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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시장경보제도를 급격히 완화하기보다 경보 지정 요건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계적인 가격·거래량 기준에 의존하기보다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세밀하게 살피고, 매매제한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위험 정보도 함께 손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감시에 대해서는 방대한 거래를 빠르게 분석하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되 최종 판단까지 맡겨서는 안 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여러 금융회사가 비슷한 AI 모델에 의존할 경우 투자 판단이 한쪽으로 쏠려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최진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상무는 1일 열린 ‘2026 건전증시포럼’에서 시장경보제도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이 충분히 해소되고 성숙한 투자문화가 뿌리내렸다고 판단되는 시.에는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정보 제공을 통해 자율적 판단을 지원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시장 특성상 당장 제도를 크게 완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우리 증시의 특성을 고려해 급격한 제도 변화보다는 경보 적출 요건을 보다 정교하게 다루고, 매매제한 조치와 정보 제공 방식의 적정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과열 완화제도 등 기존 시장안정 장치와의 역할 조정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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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주제발표에서는 현행 시장경보제도가 투자자 보호에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지만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경보제도가 주가조작과 정치테마주, 기업공개(IPO) 직후 급등,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요건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불공정거래와 관련성이 낮은 정상적인 주가 상승까지 경보 대상으로 포착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까지 경보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남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시장경보가 발령되면 주가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확인됐다. 그는 “투자주의 단계부터 누적 초과수익률이 떨어지고 거래량도 둔화하는 ‘칠링 이펙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상적으로 거래되는 종목까지 경보 대상이 될 경우 이 같은 효과를 무조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행 경보체계를 단순화하고 정량적 기준 의존도를 낮추자는 제안이 나왔다. 현재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에 예고 단계까지 더해져 경보가 빈번하게 발령되는데, 횟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투자자가 경보 자체에 둔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시장감시를 두고서도 ‘보조수단’이라는 원칙이 공통적으로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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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호 카이스트 교수는 AI가 기존 규칙 기반 감시에서 포착하기 어려웠던 이상거래를 찾아내고, 수많은 의심 거래 가운데 사람이 먼저 살펴볼 대상을 선별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오히려 새로운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러 회사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AI 모델과 데이터를 사용하면 투자 판단이 한쪽으로 몰리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모든 투자자가 같은 방향으로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집중하면 실제 기업가치보다 가격이 훨씬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유동성 고갈과 가격 변동 증폭을 AI 활용에 따른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사람이 AI의 결론을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AI 판단을 검증할 시간이 부족해지면 사람의 승인이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AI 결과를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AI 판단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있어야 한다”며 “충분한 검토 시간까지 보장되는 ‘실질적인 인간 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기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같은 AI 서비스에 금융회사들이 몰리는 상황을 특히 경계했다. 그는 “동일한 AI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고 동일한 행동을 취하게 되면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 서비스의 집중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관련 위험을 완화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문화가 뿌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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