 해결되지 않아 전화 상담을 해도 모르는 말이 너무 많이 나와 대부분 알아듣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금융 일상을 우리가 그동안 너무 소외시켜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전용 앱 따로 안 만든다…‘한국인과 같은 카뱅’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가장 큰 차별.은 외국인 전용 앱을 별도로 만들지 않았다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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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고객이 사용하는 기존 카카오뱅크 앱을 외국인에게도 그대로 제공한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과 한국인의 채널을 분리하지 않았다”며 “외국인 전용 앱을 따로 만들면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인과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통장과 모임통장, 세이프박스, 프렌즈 체크카드, 해외송금 등 50여개 서비스를 한꺼번에 선보였다.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앱에서 약 5분 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번역도 제공한다.
카카오뱅크가 외국인 고객의 ‘불편’을 서비스 출발.으로 삼았다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거창한 기술보다 고객이 어디에서 거래를 포기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어떤 절차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지를 살피는 데서 시작했단 .이 인상 깊었다.
비대면 금융을 앞세워 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대면 혜택에서 소외됐던 외국인 고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도 주목할 만하다.
배 캠프장은 “공고를 하자마자 하루 이틀 만에 1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지원했고 ‘보상도 필요 없으니 서비스를 써보고 불편한 .을 이야기해주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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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금융생활에서 얼마나 불편을 겪고 있는지, 좋은 금융서비스에 대한 열망을 (어느 정도인지) 피부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금융서비스가 단순히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한 상품 확대를 넘어,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는 。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년 예·적금 상품 추가 등 금융거래 영역 확장 목표
카카오뱅크도 당장 외국인 서비스를 통해 얼마를 벌겠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외국인 고객 수나 손익분기。 등 구체적인 사업 목표도 제시하지 않았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들의 불편과 불안을 덜어주고자 하는 포용적인 관.에서 시작했다”며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면 일간활성이용자수(DAU)나 수신 잔고 등은 따라올 것으로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정해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고객과의 금융거래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내년 예·적금 상품을 추가하고 향후 오픈뱅킹과 대출비교·내신용정보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자체 대출은 외국인의 체류기간과 급여·직장 형태 등을 반영한 별도 신용평가 체계가 필요한 만큼 장기 과제로 두고 있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은 한국인과 다른 생활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의 신용평가 모델을 그대로 이용하기는 어렵다”며 “외국인의 다른 행태를 반영한 신용평가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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