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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9회 작성일 26-09-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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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이의 발자취] ‘자유인’ 명진 스님을 보내며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나는 자는 반드시 헤어진다지만, 명진 스님(사진)은 그답게 홀연히 떠났습니다. ‘붉은 유럽’ 답사로 독일 카를 마르크스 생가를 방문하고 있는데, 스님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달 전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쓴 ‘바로 보는 미국사’를 자주 찾아뵙던 강원 평창으로 보내드렸는데, 제주도에 있어 당분간 못 읽을 것 같다고 통화한 것이 마지막 접촉이었습니다. 195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해인사에서 불교에 귀의한 스님은 1985년 해인사에 숨어든 학생으로부터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듣고 민중 속으로 걸어 나오셨습니다. 스님은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는 불교관을 세우고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곳을 찾아가 중생과 같이했습니다. 잘 나가는 사찰인 봉은사 주지가 된 뒤 투명 재정 등 혁신적인 사찰 운영으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비판으로 봉은사를 떠나야 했고 권력과 돈에 오염된 불교의 발본적인 개혁을 위해 투쟁하다가 조계종에서 제적당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법원은 제적이 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5·18 진상 듣고 민중 속으로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불교의 발본적 개혁 위해 투쟁 투명 재정 등 봉은사 혁신적 운영 저는 잘 알려진 이 이야기들보다 개인적 일화를 중심으로 스님을 보내드리려 합니다. 저 역시 사회운동에 오래 몸담아 왔지만, 스님을 뵌 것은 세월호 투쟁 때이니, 10여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순간 우리는 단번에 통했고, 그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냈습니다. 아쿠아슬롯2 스님은 제가 평생 만난 수많은 사람 중 가장 잘 통하고 죽이 잘 맞는 분이었습니다. 그는 격식을 타파하고 천의무봉한 분이었습니다. 제가 전율을 느낀 것은 그의 노래입니다. “너를 두고 간다는 아픈 다짐도 없이 남기고 가져갈 것도 없는 저 무욕의 땅을 찾아….” 스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떠나가는 배’를 처음 듣는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노래가 바로 ‘선’이고, ‘득도’임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의 노래는 기교를 넘어선 ‘비움의 노래’, ‘무욕의 노래’입니다. 저는 그의 노래에서 ‘부처의 목소리’를, ‘득도자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제가 가깝게 지내던 두 스님, 얼마 전 먼저 떠난 원경 스님과 명진 스님을 화해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스님이 조계종 개혁 운동으로 제적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조선공산당 박헌영 당수의 아들로 파란만장한 삶을 거쳐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이 된 원경 스님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그는 어려움을 토로하셨습니다. 얼마 뒤 제적을 당한 명진 스님은 평창으로 내려가셨습니다. 제가 평창으로 위문 방문을 하면서 원경 스님의 경기 평택 ‘만기사’에 들렀는데 평창을 간다고 하니, 원경 스님이 같이 가자고 채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분의 관계가 좋지 않기에 제가 당황해 스님이 동행하실 일이 아니라고 만류했습니다. 평창에 도착해 명진 스님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이번 기회에 서로의 오해를 풀게 모시고 오지 그랬냐”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이후 원경 스님이 선종하고 제가 그의 삶을 다룬 ‘한 스님’을 읽고, “그동안 원경이 박헌영의 이름을 더럽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의 불교계에서의 ‘보수적’ 행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바다이야기게임이용방법 . 격식을 타파하고 천의무봉한 분 기교 넘어선 노래는 ‘선’이자 ‘득도’ ‘좌파 괴수’와도 친하다며 웃으셨죠 “손 교수, 주변에서 난리예요.” 얼마 뒤 평창을 다시 찾자, 스님이 장난 반, 진지함 반인 얼굴로 이야기하셨습니다. “손 교수도 잘 알겠지만, 제가 그동안 통일운동 등을 주로 해 왔고 주변에 그쪽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내가 어느 날부터 ‘좌파 괴수’ 중 한명인 손 교수와 가까이 지낸다고 난리들이에요.” 우리는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스님은 좁은 정파를 넘어 옳은 일이면 함께하셨고, 정파를 넘어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스님은 워낙 욕심이 없고 베푸는 성격이어서 조계종에서 제적되어 최소한의 생계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러 ‘진보 모임’에 잊지 않고 전국의 좋은 먹거리를 보내주셨습니다. 아쉬운 것은 스님이 국정원 불법 사찰 보상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보상금으로 같이 가려고 했던 쿠바 기행을 가지 못한 것입니다. 저 혼자 다녀온 뒤 선물로 전한 체 게바라 에코백을 메고 즐거워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리스 크레타섬에 가면 성벽 위에 나무 십자가로 만든 허름한 무덤이 하나 나타납니다. 그리스를 대표하는 좌파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입니다. 이 무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묘비명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이 묘비명을 그 누구보다도 온몸으로 실천해 온 사람이 바로 스님입니다. ‘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명진은 자유다.’ 손호철/서강대 명예교수·정치학 제가 가깝게 지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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