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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의 석학으로 공자(孔子)의 뒤를 이어 유학을 완성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맹자(孟子·기원전 372∼289)에서 비롯한 말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학업 성취를 위해 3차례 연거푸 이사를 했다는 일화와 관련이 있다. 한국, 중국 등 동양권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을 묘사할 때 널리 쓰인다.
오늘날 중국보다 인구가 많은 나라 인도에서 ‘맹모삼천지교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뜨거운 교육열을 과시한 어느 어머니의 사연이 커다란 감동을 낳고 있다. 일찌감치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푸자, 아라티 두 딸을 기르는 라마바이 란비르(47)가 주인공이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란비르는 마하라슈트라주(州)에서 딸 둘과 함께 살고 있다. 인도 서부에 위치한 마하라슈트라의 주도(州都)는 인도 상업의 중심지로 흔히 ‘발리우드’라고 불리는 영화 산업의 본고장 뭄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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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비르는 2012년 남편이 사망한 뒤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유일한 부양자로 농사, 장사, 요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란비르가 갑자기 유명해진 것은 지난 8월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열린 지역 사회의 달리기 대회 때문이다. 남녀 여러 종목들 가운데 3㎞를 가장 먼저 뛰는 이에게 3000루피(약 4만3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부문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란비르는 즉각 출전을 결심했다. 공무원 채용 시험을 준비하는 두 딸에게 참고서 등 필요한 수험 자료를 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평소 체계적인 체력 단련을 해본 적도 없는 란비르는 운동복과 러닝화 대신 평범한 일상복 및 슬리퍼 차림으로 시합에 나섰다. 그런데 얼마 전 내린 비로 일부 구간의 도로가 진흙탕으로 변한 상태였다. 슬리퍼가 계속 미끄러지자 란비르는 아예 슬리퍼를 벗고 맨발로 뛰었다. 젊은 참가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다. 함께 대회에 참가한 장녀 푸자도 2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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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비르의 달리기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커다란 화제가 됐다. “정말 자랑스러운 엄마”라는 찬사와 더불어 인도 공교육 시스템을 겨냥한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47세 중년 여성이 자녀의 책값 3000루피를 벌기 위해 맨발로 뛰어야 하는 것이 인도의 부끄러운 현실”이란 지적이었다. 영상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는지 인도 연방대법원의 수리야 칸트 대법원장은 직권으로 마하라슈트라 주정부에 “란비르 모녀를 위해 즉각 5만루피(약 72만5000원)의 재정 지원을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느닷없이 화제의 인물이 된 란비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 수험생인 딸들에게 책을 살 돈을 줄 수 없었다”며 “그 때문에 주저 없이 달리기 경주에서 우승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13살 때에 학교를 그만뒀다는 란비르는 “딸들만큼은 내가 결코 누리지 못했던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살아 있는 한 딸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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