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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23 07:55 조회 4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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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묘한 힘을 가졌다. 커피 한 모금, 산책 한 걸음에 가을을 더하면 이상하게 그 맛이 더 깊어진다. 커피도 산책도 더욱 맛있어지는 이 계절에 가야 할 카페 여섯 곳을 소개한다. 더 추워지면 감흥이 떨어질지 모르니, 조금 서두르자.
빽빽한 솔숲 자체가 카페
춘천 소울로스터리
카페라는 두 글자에 가둬두기에는 너무나 벅찬 공간이다. 키 큰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 그 자체가 카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여기가 숲이야? 카페야?’ 하는 반응을 내뱉는다. 원래 존재하던 소나무 숲을 정돈해 카페를 더했기에 나올 수 있는 진경이다.
카페 주인공은 단연 솔숲이다. 중심 자리는 숲에 내어주고 그 둘레에 건물을 배치했다. 숲 양쪽 끝에는 커피와 빵을 주문하는 메인 건물이 위치하고, 그 사이에 저마다 콘셉트가 다른 실내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메인 건물 두 동은 역할과 분위기가 다르다. 판매하는 품목도 달라 어떤 메뉴를 선택하냐에 따라 가야 할 곳이 달라진다. 한 곳은 카페 시그니처 메뉴인 옥수수커피와 화덕피자를, 다른 한 곳은 프리미엄 커피와 베이커리를 전문으로 한다. 메뉴만큼 공간 구성도 다채롭다. 솔숲 속 야외 테이블부터 소양강 뷰와 숲 뷰를 동시에 품은 공간, 노키즈존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 ‘어디에 앉을까’ 자리를 탐색하며 카페를 돌다 보면 어느새 숲 한 바퀴 산책 완료!
성벽 뒤 펼쳐지는 ‘잔디’ ‘바다’
고성 잔디바다
카페 입구에 견고한 성벽과 묵직한 성문(사진)이 서 있다. 그 문을 통과하면 드넓은 잔디밭과 바다가 펼쳐진다. 고성에서 흔히 만나는 바다이건만, 이곳에서 마주하는 풍광은 유독 시원하게 와닿는다. 입구의 성벽이 만들어낸 폐쇄감 덕분에 문을 지나 마주하는 개방감이 한층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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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길게 뻗은 카페 건물 앞으로 푸릇한 잔디밭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쪽빛 바다가 일렁인다. 수직선은 허용되지 않는, 오로지 수평선으로 완성되는 풍경이다. 수평선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안정감에 심적 평온함이 절로 따라온다. 잔디밭과 바다의 조합, 카페가 가진 공간적 장.을 한껏 누려보자. 실내 창가 좌석에 앉아 잔디 너머 바다를 ‘1열 직관’해도 좋고, 잔디밭에서 감성 피크닉을 즐겨도 좋겠다. 그늘막, 돗자리, 바구니, 캐리어로 구성된 피크닉 세트는 카페에서 유료로 대여 가능하다. 가족이나 일행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프라이빗한 오두막을 이용하면 된다.
주말에 방문하면 라이브 공연이나 요가 클래스도 즐길 수 있다. 잔디밭에서 일출, 일몰 시각에 맞춰 진행하는 요가 체험은 특별한 힐링을 선사한다. 만 5세 이상 참여 가능해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들기에도 제격이다.
유달산 초록 숲 사이 바다 풍경
목포 유달산장
이름만 산장이 아니다. 진짜 산속에 있다. 그리하여 차로 카페 문 앞까지 갈 수 없다. 무조건 가벼운 산행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힘든 여정은 아니니 걱정일랑 접어두자. 오르막길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는 코스로, 누구나 기꺼이 걸을 만하다.
유달산장은 딱 이름 그대로다. 목포의 상징과도 같은 유달산 자락에 자리하며,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던 옛 휴게소를 개조한 산장형 카페다. 예전 건물 뼈대는 살린 채 카페로 탈바꿈시켜 어딘가 친근하고, 어딘가 감성적이다. 동남아 휴양지를 떠올리게 하는 아담한 물길을 지나 카페에 들어서면 숲속에 폭 안기고 만다. 사방을 두른 통창 너머로 초록이 무성하다. 그 초록을 비집고 멀리 바다까지 내다보인다. 이곳에서 전망 다음으로 유명한 게 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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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인절미, 말차 등 종류가 다양하며, 차갑게 얼린 돌그릇에 담아내는 차림새가 단아하다. 빙수 외에도 각종 마실 거리와 산장에 어울리는 즉석 라면이나 호두과자, 토스트 같은 주전부리가 준비되어 있다.
유달산장을 찾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망 포인트가 있다. 카페 바로 앞 오포대. 예전에 포탄 없이 화약만 넣고 포를 쏘아 시민들에게 정오를 알리던 장소로, 지금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목포 시가지와 항구 풍경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는 명당이다.
저수지 따라 달달한 한때
안성 목적지나인
‘목적지에 다다르면 펼쳐지는 또 다른 아홉 가지 경험’을 콘셉트로 꾸민 카페다. 만수저수지를 끼고 자리한 카페는 내세운 모토처럼 다양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고 둥근 정원’ ‘물을 보며’ ‘숲이 보이는 방’ 등 여러 테마에 맞춘 섬세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실내에는 대형 원형 테이블이나 계단식 좌석, 아늑한 개별 좌식 공간을, 야외에는 저수지와 마주한 좌석부터 감성 오두막까지 다채롭게 마련했다. 개인 돗자리를 가져와 잔디밭에 나만의 자리를 꾸려도 된다.
음료와 디저트 라인업에도 신경 썼다. 안성 배나 포도 같은 지역 특산물을 테마로 개발한 메뉴가 눈길을 끈다. 특히 가을철 대표 과일인 배를 활용한 메뉴가 다채롭다. 배 모양을 똑 닮은 배 무스케이크를 비롯해 배찰빵, 배 우유 아이스크림, 꿀배향 밀크티 등이 있다. 달콤한 디저트로 배를 채운 후에는 저수지나 숲을 따라 산책을 즐겨보자. 배처럼 시원, 달달한 가을 한때가 완성된다.
인왕산 마주하며 도심 속 여유 만끽
서울 희작
서울 도심에도 가을과 산책을 제대로 즐길 만한 카페가 있다. 부암동 언덕배기에 자리한 희작이 그곳이다. 가을날 희작 나들이는 차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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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암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에서 희작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북악산 아래 호젓한 길을 사부작사부작 걷는 코스다. 서울인데 서울 같지 않은 여유를 맛보며 걷기 좋은 길이다. 산책 끝에 마주할 인왕산 뷰를 생각하면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희작은 이미 뷰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사진발에 속는 일도 흔한 시대지만, 이곳은 SNS에서 본 사진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실내, 야외 어디에 앉아도 인왕산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통창으로 햇살이 쏟아지는 실내 공간도 아늑하지만, 아직은 가을 기운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 자리가 좀 더 매력적이다. 따끈한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고 커피를 홀짝이며, 인왕산과 부암동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감상한다. 이 맛에 가을날 카페 여행을 멈출 수가 없다.
차의 온기 머금고 정원 산책
이천 티하우스에덴
알싸한 가을 공기가 커피보다 따뜻한 차 한잔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주저 없이 티하우스에덴으로 향한다.
향긋한 차와 더불어 가을이 넘실대는 정원과 온기가 일렁이는 온실까지 즐길 수 있으니, 더는 바랄 게 없다.
차 전문。답게 다즐링, 기문, 아삼처럼 단일 찻잎으로 우려내는 스트레이트 티를 기본으로, 꽃이나 과일 등을 가미한 블렌딩 티와 카페인 부담이 없는 허브티를 다양하게 구비했다. 우유로 부드러운 풍미를 더한 밀크티 종류도 여럿이다. 홍차의 단짝 친구인 스콘도 매일 구워낸다. 잘 우려낸 차 한 모금에 포실한 스콘 한 입 베어 물면, 마음마저 온화해진다.
싱그러움 가득한 유리온실 속 티타임만으로도 흡족한데, 문을 열고 나가면 1만1570㎡(약 3500평) 규모의 정원이 펼쳐진다. 차와 온실의 온기를 가득 머금은 채, 가을이 깊이 내려앉은 정원을 자박자박 걷는다. 차 한잔 값으로 누리는, 이 계절 최고의 호사다.
글·사진 김수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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