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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3 08:11 조회 5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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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묘지 관리 일하며 겪은 경험
군 복무시절 무덤 오가던 일화들 녹여
성실하게 살다 죽은 자 이야기꾼 자처
“새로운 사유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어”
‘본래 이 세상의 하나였으니, 하나는 이 세상의 것이니, 세상 그 자체였으니 이렇게 듣고 있는 나,를 깨닫고 있는 나, 그때서야 무언가 어렴풋이 감지하기 시작했는데’ - 성윤석, ‘공중 묘지(2007)’에 수록된 작품 ‘사자(死者)의 서(序)’ 중.
문인을 소개할 때 구태여 주관 섞인 수식을 보태진 않는 편이다. 풋내기 티를 갓 벗은 기자가 한 베테랑의 문학을 다 이해했을 린 만무하다는 자기 검열에서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두 번째 산문집 ‘산역 - 주검을 돌보다’를 내 출간 기념 인터뷰를 하고자 만난 성윤석 시인 앞에선 그 규칙이 흔들렸다. 그의 작품을 온전히 체득했다는 착각은 당연히 아니고, 그저 대화를 나눈 후 떠오르는 표현이 하나뿐이었다. 망설임 없이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시인. 그가 독자들의 손을 잡고 넘으려는 이번 문턱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는 경계선이다.
지난달 편 새 책 ‘산역’ 이전에도, 성 시인은 ‘죽음’의 의미를 자신만의 언어로 이미 한 차례 풀어냈었다. 열아홉 해 전 펴낸 그의 대표 시집 ‘공중 묘지(2007)’에는 망자들의 터를 관리하며 죽음 이후의 세계를 관찰하고 사유했던 성 시인의 독특한 이력이 시어로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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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시절 급수병 보직을 맡았던 그는 급수장을 오가며 하얀 비석이 빼곡히 들어찬 공동묘지를 수없이 가로질렀다. 드나드는 길에 무연고 묘들의 사연을 접하기도, 직접 벌초를 해주기도 했다. 그때 맺은 망자들과의 인연이 이음줄이 됐을까. 사회에서 다양한 직업을 떠돌던 성 시인은 3년 동안 용미리 서울시립묘지의 용역 관리 업체에서 묘지 관리인으로도 일하게 된다. 그 경험을 시로 녹여냈던 게 지난 시집 ‘공중 묘지’였다면, 이번엔 서사를 제대로 전하고자 산문집 ‘산역’을 내놓았다.
“신기하다는 말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이 책에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20년 전에 묘지 관리인으로 일할 때의 일화들이거든요. 그런데 그중 세 꼭지 정도가 40년 전 급수병으로 군 복무할 때의 이야기에요. 40년 전의 귀신들이 나를 20년 전 묘지에 또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명적으로요.”
시체를 묻고, 뫼를 만들거나 이장하며 돌보는 일을 뜻하는 단어 ‘산역(山役)’. 성 시인은 살며 산역을 맡게 됐던 두 번의 접。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물론 남들처럼 묘지를 돌며 스산함을 느끼기도, 다들 귀신이라 부르는 헛것을 목격해 기절에 이르기도 했지만. 그에게 망자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이웃과 다르지 않다.
죽은 이들도 산 자들처럼 각자의 인생과 서사를 지니고 있을 것이기에, 귀신이 나온단 말에도 그들을 만나 말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흥미로웠다는 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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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그는 이번 책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죽은 자들의 이야기꾼이길 자처한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그때 원상복구되지 않아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오. 우리 이름을 확인하지 못하다니….”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우리는 묻힌 자리가 집이오. 집이 없어지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뒤통수가 다시 지끈거렸다. 이곳에 와서 그때 있었던 일들에 대한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묘지가 쓸려가고 관이 튀어나오고 관이 열려 시신들이 동네 길마다 널렸다고.’ - ‘폭설 - 타향에 묻히다’ 중.
이름은 ‘서울 시립 공원묘지’이지만, 사람들이 기피해 서울 외곽 경기도 용미리에 지어진 2만 평 넓이의 죽은 자들의 세계. 그곳에 머물며 직접 보고 들은 망자의 삶과 꿈속 등장했던 귀신의 읍소까지 모아 성 시인은 책의 형태로 연결 고리 하나를 만들어낸다. 생사의 문턱을 오갈 수 있는 초대장 ‘산역’이 책장 안에서 자신을 펼쳐줄 산 자의 손길을 기다린다.
“원고를 한두 편씩 써 내려가면서 출판사에 전달할 때마다, 편집자들이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라며 독자들도 새로운 경험에 즐거워할 거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세계 자체가 다른 세계를 보는 느낌이 든다고요. 사실 묘지에는 망자들만 있는 게 아니고, 나쁜 사람들이 버리고 가는 많은 개들도 있어요. 무덤가를 돌며 버려진 황태포를 모아다 밥을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 건 독자들이 알 수 없는 묘지의 세계니까, 새로운 세계를 글쟁이로서 전달해야겠다는 책무를 매번 느낍니다.”
28일,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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