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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호텔리어 여행 트렌드 리포트] 변화하는 호텔 산업의 재정의 지난 1월 글로벌 B2B 여행 플랫폼 ‘HBX Group’은 ‘2026 호텔리어 여행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호텔 자체가 목적지가 되는 여행(Hotels as the destination)’을 첫 번째 트렌드 키워드로 뽑았다. 여행이 주요 목적지가 되는 시대가 다가왔으며, 숙박 경험 자체가 여행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됐다는 것. 이제 사람들은 관광지를 보기 위해 호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특정 호텔에 머물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새로운 여행 동기, 새로운 여행 습관, 높아지는 고객 기대 수준이 럭셔리 호텔들을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누가 봐도 좋아 보이는 호텔은 비싸다. 성수기에는 특히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비싸다. 그곳의 하루 숙박비용이면 다른 호텔에서 며칠을 보낼 수 있을 테다. 내 여행 방식은 그 도시에서 많이 걷기다. 하지만 ‘호텔은 좋은 곳이면 더 좋겠다’는 욕망도 함께 지니고 있다.
호텔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여행지의 베이스 캠프다. 그곳의 인테리어, 어메니티, 음식, 서비스를 경험해보는 건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 좋은 호텔은 이런 요소들이 하나의 질서 속에서 매끄럽게 작동하는 공간이다. 비싼 호텔을 선택했다면 다른 곳의 비용을 조금 줄일 필요도 있다. 모든 순간을 럭셔리로 채울 필요는 없다. 어디에 나의 경비를 지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중요해진 지금이다.
“사람들은 관광지를 보기 위해 호텔에 머무는 게 아니라, 특정 호텔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호텔과 리조트는 이제 여행의 거。이 아닌, 주요 ‘목적지(destination)’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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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리어 트래블 트렌드 2026]
‘루테시아 파리’ 하루의 기분까지 바꾸는 서비스
올해 나는 파리, 항저우, 도쿄 세 도시를 다녀왔다. 대부분 2~3박의 짧은 여정이었다. v패션위크 출장으로 혼자 떠난 파리 숙소를 ‘만다린 오리엔탈 루테시아 파리’(이하 ‘루테시아 파리’)로 선택했다. 1910년 문을 연 호텔이며, 파리에서 비교적 깨끗한 지역으로 꼽히는 생제르맹 데프레에 위치해 있다. 내게 파리는 꽤 익숙한 출장지로 보통 오페라 지역에 숙소를 잡고 움직인다. 익숙한 상., 식당, 백화。이 그곳에 있었기에 그렇다.
이번에는 달랐다. 호텔이 변하니 나의 동선도 바뀌었다. 생제르맹 데프레의 오래된 거리를 걸었다. 서., 갤러리 등이 많은 거리다. 오르셰 미술관도 도보 거리에 있어 한나절을 보냈다. 호텔 하나가 바뀌니 익숙했던 도시가 낯설어지는 기현상을 느꼈다. 물론 파리는 그대로인데 말이다.
루테시아 파리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아침 식사였다. 일반적으로 ‘조식 포함’의 형태이지만, 그곳에서의 서비스는 왜 이곳이 파리에서 럭셔리 호텔 중 하나로 꼽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게 했다. 루테시아 파리는 훌륭한 서비스의 균형을 조화롭게 맞추는 듯했다. 덕분에 호텔에서의 아침이 여유로웠다. 좋은 호텔은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경험치를 얻은 기회다.
‘포시즌스 서호’ 항저우의 역사와 문화, 자연이 호텔의 요소
두 번째 호텔인 중국 항저우의 ‘포시즌스 항저우 앳 웨스트 레이크’(이하 ‘포시즌스 서호’)는 아내와 8살 아이가 함께한 가족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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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에게는 첫 중국 여행이기도 했다. 항저우라는 도시도 궁금했지만 사실 여행을 계획한 이유 중 하나는 호텔 때문이었다. 항저우의 ‘서호’는 중국을 대표하는 호수 명승지이고 최근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상하이에서 고속열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근접성 때문에도 인기가 많다.
포시즌스 서호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중국 전통 건축을 반영한 건물과 정원,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의 첫 인상이 매혹적이다. 일반적인 도심 속 럭셔리 호텔과는 분명히 다른 모양새다. 화려한 로비나 압도적인 높이의 게이트도 없지만, 주변 자연과의 조화에 중요성을 뒀다. 항저우의 역사와 문화, 서호의 풍경까지도 호텔을 구성하는 요소다.
포시즌스 서호 내에는 미쉐린 1스타 중식당인 ‘진샤’가 있다. 이왕 좋은 호텔을 간 김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다. 아내와 아이 모두에게 중국은 처음 방문이다 보니 음식이 낯설 법도 한데 진샤의 상차림은 우리 가족에게 꽤 좋은 기억을 남겨주었다.
사실 항저우에서는 밖에서 시간을 대폭 줄였다. 굳이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법한 풍경과 시설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포시즌스 서호의 수영장은 중국 특유의 럭셔리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서호를 유람하며 보트 위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이벤트는 모두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정원을 걸었고, 호텔 내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심을 먹기도 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일이 곧 항저우 여행 자체가 되었다.
독창적인 배려의 서비스 ‘불가리 호텔 도쿄’
마지막으로 나는 지난 9월 아내와, 아이를 떼어두고 약 8년 만에 단 둘이 도쿄 여행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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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10주년이기도 한 해였기에 조금은 더 특별한 숙소에 머물고 싶었다. 그 결과가 바로 ‘불가리 호텔 도쿄’였다.
이곳은 도쿄역과 가까운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의 40층부터 자리잡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의 미학을 공간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만큼 가격은 사악할 정도로 비싸다.
지난 세월의 도쿄 여행들이 하루 2만 보 이상을 걷는 로드 트립이었고, 그 방식에서 한 번은 벗어나보자는 심산이었다. 조식으로는 굉장히 고급스럽게 차려진 일본식 아침 메뉴를 선택했고, 일정을 마친 후의 저녁에는 45층에 위치한 불가리 바에 들러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며 도쿄 야경을 즐겼다. 피트니스도, 사우나도, 수영장도 누군가의 방해 없이 고즈넉하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다.
객실에서 경험한 작은 서비스도 꽤 특별했다. 잠들기 전 매일 다른 종류의 차를 보온병에 담아 준비해줬다. 편안한 수면을 위한 배려였다. 미니바에도 수준 높은 차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서비스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배려가 불가리 호텔 도쿄의 독창적 서비스라고 여겨졌다. 비싼 가구와 좋은 침구는 자본을 투자하면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세심한 서비스는 돈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좋은 호텔과 단순히 비싼 호텔의 차이는 이런 부분에서 격차를 발생시킨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의 목적지가 되다...호텔을 평가하는 ‘미쉐린 키’
각기 다른 목적으로, 각기 다른 도시에서 묵은 세 호텔은 서로 다른 경험을 남겼다. ‘루테시아 파리’는 늘 찾던 파리에서의 동선을 변화시켰다. ‘포시즌스 서호’는 그 자체로 우리 여행의 목적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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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리 호텔 도쿄’는 아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동행자도 목적도 달랐다. 하지만 위의 호텔들이 나의 여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았다.
분명 과거의 여행은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파리는 에펠탑, 로마는 콜로세움, 뉴욕은 엠파이어 빌딩 등을 놓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젠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유가 다층적으로 변했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항공권을 결제하기도 하고, 좋은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목적으로 그 도시를 방문하기도 한다. 이젠 마음에 드는 호텔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도 자주 생겨난다. 이제는 도시를 먼저 선택하고 숙소를 찾는 순서가 뒤바뀌어, 호텔 때문에 그 도시를 선택하는 또 다른 여행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여행 목적 또는 방식의 변화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미쉐린 가이드의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미쉐린은 오랫동안 레스토랑을 평가해왔다. 1스타는 ‘들러볼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2스타는 ‘일부러 돌아가서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 3스타는 ‘그곳을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미쉐린의 별은 애초부터 여행과 관계가 있었던 셈이다.
미쉐린은 지난 2024년부터 호텔을 평가하는 ‘미쉐린 키’를 도입했다. 레스토랑에 스타가 있다면 호텔에는 키가 있는 것이다. 1키는 ‘특별한 숙박 경험(A Very Special Stay)’, 2키는 ‘탁월한 숙박 경험(An Exceptional Stay)’, 3키는 ‘비범한 숙박 경험(An Extraordinary Stay)’을 의미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평가를 위해 객실의 크기나 시설의 화려함이 우선시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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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디자인, 서비스, 호텔의 개성, 지역과의 관계, 경험에 상응하는 가치 등이 평가 요소다.
공교롭게도 올해 내가 머물렀던 세 호텔은 모두 미쉐린 키를 받은 곳이었다. 루테시아 파리와 포시즌스 서호는 2키, 불가리 호텔 도쿄는 최고 등급인 3키를 2026년에 받았다. 물론 내가 그곳을 선택한 이유는 미쉐린 키가 아닌 내 개인의 취향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은 곳이었다. 흥미로운 우연이다. 세 호텔은 전혀 달랐다. 건축도, 분위기도, 서비스의 방식도 달랐다.
하지만 공통.은 있었다. 비싼 객실을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곳들은 되려 ‘내가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에 가치를 부여’해주었다. 미쉐린 키의 등장은 호텔이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독립적인 경험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바로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좋은 호텔에 머물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미쉐린의 키 선정이 앞으로 공신력을 더 띤다면 호텔 자체를 목적으로 계획하는 여행의 빈도를 .차 늘어나게 하지 않을까라는 예측을 하게 만든다. 이런 방식의 여행도 해보니 추천할 만하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 물론 전체 여행 경비를 고려해야 하고, 호텔을 위해 절충해야만 하는 다른 요소들이 생기겠지만 말이다.
“미쉐린 키의 등장은 호텔이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독립적인 경험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바로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좋은 호텔에 머물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인테리어, 어메니티, 음식, 서비스 같은 요소들이 하나의 질서 속에서 매끄럽게 작동하는 좋은 호텔은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까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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