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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경인방송 FM 90.7MHz · 유튜브 경인방송 (2026년 10월 18일 방송)
■ 진행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출연 : 최요한 시사경제평론가
*아래 내용은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방송 다시 듣기▷PLAY
◆ 정태성 :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승리하면 1929년식 대공황을 겪게 될 것이라며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공포를 앞세운 압박으로도 들리는데요.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다급한 상황에 놓인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머니카운터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1기부터 현재 2기까지, '트럼프 집권 후 달라진 세계경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유지돼 온 자유무역 질서가 왜 흔들리고 있는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정책이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또 그 속에서 한국 경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쉽고 깊이 있는 설명을 해주실 최요한 시사경제평론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요한 : 네, 반갑습니다. 최요한입니다.
◆ 정태성 :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인데요. 최 평론가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최요한 : 11월 중간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공화당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정치적 상황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머무는 것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경제와 물가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정책과 이란 전쟁, 생활비 상승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 대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과 선거분석기관들은 이런 흐름이 연방 하원의 다수당 경쟁뿐 아니라 일부 상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집권 중반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지지율 하락이 아니라는 .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관세정책과 대외정책, 물가 부담 등이 유권자들의 실제 생활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공황 발언도 이러한 불리한 선거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경제적 불안감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정태성 : 그래서 오늘 이 시간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강하게 표현하면 '트럼프가 망쳐놓은 세계경제'라는 주제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중요한 축은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간 자유무역체제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이 체제가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최요한 :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즉 미국 우선주의와 무차별적인 관세 장벽은 WTO 중심의 다자간 자유무역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몇 가지로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WTO 분쟁해결기구, 특히 상소기구의 무력화입니다.
WTO 체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국가 간 무역분쟁을 공통의 규칙에 따라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1기 행정부는 WTO의 판정이 미국에 불리하고 중국 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상소위원의 선임을 거부했습니다.
WTO 상소위원 선임에는 회원국들의 합의가 필요한데, 미국이 이에 반대하면서 결국 상소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 결과 국가 간 무역분쟁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제도의 기능이 크게 약화됐습니다.
두 번째는 다자주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관세를 협상 무기로 활용했다는 .입니다.
WTO의 핵심 원칙은 회원국을 차별하지 않는 최혜국대우와 상호 호혜주의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 등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하면서 동맹국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장벽을 높였습니다.
세계가 공동으로 합의한 규칙에 따라 협상하기보다는 미국이 개별 국가를 상대로 일대일 협상을 벌이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미국이 WTO 중심 무역질서 자체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기존 WTO 체제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중국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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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미국의 직접적인 관세 협상과 양자 합의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통상질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턴베리 체제' 또는 '트럼프 라운드'로 설명되는 변화입니다.
네 번째는 국제사회에서 WTO 중심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하는 공동의 목소리까지 약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국제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는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입장 변화로 이러한 문구를 둘러싼 이견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WTO라는 국제기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세계무역을 공통의 규칙으로 관리한다는 제도적 기반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것입니다.
◆ 정태성 : WTO 체제의 무력화는 단순히 국제기구 하나가 제 기능을 못 하는 문제가 아니겠군요.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됐고, 그 결과 세계 각국의 공급망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 최요한 : 그렇습니다.
기존 WTO 체제에서는 국가들이 공동으로 합의한 규칙 안에서 교역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국제기구의 중재와 판단을 받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러한 구조가 자국 제조업을 약화시키고 중국 등 경쟁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새로운 방식이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로의 전환입니다.
이제 미국은 개별 국가와 마주 앉아 미국 상품을 더 구매하거나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식으로 압박합니다.
관세를 단순한 세금이나 산업보호 수단이 아니라 협상력과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흔든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기업들은 생산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구축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저렴하게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이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경영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기업들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생산기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하거나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됐습니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세계경제의 중심 가치가 '효율성'에서 '안정성', 나아가 '블록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도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응해 자체적인 경제 협력을 강화하거나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자재 조달 경로가 바뀌고 물류 비용이 상승하며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자유무역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확대하던 시대에서 각국이 자국의 이익과 경제안보를 우선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태성 : 트럼프 행정부가 흔든 것은 자유무역 질서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국제기구와 다자간 협정에서도 잇따라 이탈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와 파리기후협정 탈퇴 아닙니까?
◇ 최요한 : 그렇습니다.
먼저 TPP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 직후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TPP는 단순한 자유무역협정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경제 질서를 구축하는 동시에 급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목적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스스로 이 협정에서 빠져나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주도권을 상당 부분 내려놓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미국이 탈퇴한 이후 나머지 11개국은 일본 등을 중심으로 협정을 수정해 포괄적·。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PTPP를 출범시켰습니다.
미국 없이도 독자적인 경제협력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한편 중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도 2022년 발효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의 공백 속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독자적인 무역질서를 강화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파리기후협정 탈퇴도 중요한 사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2020년 11월 공식적으로 탈퇴했습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재가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재집권 직후 다시 탈퇴를 추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석탄과 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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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규제가 미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세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국제적 기후 공조에서 이탈하면서 공동 대응 체제의 신뢰가 약화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 등 독자적인 기후·통상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의 정책이 정권에 따라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면서 기업들은 장기적인 친환경 투자와 에너지 전환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더 큰 불확실성을 안게 됐습니다.
◆ 정태성 : 생각해 보면 TPP와 파리기후협정 탈퇴는 단순히 국제협정 몇 개를 파기한 문제로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이 스스로 국제사회의 리더십과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까지 가져온 것 아닙니까?
◇ 최요한 : 바로 그 부분이 핵심입니다.
과거 세계경제는 다자주의와 국제 공조를 기반으로 움직였습니다.
자유무역을 확대하고 관세를 낮추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와 무역전쟁,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면서 세계경제가 파편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TPP 탈퇴도 미국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다른 국가들이 독자적인 경제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파리기후협정 탈퇴 역시 미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약속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낳았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국제적 신뢰라는 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신뢰입니다.
조금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 방영된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원빈 씨가 연기한 한태석이라는 인물이 이런 말을 하죠.
"사랑? 웃기지 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돈으로 사면 될 거 아냐!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냐?"
그러자 송혜교 씨가 연기한 최은서가 "얼마 줄 수 있는데요?"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는데 돈만 많이 준다고 사랑을 살 수 있겠습니까?
국제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다른 국가들의 신뢰까지 돈과 압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 관세와 경제력을 앞세워 자국의 요구만 관철하려 한다면 다른 국가들은 오히려 미국을 대신할 경제협력 관계를 찾으려 할 것입니다.
중국이나 다른 신흥국들과 새로운 경제 블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얻더라도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쌓아온 신뢰와 리더십을 잃는다면 그 비용은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 정태성 : 비유를 들어주시니까 이해가 좀 더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1기와 2기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기본 철학은 같지만 정책 추진 방식이나 강도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공통.과 차이.을 설명해 주시죠.
◇ 최요한 : 트럼프 1기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였고, 2기는 2025년부터 현재까지입니다.
두 시기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입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무역 불균형을 관세로 해결하려는 기본적인 접근 방식은 동일합니다.
다자간 협정보다는 미국에 유리한 개별 국가와의 협상을 선호한다는 .도 같습니다.
해외로 이전한 미국 기업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규제 완화와 감세 등을 통해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도 공통적입니다.
다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1기의 트럼프가 경험이 부족한 초선 정치인이었다면 2기의 트럼프는 권력 운용에 익숙해진 노련한 다선 정치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차이는 인적 구성입니다.
1기 행정부에는 월가 출신 인사와 군 장성, 기존 관료 등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을 견제하는 인물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었습니다.
당시 이들을 '어른들의 축'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정책을 내부에서 조정하거나 제동을 걸 수 있는 세력이 존재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2기 들어서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중시하는 인선이 강화됐습니다.
그만큼 내부적인 견제 장치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두 번째는 공화당에 대한 장악력입니다.
1기에는 공화당 내부의 전통적인 주류 세력과 갈등이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2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정책 추진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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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정책 추진 속도입니다.
1기에는 정책 준비 부족과 법적 분쟁 등으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기에는 싱크탱크와 정책 참모들이 사전에 준비한 계획을 바탕으로 임기 초반부터 강력한 행정명령과 정책을 잇따라 추진했습니다.
네 번째는 정부 조직에 대한 접근 방식입니다.
1기에는 기존 관료조직과 갈등하면서도 일정 부분 타협을 시도했습니다.
반면 2기에는 정부효율부, DOGE 등을 통해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 자체를 구조적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제약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1기에는 재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지만 2기에는 헌법상 연임 제한으로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이 다릅니다.
따라서 여론이나 기존 정치권의 반발을 의식하는 정도도 달라졌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국제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기 때의 트럼프가 다소 준비되지 않은 파격적인 행동을 보여줬다면 2기에는 관세와 통상 압박을 보다 체계적인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동맹국도 가치와 신뢰를 공유하는 상대라기보다는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결국 트럼프 2기에는 보호무역 정책이 더 강력하고 빠르게 집행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태성 : 트럼프 1기와 2기의 차이는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미국 우선주의와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고 봐야겠군요.
그런데 미국이 관세와 달러 패권을 앞세워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자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브릭스, BRICS 아닙니까?
◇ 최요한 : 그렇습니다.
브릭스는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질서에 대응하는 신흥국들의 경제협력체입니다.
원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을 중심으로 출발했습니다.
최근에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등으로 외연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한 협력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정책과 달러 중심 금융질서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브릭스 국가들의 협력도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무역 다변화입니다.
미국이 브릭스 국가들에 고율 관세를 경고하거나 실제 무역 압박을 강화하자 이들 국가는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회원국 간 교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인도 등이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일부입니다.
두 번째는 탈달러화와 독자적인 국제 결제망 구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를 대체하는 통화를 추진할 경우 강력한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그런데 브릭스 국가들은 오히려 미국의 금융 제재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결제 기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입니다.
양국 간 무역결제에서는 위안화와 루블화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브릭스 국가들은 자국 통화를 활용한 결제 확대와 국경 간 독자 결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브릭스페이, BRICS Pay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구상입니다.
미국 중심의 국제금융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회원국 간 자국 통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BDC를 연계한 결제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국제은행간통신협회인 SWIFT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SWIFT는 세계 금융기관들이 국제 송금과 결제 관련 금융 메시지를 주고받는 핵심 통신망입니다.
이러한 국제금융망에서 배제되면 해외 금융거래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브릭스 국가들이 독자 결제망을 추진하는 것도 미국의 금융 제재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에너지와 실물경제 분야의 협력 확대입니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이 브릭스 협력체에 참여하면서 원유 거래에서 비달러화 결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제 원유시장은 달러 결제를 중심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그런데 원유 거래에 위안화 등 다른 통화가 활용되는 비중이 높아진다면 장기적으로 달러 중심의 결제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브릭스는 신개발은행, NDB를 통한 금융협력 확대와 다자보증기구 설립 등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자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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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브릭스는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태성 : 브릭스가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하지만 회원국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경제적 상황이 다릅니다.
중국과 인도의 관계도 복잡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도 없을 텐데요.
브릭스가 하나의 경제 블록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 최요한 : 물론입니다. 브릭스의 가장 큰 약。도 바로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입니다.
브릭스가 미국 중심 질서에 대응하고 있다는 공통.은 있지만 모든 회원국이 동일한 수준의 반미 노선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인도를 볼 수 있습니다.
인도는 브릭스의 핵심 회원국이지만 동시에 미국과도 중요한 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브릭스가 지나치게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반미 진영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에서 벗어나기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입장입니다.
브라질 등 다른 회원국들도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 거론됐던 유로화와 같은 단일 브릭스 통화 창설은 현실적으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회원국들이 자국 통화 결제 확대 등 단계적인 협력에 더 무게를 두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브릭스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금융 제재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수록 신흥국들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인은 커질 수 있습니다.
브릭스가 단기간에 달러를 대체할 단일 통화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독자적인 무역·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세계경제는 미국과 주요 선진국 중심의 G7, 그리고 브릭스를 포함한 신흥국 경제협력 체제가 서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를 완전히 분리된 두 개의 경제권으로 보기보다는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블록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태성 : 이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바로 우리 대한민국 경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와 2기를 거치면서 세계경제의 구조가 크게 달라졌는데요.
그 과정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리해 주시죠.
◇ 최요한 : 트럼프 1기와 2기는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1기 때를 돌아보겠습니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재협상과 방위비 분담 확대 등을 압박했습니다.
철강 분야에서는 쿼터제 수용 등 어려운 협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도 가능합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제재와 당시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면서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높은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누린 것입니다.
통상 협상에서도 한국 정부가 현실적인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더 큰 충격을 피할 수 있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2025년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상황이 다릅니다.
1기보다 훨씬 강력하고 광범위한 보호무역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수출 구조에도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관세 문제입니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15% 안팎의 관세 수준을 중심으로 절충을 모색했지만, 과거 한미 FTA 체제에서 누려왔던 무관세 중심의 교역 환경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전기차 등 주요 수출 산업은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들의 투자 전략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생산비와 물류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생산기지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미국의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 IRA와 반도체지원법, 칩스법의 정책 변화 역시 국내 기업들에는 중요한 불확실성 요인입니다.
물론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출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별로 차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도체처럼 글로벌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는 산업이 있는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 철강 등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은 경제와 안보의 연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에 대해서도 국방비 확대와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강하게 제기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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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통상 문제뿐 아니라 안보 비용을 둘러싼 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 한미관계에서 경제와 안보를 완전히 분리해 생각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정리하면 트럼프 1기에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속에서 일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2기에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정책이 한국 경제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출산업과 기업 투자, 경제안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해야 하는 시。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태성 : 결국 과거에는 미국과의 자유무역을 확대하면서 수출을 늘리는 것이 한국 경제의 중요한 성장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지나친 의존을 줄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쉽게 바뀔 것 같지도 않은데요.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이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 속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겠습니까?
◇ 최요한 : 지금 세계경제는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의 무기화가 일상화되는 새로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이른바 뉴노멀, 새로운 정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동맹 관계도 과거처럼 가치와 신뢰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비용 분담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공급망 다변화와 핵심 산업의 자립화입니다.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일부 핵심 원자재와 소재에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희토류와 반도체 핵심 소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의 수입처를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호주 등으로 다변화해야 합니다.
특정 국가와의 갈등이나 국제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생산이 중단되지 않도록 공급망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핵심 원자재의 국가 비축 물량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산화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입처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공급망 충격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 초격차 확보입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장 강력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협상 수단은 결국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입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인공지능과 차세대 공정 기술을 선。해야 합니다.
세계 어느 국가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내 위상도 강화될 것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이 한국의 기술과 제품을 필요로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술력이 단순한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국가의 통상 협상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가 블록화되더라도 한국이 반드시 필요한 산업 파트너로 남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 번째는 통상 외교의 다각화와 실리주의입니다.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 이해관계까지 특정 국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CPTPP나 RCEP와 같은 다자간 무역협력 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아시아와 중남미, 유럽 등으로 교역과 투자 관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정치적 이해관계와 경제적 실익을 구분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기업의 시장과 공급망을 넓힐 수 있는 현실적인 외교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한국 경제는 과거처럼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에 편승하는 것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결국 한국의 생존 전략은 공급망 다변화, 기술 초격차, 그리고 실리 외교라는 세 가지 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정태성 : 오늘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경제에 가져온 변화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대가 됐다는 .에서 걱정도 커지는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역질서의 변화 속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반드시 필요한 국가로 자리 잡는다면 오히려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시대가 가져온 세계경제의 혼란을 살펴보면서 결국 우리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 최요한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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