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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내 첫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 문 열어
옛 창고 새 단장… 서울·수도권 책방 33곳과 계약
시, 운영 부진으로 5년간 운영 후 ‘공공서.’ 전환
헌책방 “한시적 정책·유입 인력 부재 쇠퇴 원인”
재고 회전율 낮은 데다 장서 관리 어려워 부담도
‘책 유산 보관 공간’ 개념… 사업·정책 이어가야
전국적인 쇠퇴 속에 수십 년째 기울어만 가던 헌책방들의 입지. 하지만 몇 년 전엔 드디어 작은 틈새로 볕 들 기미가 보이는 듯도 싶었다. 지난 2019년 서울시가 ‘국내 최초의 공공 헌책방’이라며 잠실 한복판에 400평대 규모의 공간을 꾸며 ‘서울책보고’의 문을 열었을 때, 헌책 애호가들의 기대와 설렘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개관 7년여가 흐른 뒤, 직접 찾은 서울책보고의 서가에선 더 이상 헌책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관람 휴무일이었던 지난달 10일 방문한 서울책보고에서는 새로운 도서 큐레이션 공간을 조성하고 있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각양각색 출판사들이 낸 새 책들이 주제별로 늘어서 있었고,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독서 용품들도 가득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가량 공공 헌책방으로 운영됐던 서울책보고는, 이제 신간 서적들이 주류를 이루는 공공 서。으로 형태를 바꿨다. 큐레이션을 하고 있던 서울책보고 위탁 운영 업체 측 관계자는 “기존엔 공공 헌책방이었던 서울책보고를 2025년부터 공공서.의 형태로 전환해 새로 문을 열었다. 지금은 헌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방문객들이 다양한 출판사의 다양한 책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공공형 서.이자 책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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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유일’ 타이틀에도… 공공 헌책방 왜 스러졌나= 애초 서울책보고는 지역 민간 헌책방들과 상생의 길을 도모하고, 시민들이 헌책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하고자 조성됐던 한국의 첫 번째 공공 헌책방이었다.
서울시가 비어 있던 옛 물류 창고 공간을 서가로 새롭게 단장했고, 서울·수도권 소재 33개 헌책방과 계약을 체결해 서울책보고에서 계약 책방들의 헌책을 위탁 판매했다. 공공에서 나서 헌책방들이 자체 보유한 헌책들을 전시하고,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원책의 성격을 띤 공간이었다.
헌책방들은 그 안에서 팔린 책 판매 수익의 10%만 내고 제2의 판매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공공 헌책방’이라던 서울책보고는 해가 거듭될수록 헌책 판매 비중을 줄여 나가다가, 결국 2024년 말께 입. 헌책방들에 입고된 책들을 회수하라는 통보까지 내렸다.
공공 헌책방일 당시 서울책보고의 운영 주체였던 서울시 서울도서관은 이 같은 전환을 택하게 된 주된 이유로 운영 부진을 말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헌책 유통 시장이 알라딘, 당근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며 서울책보고 헌책방은 판매 부진과 콘텐츠 순환 정체에 빠지게 됐다”며 “그런 문제。들이 시민 이용률 저하로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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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도서관 측은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음을 밝히며 “서울 전체 지역서。의 5.4%에 불과한 소수의 헌책방이 6년간 공공 공간과 예산 혜택을 독.적으로 누려온 구조에 대해 다른 서。과 출판사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2025년부터 공간 성격이 바뀐 서울책보고 공간은 헌책방·서.·출판사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를 통한 팝업스토어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한시적 정책보다도… 근본적 생존책 찾아야= 해당 공간에 입.해 있던 헌책방들은 공공 헌책방 제도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서울책보고 공공 헌책방과 계약을 맺었던 다수의 가게가 밀집된 서울시 중구 평화시장 인근 ‘청계천 헌책방거리’. 수도권에서는 대표적인 헌책들의 집산지로 불리는 곳이지만, 평일 한낮 찾은 이곳은 근처의 번화가들과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청계천 헌책방거리에서 만난 헌책방 ‘밍키서림’ 대표 A 씨는 서울책보고에 입。해 있었던 5년을 떠올리며 “그래도 그때가 나았다”고 회상하면서도 “그래도 거기는 곁다리로 운영하는 수단의 느낌이었으니까, 사실 헌책방이 살아남으려면 본래 。포인 여기부터 잘돼야 한다”고 짚었다. A 씨는 “서울책보고도 그렇고, 공공 지자체나 대학 같은 민간에서 청계천에 있는 책방들을 살리려는 시도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치 판세가 바뀌거나 하면 정책은 오래 유지될 수 없고, 또 너무 한쪽만 지원해 주다 보면 다른 쪽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헌책방 업계는 급격하게 축소돼 목소리 낼 사람조차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새로 생겨나긴커녕 이미 있는 책방도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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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부터 남편과 함께 청계천 거리에서 헌책방 ‘동아서.’과 ‘글방’을 운영하다 최근 동아서. 。포 하나를 정리하게 됐다는 조경애 글방 대표의 경험도 그와 유사했다. 조 대표는 “2019년부터 운영 전환 통보를 받을 때까지 서울책보고에 들어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거기서 팔아주니 그때가 조금 더 상황이 나았다. 요새는 그런 지원도 다 없어졌다”며 “해외의 경우 장기적으로 헌책방을 지원해 주는 제도도 잘 돼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 역시 헌책방이 설 곳을 잃어가는 이유로 유입 인력의 부재를 꼽기도 했다. 그는 “우리 책방들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이어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줄일 수밖에 없었다. 헌책방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게 가장 큰 일”이라 우려를 내비쳤다.
이에 전문가는 헌책방이라는 공간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책방들의 。주와 공공의 지원이 맞물려 협력 효과를 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동혁 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 교수는 “헌책방은 재고의 회전율이 일반적인 서。보다 낮고, 장서들의 관리 또한 어렵다는 。에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어쩔 수 없는 부담이 발생한다. 이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헌책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공공에서는 헌책방들을 책 유산을 보관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적절한 지원사업이나 정책을 이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헌책방의 그런 특성을 이해하고 지역 문화의 활성화 거.으로 키워나가고자 하는 사장님들도 많이 생겨나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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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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