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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재현기자] 금융권에서 정보보호 직무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잇단 해킹 사고로 보안 인력 수요는 늘고 있지만, 사고가 나면 담당자가 징계를 떠안는 구조 탓에 내부 직원들은 이 업무를 기피하고 있다. 처벌 위주의 책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보안 인력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사들은 해킹 사고 이후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금융권 한 인프라담당 부장은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외 IP 접속을 모두 막는 곳도 있다"면서 "이러한 긴장 상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맛보기 수준이고 내년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 피해는 금융권 전반으로 번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은행 침해사고 전후로 해킹 피해가 확인된 금융사는 16곳이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약 10만건에 이른다. 전 금융권 555개사를 대상으로 한 긴급 보안.검에서는 130곳(23.4%)이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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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이 커지면서 보안 투자도 늘고 있다. 정보보호 인력 채용에 나서는 금융사가 이미 늘기 시작했다. 인력에 이어 보안 장비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외부에서 숙련된 정보보호 인력을 데려오기는 쉽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사이버보안 인력 7만9509명 가운데 63.6%가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었다. 보안 업무만 전담하는 인력은 28.4%에 그쳤다. 결국 상당수 인력은 내부에서 채워야 하는 구조다.
문제는 내부 분위기다. 회사 밖에서는 보안 인력을 찾지만 회사 안에서는 정보보호 업무를 피하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일수록 이 업무를 꺼리는 경향이 짙다. 사고가 나면 담당 부서가 책임을 지는 구조여서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해킹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이런 분위기는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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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금융IT 업계 관계자는 "기피 심리 밑에는 형평성 문제도 깔려 있다. 같은 해 공채로 입사한 동기라도 어느 부서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징계 위험이 크게 갈린다. 누구는 징계를 감수하는 자리에서 일하고, 누구는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일하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관리자급도 피해 가지 못한다. 보안 조직을 다잡으려는 회사가 일 잘하는 간부를 정보보호 부서로 보낼 수 있어서다. 간부들 사이에서도 정보보호 부서 발령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국의 책임 추궁은 갈수록 세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금융권 긴급 .검회의에서 보안 。검을 소홀히 해 유사한 해킹 사고가 나면 엄격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책임 추궁이 강해질수록 실무 담당자가 느끼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는 징계 중심의 대응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안은 모든 공격을 100% 막을 수 없는 분야다. 사고 때마다 담당자를 징계하면 숙련 인력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담당자 페널티를 줄이고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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