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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31 12:23 조회 9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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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수사반장' '전원일기' 등에 출연한 '국민배우'이자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 사랑을 받은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진 고인은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했으나, 10월 29일 오후 10시경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39년(호적상 1940년) 인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중앙고와 서라벌예대‧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데뷔해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그는 67년의 연기 인생 동안 안방 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고인은 한국형 수사물의 원조인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과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 회장 배역을 통해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영화 '만종'과 '영자의 전성시대', '진짜진짜 좋아해', '바람불어 좋은날',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에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펼쳤다. 2011부터 14년간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며 전국 방방곡곡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하기도 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24년 '명예 국가수사본부장'에 위촉되는 등 고인은 평생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생전 고인은 동아일보사가 발행하는 월간 여성지 '여성동아'와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연기 철학과 가족, 이웃에 대한 사랑을 밝혔다. 고인의 부인인 배우 김민자 씨는 여성동아 인터뷰에서 남편과 함께 수십 년간 사회적 약자들을 도운 소회를 밝힌 바 있다. 2006년과 2008년, 2009년 고인과 부인 김민자 씨의 여성동아 인터뷰에 드러난 '인간 최불암'의 다양한 면모를 정리했다.
"한국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파"
인터뷰 당시 60대였던 고인은 여전히 현역으로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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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여성동아 인터뷰 당시에는 한 지상파 드라마에서 한물간 조폭 보스를 연기하며 감초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연출자에게 '과거가 있는 조직의 보스 역할인데 괜찮겠냐'는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했어요. 배우는 양반이든 천민이든, 모범시민이든 불량배든, 뭐든 상관없이 소화를 할 수 있어야죠"라며 배역을 가리지 않는 연기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아버지 모습이 어느 나라 아버지를 그렸는지 모르겠어요. 정체성이 없어요. 한국 특유의 투박함과 질박함, 인내와 끈기를 가진, 때론 용기도 한번 내는 그런 한국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요. 한국 아버지의 정신을 되살리고 싶어요."
2008년 연기 인생 40년을 넘긴 고인은 여성동아 인터뷰에서 고집스러운 연기 철학과 배역에 대한 고민도 상세히 밝혔다. 당시 또 다른 지상파 드라마에서 궁중음식 비법을 전수하는 최고의 요리사 '대령숙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치던 때였다. 아래는 당시 인터뷰의 주요 대목.
"TV로는 음식의 냄새까지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표정으로 느낌을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 마침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연주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그가 연주할 때 눈을 감고 모든 신경과 감각을 바이올린에만 집중시키는 것처럼 저 역시 음식을 먹으면서 거기에만 집중했더니 그런 표정과 앓는 듯한 소리가 나오더군요(웃음)."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인 만큼 입이 즐거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촬영시간이 빠듯해 느긋하게 음식을 즐길 여유가 없다는 것. 그는 "그럴듯한 음식 소품을 보고 표정 연기를 하는 것"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수십 년 동안 배우로 살아온 최불암은 배우란 '사람을 규명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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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그는 어떤 배역이든 연구하고 분석하는 마음가짐으로 또 다른 그를 만들어낸다.
"배우는 언제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논문을 쓰는 학자처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해요. 노트에 그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이 문제인지 등을 적어 분석하는 거죠. 제 몸속에 다른 사람의 영혼부터 작은 습관까지 다 들어와야 하는데 그만큼의 노력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당시 드라마에서 '이 사람은 운동을 많이 해서 이렇게 칼질을 해야 한다' '이것만은 그에게 치명적인 상처이기 때문에 건드려서는 안 된다' 등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으로 역할을 준비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보여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연기할 때는 늘 자신을 깨끗이 지워야 하죠. 연기에는 자기화와 형상화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자기화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인물의 심리적 변화만 갖고 오지만 형상화는 제 겉모습과 심리 상태까지 모조리 배역에 맞추는 거죠. 저는 배역에 배우가 들어가는 '형상화'된 연기를 할 때 비로소 다양한 인물을 표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닥터 지바고' 주인공처럼 아내에게 꽃 선물
스크린 밖 '남편' 최불암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여성동아 인터뷰에서 고인은 아내에게 수십년 째 꽃을 선물하는 로맨티스트임을 수줍게 고백했다.
그는 드라마 '정동마님'에 출연한 아내 김민자를 보고 첫눈에 반해 4년 연애 끝에 1970년 결혼했다. "아내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요. 가정을 지키겠다고 연기 활동을 중단했거든요. 요즘도 좋은 작품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오는데 그 사람은 안 하겠다고 해요. 자신까지 나오면 집은 누가 지키냐고 하면서 말이죠. 항상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내가 만드는 음식은 어떤 것이든 다 맛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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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혼 초 아내의 암 오진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던 때를 떠올리면서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항상 옆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며 "세상에 아내만 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아내를 보고 말수가 적을 것 같다고 하지만 저와 있을 때는 늘 수다쟁이예요. 책 읽고 이야기하고, TV 보고 또 이야기하고 항상 제게 재밌는 이야기를 늘어놓아요. 전 그걸 듣는 것만 해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즐겁죠(웃음)."
최불암은 연애할 때나 지금이나 항상 아내에게 꽃을 선물한다고 한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주인공의 모습에 반해서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꽃을 사다준 것이 그 시작이 됐다고. 그는 "다른 사람들은 여자친구나 아내가 꽃을 들 수 있을 정도로 사다주는데 난 언제나 안지도 못할 정도로 한 아름을 사다준다"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아내가 꽃을 참 좋아해요. 그래서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시장에 나가 아내가 좋아하는 꽃을 종류별로 많이 사가요. 집안 곳곳에 꽂아두거나 말려둔 꽃들이 내뿜는 향기는 마치 아내의 향기처럼 향긋하죠."
"이웃에게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다"
고인은 수십 년 동안 아내와 함께 국내외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후원과 봉사활동에 힘썼다. 고인은 20여 년 동안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을 맡아 국내외 어려운 아이들을 도왔고, 시민단체 웰컴투코리아시민협의회 회장으로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아내 김민자 씨는 청각장애인 지원 모임 '사랑의 달팽이'의 회장으로 활동했다. '봉사활동을 해보면 정말 좋다'는 고인의 강력한 추천에 따른 것이었다. 최불암 부부는 여성동아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것을 빚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개인적인 의지와 충족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그로 인해 혜택받은 게 많다. 더 많은 이웃에게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된 연기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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