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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조희대 탄핵' 압박이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밖에선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의 표결 날짜를 내놓으라고 재촉하고 나선 가운데, 안에선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라며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그 결단의 정치적 책임이 고스란히 김 대표의 몫이라는 。이다. 강경파의 요구를 외면하자니 지지층이 흔들리고, 받아들이자니 중도층의 이탈과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이라는 역풍이 우려된다. 김 대표가 '진퇴양난'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희대 탄핵' 띄운 金, 강행은 '미지수'
김 대표가 직접 탄핵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 16일이다. 그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 출연해 "탄핵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간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데 무게를 뒀던 당 지도부가 탄핵 가능성까지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김 대표는 구체적인 추진 시.이나 당론 채택 여부에는 선을 그었다. 탄핵이라는 칼은 꺼내 들었지만, 당장 휘두를 생각까지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그러자 조국혁신당이 한발 더 치고 나왔다. 조 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문제는 집권 민주당"이라며 "1년을 허송세월하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내부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특히 김 대표를 향해 "'논의 시작'이나 '공식화' 등 모호한 메시지 발신을 멈추고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 날짜까지 분명히 내놓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튿날에는 "조희대 탄핵은 민주당이 결단할 문제"라며 재차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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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압박에 그치지 않았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19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고 민주당에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과 공동 의원총회 개최를 제안했다. 지난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 국정감사에서의 증언 거부 등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탄핵안을 준비해놓고 민주당에 동참을 요구한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전면에 선 것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맞붙었던 정청래 전 대표다. 정 전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에서 "정치는 타이밍"이라며 "지금 화끈하게 조희대 탄핵 결정을 하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폭풍 운운하며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봤자 국민들은 민주당의 의도를 눈치채고 있다"며 "못 하겠다면 시간 끌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가 검토 중인 국정조사 카드까지 사실상 시간 끌기로 규정한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22일 다시 한번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는 당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탄핵을 위해서는 국민의 동의와 동감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적인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는 "그런 부분을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탄핵 과정도 거론하며 "말만 하면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즉각적인 탄핵 결정보다 여론 형성과 절차적 명분 확보가 먼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경파에 밀리면 중도가, 버티면 지지층이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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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에서도 탄핵을 둘러싼 온도 차가 뚜렷하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한민수 최고위원은 21일 "결정을 미루다 때를 놓쳐선 안 된다"며 조속한 탄핵 여부 결정을 촉구했다. 이성윤 최고위원 역시 당 차원의 적극적인 탄핵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박범계 의원은 국정조사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연희 의원은 탄핵 추진 자체에 반대했다. 이 의원은 "실익도 없고 불가능하다"며 무리한 추진이 "민주당의 독주와 폭주"로 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배경에는 탄핵의 정치적 실익을 둘러싼 이견이 자리한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는 것과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파면 결정을 끌어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탄핵소추안 의결은 가능하지만, 헌재에서 파면을 인정받으려면 직무집행 과정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입증돼야 한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내년 6월 끝난다는 .도 변수다. 탄핵심판이 길어지거나 기각될 경우 여당은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여론도 김 대표에게 마냥 우호적이지 않다. 22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2.4%, 반대한다는 응답은 48.5%였다. 지난 8월 조사와 비교하면 반대 의견은 6.1%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78.1%에 달했지만 중도층에서는 찬성 42.7%, 반대 44.7%로 팽팽했다. 20대와 30대에서도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핵심 지지층의 요구와 전체 민심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의미다(10월19~20일 전국 성인 1033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응답률은 2.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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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되는 것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미묘한 경쟁 관계다. 겉으로는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범여권이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중도층의 평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반면 원내 소수 야당인 조국혁신당은 선명한 개혁 노선을 내세워 민주당과 차별화할 유인이 크다. 조 대법원장 탄핵이라는 동일한 의제가 두 정당에 서로 다른 정치적 계산을 요구하는 것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이 지.에 주목했다. 진 교수는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서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공포탄이라고 판단한다"며 "조국혁신당하고 민주당은 처지가 좀 다르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탄핵을 강행할 경우 중도층이 추가로 이탈할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더 선명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두 정당의 관계를 지지층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으로 진단했다. 민주당이 강경 개혁 의제에서 주춤할수록 조국혁신당이 그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개혁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우리도 탄핵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며 민주당의 탄핵 논의가 혁신당과의 차별성을 줄이기 위한 정치적 선택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두고 정치적 역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집권여당이 온갖 부담을 감내하고 대법원장을 탄핵할 수밖에 없는 법적·정치적 논리와 근거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하고 설명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주장하지만, 중도적 관.에서 보면,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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