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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활용 사례가 지방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전세 매물은 줄어드는 반면 팔리지 않은 아파트는 쌓이면서 미분양 주택을 임대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대구를 비롯해 경남과 전남 등에서 CR리츠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부산에서도 첫 대규모 전세 공급을 앞두고 있다. 건설사에는 미분양 주택을 처분해 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세입자에게는 전세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사업 확대와 달리 아직까지 임대 실적은 저조하다. 미분양이 집중된 지역과 전세 수요가 많은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데다 임대기간이 끝난 뒤 주택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도 남아 있다.
◆ 부산 첫 486가구 전세 공급…대구·경남·전남으로 CR리츠 확산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진구 '가야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이달 중 CR리츠를 통해 전용면적 77·84㎡ 총 486가구를 전세로 공급할 예정이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리츠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사업 주체는 지난 9월 17일 국토교통부에 영업등록을 마친 '밸류트러스트제2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다. 임차인은 리츠와 직접 전세계약을 체결한다. 기본 임대기간은 2년이며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전용면적 84㎡ 전세보증금은 최고 4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CR리츠를 활용해 대규모 전세 물량을 공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 매물 감소와 준공 후 미분양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지역 주택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사업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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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기준 부산 아파트 전세 매물은 3953개로 2년 전보다 약 54% 감소했다. 9월 전세수급지수는 176.38로 5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2455가구, 전체 미분양은 6928가구에 달했다. 전세 매물은 부족하지만 이미 준공된 아파트 상당수가 분양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이다.
부산에 앞서 대구에서는 CR리츠를 통한 미분양 주택 매입과 전세 공급이 진행됐다.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288가구가 매입 대상에 포함됐으며 달서구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도 임대 전환이 이뤄졌다.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는 대구에서 네 번째로 CR리츠 매입이 진행된 사례다.
2024년 준공된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는 전체 99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84㎡ 전세보증금은 2억2200만~2억6000만원으로 인근 유사 면적 아파트보다 최대 1억원가량 낮게 책정됐다. 지난 6월 1차 공급에서는 549가구 가운데 330가구가 이틀 만에 계약됐으며 9월에는 추가 공급이 진행됐다.
다른 지방에서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 양산에서는 265가구, 경북 경주에서는 163가구를 매입하기 위한 CR리츠 영업등록 신청이 이뤄졌다. 전남 광양에서도 275가구 규모의 매입이 추진됐으며 경남 사천에서는 CR리츠를 통한 임대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별로 매입과 임대 운영, 영업등록 신청 등 추진 단계에는 차이가 있지만 지방 미분양 주택을 활용한 사업은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CR리츠는 건설사가 보유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일정 기간 임대한 뒤 매각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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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사는 미분양 주택을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츠는 임대수익과 매각대금으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정부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해소를 위해 2024년 이 제도를 재도입했다. 앞서 2009년 약 2100가구, 2014년 약 500가구를 매입하는 데 활용된 바 있다.
재도입 이후 매입 물량은 늘었다. 2026년 9월 말 기준 전국 11개 사업장에서 3612가구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기준 등록된 CR리츠가 4건, 누적 매입 물량이 991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업장과 매입 규모 모두 증가했다. 다만 올해 매입 실적은 2개 사업장 635가구에 그쳤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이 약 2만5000가구에 달하는 。을 고려하면 누적 매입 물량은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 매입은 늘었지만 임대율은 저조…수요 불일치에 매각 부담까지
문제는 CR리츠의 매입 확대가 임대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다. 임대를 시작한 9개 사업장 가운데 임대율 100%를 달성한 곳은 2곳뿐이다. 전남 광양과 경남 사천 일부 사업장은 임대율이 20%대에 머물렀다. 미분양 주택을 리츠가 매입하더라도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실은 그대로 남게 된다.
이처럼 임대 실적이 부진한 데는 미분양이 집중된 지역과 전세 수요가 많은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입지와 가격, 지역 주택 수요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매매 수요가 부족해 팔리지 않은 주택을 전세로 전환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임차 수요까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지역이라도 미분양 단지의 입지와 보증금 수준이 임차인의 요구에 맞지 않으면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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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을 제시해 초기 임차인을 확보한 사례다. 반면 광양과 사천 일부 사업장은 낮은 임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CR리츠 방식이라도 지역별 주택 수요와 가격 경쟁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셈이다.
CR리츠가 모든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투자금을 모집해 운영하는 만큼 임대수익과 향후 매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건설사가 원하는 매각가격과 리츠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매입가격 사이에 차이가 크면 거래 자체가 성사되기 어렵다. 미분양 해소가 시급한 사업장이라도 임대 수요나 매각 가능성이 낮으면 매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임대기간 종료 이후에도 문제가 남는다. CR리츠는 주택을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 기간 임대한 뒤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그동안 지역 주택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매각이 지연되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설사가 보유하던 미분양 주택을 리츠가 넘겨받았을 뿐 최종 매각까지 완료되지 않는다면 미분양 해소 시.을 뒤로 미루는 결과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임차인과 계약한 리츠는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 공실이 늘거나 주택 매각이 지연되면 임대수익과 자산 처분대금으로 자금을 회수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CR리츠도 수익성을 따져 투자하는 만큼 입지와 가격 조건이 좋은 단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정작 미분양 해소가 시급한 사업장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제도만으로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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