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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1 12:53 조회 17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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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안부를 묻던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나눴다. 지난 3일 저녁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공원.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나눠주던 이민희 씨가 익숙한 방문객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 공원을 찾은 부부는 새끼 고양이들 어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행방을 물었다. 이 씨는 얼마 전에도 다녀갔다며 근황을 전했다. 다른 고양이 이름도 하나둘 대화에 올랐다.
'고양이 공원'으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아이를 데려온 가족과 연인들이 찾아온다. 고양이를 보러 자주 들르는 사람들은 어느 고양이가 아픈지, 요즘 밥은 잘 먹는지도 살핀다. 이날도 한 방문객이 고양이 상태를 묻자, 이 씨는 여름보다 털 상태가 나아졌고 먹는 양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 역시 처음에는 공원 방문객이었다. 놀러 왔다가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보고 간식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몇 차례 더 찾는 동안 다른 고양이들도 곁으로 다가왔다. 밥은 제대로 먹고 있는지, 중성화는 됐는지 신경이 쓰였다. 먼저 돌보던 사람들에게 함께해보자고 제안한 뒤 어느덧 7년째 공원을 찾고 있다.
지금은 다른 돌봄 활동가와 아침저녁을 나눠 맡는다. 저녁은 이 씨 차례다. 퇴근하고 오후 7시 무렵 공원으로 향한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나눠주고 급식소를 돌며 사료와 물을 채운다. 공원 아래 낚시터 주변 고양이들까지 챙기고 집에 돌아가면 밤 10시쯤 된다.
이날도 이 씨가 쪼그려 앉아 밥을 준비하자 고양이들이 주위로 모여들었다. 발치에는 밥그릇이 여럿 놓였다. 인터뷰 도중에도 고양이를 부르고 기다리라며 달래는 말이 이어졌다.
"예쁜아, 엄마가 더 줄게.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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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한쪽에는 창원시 길고양이 공공급식소 사업으로 허가받아 관리하는 급식소 두 곳이 있다. 이 씨는 중성화와 급식소 관리를 맡는 조건으로 운영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관리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시 담당 부서와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사료와 물을 채우는 일과 비용은 돌보는 사람들이 맡는다.
매일 드는 사료는 4㎏가량이다. 이 씨가 한 달에 사비로 쓰는 돈만 50만 원 안팎이다. 치료비는 따로 든다. 다친 고양이를 수술시키느라 한 번에 수백만 원을 부담한 적도 있다. 밖에서 살기 어려운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그렇게 함께 살게 된 고양이가 일곱 마리다.
이 씨는 "이 아이들은 하루라도 안 오면 아무도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까 6~7년 동안 여행 한 번도 못 갔다"고 말했다. 외출할 때도 저녁 돌봄 시간에 맞춰 돌아올 수 있는지부터 따진다.
그 곁에 손을 보태는 사람들도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공원을 찾는 하삼룡(53) 씨는 닭가슴살을 챙겨온다. 하 씨도 길에서 어린 고양이를 구조한 뒤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두게 됐다. 몇 년째 공원을 오가며 이 씨가 고양이를 돌보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 씨는 자신은 가끔 들르는 사람이라며 이 씨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아픈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고 자기 돈으로 치료까지 해주는 일이 쉽지 않은데 대단한 사람"이라며 "여기 보이는 고양이들은 저분이 다 돌본다고 보면 된다. 내가 보기에는 자기 생활 절반 이상을 여기에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원을 찾았다가 아픈 고양이를 보고 약을 챙겨온 방문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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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간식을 가져오고, 누군가는 고양이가 나아졌는지 묻는다. 이 씨는 "이렇게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움이 거창할 필요는 없었다. 방문객이 챙겨온 먹이는 이 씨가 사야 할 양을 덜어주고, 아픈 고양이를 함께 살피는 눈길은 혼자 놓칠 수 있는 상태를 확인하는 데 보탬이 된다. 고양이 때문에 공원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고 돌봄을 나눈다. 이곳에서 이어지는 작은 공동체다.
그렇다고 매일 해야 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침저녁 밥을 챙기고 병원에 데려가는 책임은 여전히 두 사람에게 많이 남아 있다. 돌봄을 못마땅해하는 시선도 마주한다. 세금으로 밥을 주는지 묻는 사람에게 사비로 돌본다고 설명하는 일도 있다.
버려진 고양이를 챙기는 일도 반복된다. 이 씨는 이번 추석에도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밥그릇·물그릇과 함께 공원에 남겨졌다고 전했다. 그 고양이는 최근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새끼 고양이들을 상자에 담아 두고 가는 경우도 있어 입양처를 알아보기도 한다. 이 씨는 "공원에 올 때마다 또 누군가가 버리지 않았을까 무섭다"고 말했다.
이 씨는 먹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고양이들을 모두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다치거나 아픈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약과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중성화를 위한 포획과 이동을 도울 인력도 늘었으면 한다.
이날 공원을 찾은 사람들은 고양이를 보며 잠시 머물렀다. 밥을 챙기는 이 씨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갔다. 이 씨도 손을 움직이면서 인사를 건넸다.
"어머님, 다음에 뵐게요. 조심해서 가세요."
. 중성화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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