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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장관 ‘남북교류 신고 거부권’은 사실상 ‘교류 불허권’ ● 北 접촉, 사전 신고하면 못 막아…‘방첩 공백’ 우려 ● 북한 민간교류 기구 대부분은 대남공작기구 ● 비대면으로 현직 장교 구슬려 한국 軍 정보 빼내기도 ● 文 대공수사권 폐지·李 방첩사 해체…구멍 뚫린 방첩 ● 교류 불허권까지 삭제하면 간첩 접촉 막을 길 없어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정부가 '수용'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10일 통일부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에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는 한국 국민은 미리 통일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때 그 접촉이 남북교류·협력이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통일부 장관은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개정안에서 이 거부 권한을 아예 삭제했다. 신고해야 하는 접촉의 범위도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접촉'으로 좁혔다.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북한 주민 접촉이라도 신고만 하면 막을 길이 없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렇게 되면 신고제가 사전 관리 장치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 '잠정적 특수관계'인 북한 북한 주민과 교류하는 일에 통일부 장관의 사실상 허가가 필요했던 이유는 북한의 특수한 법적 지위에 있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다. 북한 지역도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에 포함된다. 동시에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요구한다. 북한 지역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면서도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교류를 추진해야 하는 구조다. 한편 남북한은 1991년 유엔에 각각 가입해 국제사회에서 별도의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유엔 별도 가입이라는 사실이 헌법의 영토 조항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헌법상 우리 영토라는 이유로 북한 당국이 한반도 이북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도 없다. 이를 제도적으로 표현한 것이 '잠정적 특수관계'다. 남북관계발전법 제3조는 남북 관계를 국가 간 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다. 북한을 보통의 외국처럼 취급하지 않으면서도 분단 상태에서 필요한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틀이다. 황금성릴게임 최근에는 북한 스스로 이 같은 남북 관계의 틀을 부정하고 있다.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그러나 북한의 일방적 선언만으로 한국의 법체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영토·평화통일 조항과 이에 기초한 관련 법률은 여전히 유효하다. ‘민간교류'와 공작의 경계는 어디인가 한국은 남북 교류·협력의 범위를 법으로 정해 보장하려 하지만, 북한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2018년 한국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가 일제강。기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봉환 사업을 논의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사업 자체는 인도적 의미가 있었지만, 문제는 양측 단체의 성격이다. 두 단체 모두 '민화협'으로 불리지만 조직의 성격은 전혀 달랐다. 한국 민화협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시민단체와 정당, 종교·사회단체 약 200곳이 모인 민간기구다. 반면 북한 민화협은 당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대남 기구로 분류됐다. 이런 사례에 비춰 보면 남북 종교·사회·문화단체 간 교류를 독립된 시민사회끼리의 접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민간교류'라는 말이 남북에서 같은 뜻으로 쓰이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한국의 민간단체는 국가로부터 독립해 사업을 제안하고 교류 상대를 고를 수 있다. 반면 북한의 대남 민간교류 기구들은 통일전선부(현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 등 당국의 대남 정책과 긴밀히 연계돼 움직여 왔다. 겉으로는 같은 '민간'이라도 실제로는 한쪽이 시민사회, 다른 한쪽이 당국의 손발인 셈이다. 접촉 자체가 북한의 공작인지 판단하기도 .차 어려워진다. 접촉의 시작부터 공작의 목적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류 과정에서도 처음엔 공개 대화로 시작했다가 연락 경로가 바뀌고, 요구하는 정보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공개 자료를 부탁하던 상대가 업무상 알게 된 비공개 정보나 다른 사람의 신상 자료를 요구한다면 새로운 위험 판단이 필요하다. 처음 신고할 때의 상대와 목적만 확인하고 끝낼 수 없는 이유다. 북한의 대남 공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직접 만나 포섭하고 지령을 주고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나 인터넷·SNS·암호화 통신을 활용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2년 4월 적발된 현역 육군 장교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장교는 북한 공작원에게 480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군사기밀을 넘겼다. 군 검찰에 따르면 공작원은 텔레그램으로 지령을 내리고 군사 자료를 넘겨받았다 뽀빠이릴게임 . 두 사람은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었다. 비대면 연락과 가상자산만으로 국가 기밀이 새어 나간 것이다. 북한의 공작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2023년 10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애리조나주의 한 가정집을 압수수색했다. 집 안 한쪽에서는 노트북 90여 대가 켜진 채 돌아가고 있었다. 이 노트북을 원격으로 조작한 것은 북한에 있는 IT 인력이었다. 이들은 신분을 위장해 미국 기업에 원격근무 조건으로 취업한 뒤 급여를 받아왔다. 노트북 여러 대를 한곳에 모아놓고 돈을 번다는 뜻에서, 이런 북한 IT 인력의 위장 취업 거.을 '노트북 농장(laptop farm)'이라 한다. 노트북 농장은 최근에도 적발됐다. 미국 법무부는 10월 13일 텍사스주에서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을 도운 노트북 농장을 단속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9월 21∼25일 주택 40여 곳을 수색해 노트북과 원격 제어장치 등 187대를 압수했다. 북한을 도운 미국 내 조력자들은 북한 IT 인력을 미국인으로 알고 채용한 기업들이 보낸 업무용 노트북을 자택에서 대신 받았다. 그리고 원격 접속 프로그램을 깔아 북한 인력이 해외에서도 미국 안에서 일하는 것처럼 접속할 수 있게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별도의 사건들에서 기업의 민감한 자료를 빼내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도 있었다"고도 경고했다. 노트북 농장 사건이 대북 접촉 신고 거부권의 필요성을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신분과 접촉 목적이 정상적인 거래처럼 위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북 접촉 신고 단계에서 상대를 확인하는 장치와 접촉 이후 위험에 대응하는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빗장을 풀기 전에 안전장치부터 북한의 공작 수단이 진화하는 동안 국내 방첩 체계는 오히려 후퇴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사실상 대공수사를 전담하게 됐다. 이재명 정부는 국군방첩사령부를 해체해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을 신설하고, 안보 수사 기능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했다. 권력남용과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개혁이라는 게 명분이다. 물론 정치 개입을 막는 통제장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조직개편의 정당성과 개편 이후 대응 역량의 실효성은 별도로 검토할 문제다. 정보 수집과 수사가 나뉘면 첩보를 넘기는 시。, 추가 확인을 요청하는 절차, 사건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책임이 중요해진다. 군 방첩과 보안·수사가 분산되면 한 기관이 포착한 단서가 다른 기관의 조치로 이어지는 연결도 .검해야 한다 모바일파칭코게임 . 기능의 분리는 책임을 명확히 할 수도 있지만 연계가 미흡하면 대응을 늦출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에 새로운 조직 신설이 아니라 방첩 결과로 답해야 한다. 국정원의 대공 역량과 첩보가 경찰 수사에 제대로 활용되고, 군의 방첩 정보가 방산업체·연구기관의 보안 조치와 수사로 이어지는지를 .검할 필요가 있다. 기관별 업무를 수행했다는 보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실제 사건에서 정보 전달이 지연되거나 단서가 누락된 지.은 없었는지, 의견이 갈렸을 때 누가 조정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인력 재배치와 협의체만으로 공백이 해소됐다고 할 수는 없다. 북한의 대남 전략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통일과 남북 교류를 맡던 기구를 폐지하거나 기능을 바꿨다. 한국이 교류를 제안해도 북한이 응할지, 응한다면 무슨 목적일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방첩 체계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접촉의 안전장치부터 푸는 것은 성급하다. 통일부 장관의 신고 거부 권한을 없애려면 이를 대신할 장치부터 갖춰야 한다. 첫째, 신고 과정에서 드러난 위험을 누가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접촉 전에 어떤 조치를 할지 정해야 한다. 둘째, 평가가 끝나기 전에 접촉하거나 신고 뒤 상대나 연락 방식이 바뀌는 경우에 대비해, 어느 기관이 어떤 법적 근거와 절차로 대응할지 정해 둬야 한다. 관계기관에 정보를 넘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셋째, 교류 참가자에게 실질적 안내가 필요하다. 신고 의무만 알릴 게 아니라, 상대가 신고 목적을 벗어난 정보를 요구하거나 비공개 연락, 금전 제공을 제안할 때 어디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 선의의 참가자가 위험을 느꼈을 때 기댈 통로가 있어야 정당한 교류도 유지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위험 판단은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정보 공유는 필요한 범위로 제한해야 한다. 불이익을 줄 때는 이유를 밝히고, 이의를 제기할 기회도 보장해야 한다. 북한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견해나 활동 전반을 감시해서는 안 된다. 방첩의 실효성과 교류 참가자의 권리를 함께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수용 의견을 낸 이상, 안보 공백을 막을 마지막 관문은 국회다. 법안 심사에서 거부 권한을 없애는 근거와 대체 장치의 실효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교류 활성화라는 취지만으로 제도의 효과와 위험을 검증하는 일을 건너뛸 수는 없다. 교류의 문은 넓히되, 국민을 지킬 안전장치까지 걷어내선 안 된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는 국가로부터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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