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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의 청년임대주택에서 자취하는 이현우(가명·26) 씨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영어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다. 최근엔 취업 준비에 매진하고 싶어 알바 시간을 하루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 기간이 1년 반이 넘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부모님에게 손 벌리고 싶지는 않고 생활비도 빠듯해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며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지면 정규직을 포기하고 계약직으로 취업할까 한다”고 말했다.
부모 소득에 따라 자녀의 정규직 취업률이 최대 4배 넘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 최하위 10%의 자녀는 정규직 취업률이 23%인 반면에 최상위 10% 자녀는 94%였다. 부모 경제력이 교육 기회뿐 아니라 취업 격차까지 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학술지 한국사회정책에 실린 ‘가족 자원과 청년 노동시장 이행의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소득 1분위(하위 10%), 5분위(하위 40∼50%), 10분위(상위 10%) 기준에 따라 자녀가 34세일 때 정규직 취업률은 각각 23%, 79%, 94%로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상위, 최하위 소득 간에 자녀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이 4배 넘게 차이 나는 셈이다. 이달부터 정부 고용 통계에서 청년 범위가 15∼29세에서 15∼34세로 확대됐다.
이는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1980∼1996년생 청년 4051명을 대상으로 지역, 성별 등 변수를 제외하고 가구소득이 정규직 취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자녀가 29세일 때도 가구소득에 따라 정규직 취업률은 각각 19%, 49%, 78%로 차이 났다. 부모 경제력이 자녀의 일자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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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취업 준비에 쓸 기간을 늘려줄 뿐만 아니라 직무 경험과 채용 정보에 접근할 기회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부모 소득과 자산 등 경제력이 교육 단계는 물론이고 채용에 필요한 역량과 경력을 갖추는 단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저소득 청년들이 부모 도움 없이도 구직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교육, 취업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득 최상위 가구 자녀 94%가 정규직… 최하위선 23% 그쳐
부친 중졸이하 자녀 62%가 정규직… 4년제 대졸일땐 정규직 92% 달해
아버지 학력도 자녀 취업에 영향
교육 이어 일자리까지 사다리 끊겨… “저소득층 구직-정착 패키지 지원을”
취업준비생 김은지(가명·24) 씨는 서울 도봉구 빌라 월세를 친구와 반반 나눠 내며 함께 자취하고 있다.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기가 힘들어 월세 60만 원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방송사 인턴으로 하루 5시간씩 일하고 있다. 한때는 백화. 아르바이트까지 두 타임을 뛰었다. 김 씨는 “출퇴근에만 왕복 2시간 반이 걸리다 보니 취업 준비에 쓸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러다 제대로 취업도 못 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모 경제력이 자녀 교육에 이어 취업 격차까지 벌리면서 ‘계층 사다리’가 완전히 끊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년들이 사회 첫발을 비정규직으로 내디디면 비정규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도 굳어지고 있다. 저소득 청년들의 취업 및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맞춤형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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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직 취업도 부모 소득-자산-학력에 달려
21일 한국사회정책에 실린 ‘가족 자원과 청년 노동시장 이행의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경제력에 따른 자녀의 정규직 취업률은 가구소득뿐만 아니라 가구 순자산과 아버지 학력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 났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을 합친 순자산 하위 33%와 상위 33% 가구의 자녀는 34세일 때 정규직 취업률이 각각 45%, 92%로 2배 넘게 벌어졌다. 아버지가 중졸 이하일 경우 자녀의 정규직 취업률은 62%, 아버지가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일 경우 자녀의 정규직 취업률은 92%였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많을수록 취업준비생인 자녀는 생활비를 직접 마련해야 할 부담을 덜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볼 여유를 갖게 된다. 정보기술(IT)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는 조모 씨(28)는 서울 본가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식비, 주거비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한다. 조 씨는 “생활비 부담이 없다 보니 내가 원하는 직장과 커리어를 찾는 데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생계비를 직접 충당해야 하는 청년들은 정규직 일자리는커녕 본인의 꿈을 포기하고 일용직, 계약직으로 눈을 돌려야 할 형편이다. 작가를 꿈꿨던 박지은(가명·31) 씨는 콜센터 계약직으로 일한 뒤 현재 저소득 청년을 위한 자활사업에 신청해 디자인 계약 일을 하고 있다. 부모와 가족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탓이다. 박 씨는 “등단하려면 준비 기간도 길고, 작가가 돼도 수입이 불투명하다”며 “작가 대신 출판사 계약직이라도 취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취약 청년에 생계비-채용 연계 패키지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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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경제력이 충분치 않아 비정규직으로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은 생애소득과 향후 커리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1989∼1998년생 가운데 첫 직장을 정규직으로 시작한 이들은 향후 10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기간이 8년 3개월로 분석됐다. 이와 달리 비정규직으로 출발한 이들은 정규직 근무 기간이 3년 1개월에 그쳤다.
부모 지원이 없는 청년들의 정규직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청년 일자리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15∼29세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19년 40.4%에서 2025년 45.6%로 높아졌다. 반면 정규직 비중은 59.6%에서 54.4%로 낮아졌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 기회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까지 좌우하면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격차를 줄이고 ‘계층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한 전방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쓴 하은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노동시장 진입기에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동시에 청년들이 충분한 직업 탐색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생계비 지원에 그치지 말고 직무 경험, 채용 연계, 취업 후 정착 등을 패키지로 묶어 지원해야 한다”며 “취약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는 “부모의 지위가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넘어 고용 지위까지 영향을 주며 세습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교육, 노동, 경제 등 전방위에 걸쳐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노동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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