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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만평 ‘안마봉’은 과거 ‘신동아’와 ‘동아일보’에 실린 만평(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에서 영감을 얻어 같은 그림체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한 만평입니다.
"차라리 교포 가수 유승준을 장관 시켜라."
대한민국 국방부 최고 수장이 탈영 문제로 지탄을 받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방위병 복무 시절 '탈영 의혹'이 재.화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육·해·공군 3군 통합, 전시작전권 전환, 방첩사 개편 등 굵직한 국방정책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이어 최근 김영수 청렴사회를 위한 공익신고센터장은 안 장관이 1984년 방위병 복무 중 약 7개월간 무단 군무이탈을 했다가 체포돼 영창 처분을 받았고, 그 결과 정상 복무 기간보다 8개월가량 더 복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으며 사실이 아니라면 형사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사이 안 장관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서명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안 장관과 국방부는 병적기록 공개에 대해 더 큰 오해를 줄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장관 임기가 종료된 이후, 병적기록 정정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억울하면 당장 정정 절차를 밟으면 될 것을 퇴임 후 정정을 청구하겠다는 건 또 무슨 말인가.
그러니 "탈영보다 더 심한 내용이냐"(한동훈 의원) "미국 교포 가수 유승준을 데려와 국방장관을 시켜라"(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는 조롱도 이어진다. 야당은 탄핵소추안 카드도 만지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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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 기간과 징계 여부 등 사실관계가 담긴 병적기록부만 공개하면 끝날 간단한 문제를 "정상 복무했으니 믿어달라"라고만 하면 국민은 믿어줘야 하나.
의혹만으로 공직자를 예단해서는 안 되지만 군 기강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의 병역 문제는 엄격한 검증 대상이다. 자료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국방부 장관으로서도 당당한 모습이다. 언제까지 자신의 리더십을 훼손하는 이 중대한 의혹을 끌고 가려고 하는가.
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
1932년
노 젓는 철자법, 흔들리는 조선어
1932년 '신동아' 12월 호에 실린 조선어철자법 만평은 작은 그림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시대의 긴장은 결코 작지 않다.
그림 속 두 사람은 작은 뗏목에서 마주 보며 노를 젓고 있다. 그런데 뗏목은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한쪽에는 '가편(可便)', 다른 한쪽에는 '부편(否便)'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편리하다'는 주장과 '불편하다'는 주장이 한 곳에서 맞서고 있는 것이다. 뗏목 아래에는 물결이 출렁이고, 그림 아래에는 '조선어철자법'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이 장면은 당시 조선어 표기법을 둘러싼 논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준다.
일제강。기 조선어를 지키려는 노력은 흔히 비장한 민족운동으로 기억된다. 조선어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사전을 만들고, 표기법을 정리하는 일은 식민지 현실 속에서 언어의 자리를 지키려는 절박한 작업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언제나 한목소리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선어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 강했기 때문에 논쟁도 더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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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표기가 실제 발음에 가까운지, 어떤 방식이 배우기 쉬운지, 말의 뿌리와 문법 원칙을 어디까지 살릴 것인지를 두고 학자와 언론인, 교육자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당시 동아일보는 한글의 정리와 한글연구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본사 회의실에서 3일간 조선어 토론회를 열었다(동아일보 1932년 11월 5일 석간 2면). 토론회를 통해 학자들 간 주장의 간극을 좁히자는 취지였다.
당시 학자들 간에도 조선어를 지키자는 목표는 같았지만 그 방법은 달랐다. 누군가는 표기의 편리함을 중시했고, 누군가는 말의 역사성과 문법 체계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누군가는 대중이 쉽게 익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학문적 원칙이 먼저 서야 한다고 봤다.
12월 28일 조간 2면에는 조선어사전 편찬을 앞두고 철자법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개성에서 열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철자법은 조선어 지식의 기초공사와 같았다. 사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기가 통일돼야 했고, 그래야 학교와 신문, 출판물에서도 같은 기준을 쓸 수 있었다. 그 기준이 흔들리면 사전도, 교육도, 문학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 만평이 흥미로운 이유는 조선어 운동을 지나치게 엄숙하게만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조선어를 지키려는 사람들도 때로는 말이 많았고, 고집이 셌고,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조선어를 지식과 교육과 미래의 언어로 세우고자 했다는 의미다. 언어를 지키는 일은 때로 불편한 토론과 고된 조정의 과정이었다. 거친 물결 위의 작은 뗏목은 조선어를 공적 언어로 세우려 했던 이들의 치열한 시간을 간결한 풍경으로 남기고 있다.
황승경 예술학 박사·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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