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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남았는데 살 사람은 없다. 농촌 곳곳에서 마주하는 풍경이다. 한때 아이들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던 골목은 적막하고, 주인 잃은 집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그렇다면 빈집을 고쳐 싼값에 내놓으면 떠난 사람들이 돌아올까.
신간 ‘아, 고향! 사람은 떠나고 빈집만 늘어난다’의 저자 이정내는 이 질문에 고개를 젓는다. 이정내 여주대학교 특임교수는 지역소멸의 해법을 주택 공급이 아닌 ‘사람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조건’에서 찾는다. 아무리 번듯한 집을 마련해줘도 일자리가 없고, 아이를 보낼 학교가 멀고, 병원에 갈 버스마저 끊긴다면 누가 그곳에 뿌리내리겠느냐고 반문한다.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지역소멸 문제를 풀어낸 정책교양서다. 먼저 논문에서 전문가 18명과 전남 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제시한다. 전문가가 꼽은 정책영역별 중요도에선 경제·일자리 기반 마련이 31.78%로 가장 높았다. 주민 조사에서도 일자리 확충이 정책 만족도와 유의한 관련을 보였다. 결국 사람이 머무는 마을을 조성하려면 먹고살 길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학교와 교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교육 기반시설은 중요도에 비해 정책 성과가 낮은 분야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꼽혔다. 저자는 주거·일자리·교육·돌봄·교통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의 주거 실험 사례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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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소유자와 입주 희망자를 연결하는 일본의 ‘빈집은행’, 방치된 집과 땅을 확보해 새 용도를 찾아주는 미국의 ‘토지은행’, 빈집을 1유로에 매각해 재생을 유도하는 유럽의 ‘1유로 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빈집 정보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유권 정리부터 수리비 지원, 입주자 연결, 마을 적응까지 돕는 체계까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새 주인을 들이는 일만큼 오래 살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마을 인구를 다시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사람이 줄더라도 남은 주민이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지역을 살리는 길이다. 고향을 지키는 일은 단지 빈집을 채우는 데 그쳐선 안된다. 그 집에 살 이유를 찾는 데서 시작한다.
수 있다면 이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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