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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9 19:39 조회 3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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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9일은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었다. 일제강。기 시절인 1926년에 처음 열린 '가갸날' 기념식이 출발.이다. 한자나 다른 언어가 아닌 한글로 쓰고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만해 한용운은 1926년 동아일보에 쓴 시 <가갸날에 대하야>에서 "아아 가갸날. 참되고 어질고 아름다워요. (중략) 혀끝에서 물결이 솟고 붓 아래에 꽃이 피여요. (후략)"라며 한글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과 사랑을 표현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불멸의 시 <님의 침묵>을 쓴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여러 저술을 한데 모은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 전서』(학연문화사)가 최근 발행되었다. 우리 시문학사에 길이 남을 『님의 침묵』 간행 100주년을 맞아 만해아카이브연구소가 편찬한 총 10권의 대작이다. 여기에는 별책으로 각종 자료와 연구 성과를 모은 『만해 연구 총림』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발간된 영인본 전집에는 시(시조, 한시 포함), 잡지와 신문 기고문, 연재소설 등이 모두 실렸다. 시인이자, 승려, 독립운동가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문학, 불교, 민족운동, 언론, 출판 활동이 얼마나 다양하고 일관되게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결실이다.
교감영인(校勘影印)은 초간본 및 최초 발표 지면을 후대의 여러 판본과 대조하여 신뢰할 수 있는 원본을 촬영하여 싣는 출판 방식이다. 만해가 활동한 20세기 전반기는 순한문과 현토문(한문에 토를 단 문장), 국한문 혼용, 한글이 함께 쓰이던 시기였고, 여기에 일제강。기의 엄혹한 시대 환경 속에서의 검열과 활판 인쇄 방식 등 출판을 둘러싼 여러 어려운 여건이 텍스트 편집에도 영향을 미쳤던 때였다.
개화기 이후 초창기 연활자 인쇄 기술은 표준화되지 못했고 활자의 수급 또한 안정적이지 않았다. 활자 보유 상황이나 조판공의 숙련도, 한문 독해 능력에 따라 활자판을 짜는 식자(植字) 오류와 오식(誤植)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특히 국한문 혼용체 문장은 한글·한자·방。·구두。이 혼재되어 있어서 식자 과정에서 활자의 탈락, 오식, 전도, 중복 등의 오류 기능성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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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비용과 시간의 제약 속에서 교정 과정이 축소되거나 생략되는 경우도 많았다. 1910~1930년대 출판물의 상당수는 연활자본으로 간행되었으며 『조선불교유신론』, 『불교대전』, 『님의 침묵』 등도 이러한 근대 활판 인쇄 환경에서 출간되었다. 따라서 여러 판본 중 가장 정확한 원본을 영인하여 독자가 당시의 지면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 중요하다.
전체 10권 중 저술편에 해당하는 총 9권에는 만해가 생전에 발표 또는 간행한 저술을 시기와 저술 분야 등에 따라 수록하였다. 단행본, 연재소설, 시, 한시, 시조, 논설, 시평 등 문학과 사상 전반에 걸친 방대한 저술을 망라하였다. 또한 신문‧잡지에 실린 인터뷰, 좌담, 대담, 보도 기사 등에 이르기까지 만해의 생애와 활동을 보여주는 관련 자료도 풍부하게 수록하였다. 이를 통해 당대의 우뚝 선 사상가이자 실천가였던 만해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권별로 수록된 저술 내용을 보면 제1권은 『조선불교유신론』 등의 불교 논저, 제2~3권은 방대함과 깊이가 압권인 『불교대전』, 제5권은 『님의 침묵』을 비롯한 창작물, 제7권은 신문과 잡지에 실린 31편의 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935~1940년에 조선일보에 연재된 『흑풍』, 『박명』, 『삼국지』는 제8~9권에 실렸다. '소설가 한용운'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외의 목록일 수 있다.
단행본의 경우 초간본을 중심으로 표지부터 본문, 판권 등 책의 세부적 구성 요소를 충실하게 영인하였다. 아울러 각 책의 간행 경위와 판본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서지 사항을 제시하고, 주요 이판본의 본문을 대조하였다. 대조 과정에서 오자와 탈자, 문맥상 분명한 오류가 확인된 경우에는 해당 면의 하단에 교감주(校勘註)를 달아 밝혔다. 교감주로 설명하기 어렵거나 논의의 여지가 있는 사항은 별책의 이본 대조표에 따로 정리했다. 따라서 이 전집은 원전의 내용과 느낌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영인본이자, 판본의 차이를 검토하여 원전의 신뢰성을 높인 교감본의 성격을 함께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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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은 만해의 출생에서 입적에 이르는 생애 연보와 저술·발표 활동을 정리한 작품 연보를 비롯하여, 필적과 유묵, 생존 당시의 사진 자료, 저서와 잡지의 출판광고 등을 해설과 함께 수록하였다. 또한 작품별 교감 과정과 근거를 정리한 교감기, 주요 이본 대조표, 만해 관련 연구 단행본과 논문 목록 등을 연도별로 정리하여 수록하였다. 만해에 관한 단행본만 무려 166종, 연구 논문은 1,005편, 해외 논문 55편, 학술대회 및 언론‧출판 목록이 150쪽 이상이어서 만해가 후대에 미친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영인본은 대개 보존 목적의 자료집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전집은 독자 친화적인 편집과 디자인을 지향하여 원전을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가독성을 고려한 。이 특징적이다. 독자가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교감주와 서지정보, 장의 구분 등을 명확하게 달리하였다.
책을 발간한 만해아카이브연구소는 이번 전집(전서) 발행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원전의 원형 복원이다. 이름난 저작물일수록 후대의 재편집이나 번역 등에 의한 변형이 많은데, 이를 거슬러 올라가 첫 발표 지면을 중심으로 텍스트의 원형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만해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님의 침묵』에서도 재판본을 중심으로 삼은 후대의 판본들에서 동일한 오류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사례 등을 바로잡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초간본은 속표지와 머리말에 해당하는 「군말」을 적색 잉크로 인쇄하였으나 재판본은 흑색으로 인쇄하였다. 본문에서 '나의 運命의 가슴에서'가 '나의 運命의 슴에서'로 '가'자가 누락되었고, '도룽태'를 '도퉁태'로 표기하는 등 여러 오류가 발견되었다. 해방 후 출간된 『님의 沈默』 여러 판본들은 주로 재판본(1934, 회동서관)을 저본으로 삼았기에 동일한 오류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는 연구의 기본 텍스트를 구축한 .이다. 원전의 확정 없이는 심도 있는 연구와 완전한 번역 등 확장된 작업이 불가능하다. 한 글자 또는 한 문장의 차이가 해석과 이해를 바꿀 수 있으므로 '정본'을 통해 문학, 불교학, 근현대사, 출판문화사, 언론사 등 후속 연구의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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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새 자료와 연구 기반의 확장이다. 1910년 무렵의 '화장사 노전과 종루 증수 모연문', 1927년 경성방송국 강연 프로그램 등의 자료를 추가 발굴하는 한편, 별책에 연보와 교감기, 출판광고, 사진, 연구목록을 모두 모았다.
아울러, 원전의 영인은 시대성과 물질성 보존의 방법이라는 .도 빼놓을 수 없다. 활자의 형태와 조판 방식, 문장부호, 맞춤법과 띄어쓰기, 한글과 한자의 사용 방식 등은 당시의 출판문화와 언어 환경을 반영한다. 또한 저자가 사용한 어휘와 표기 습관, 교정의 흔적은 작품이 탄생한 시대의 현장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대 활자로 새롭게 조판한 전집에서는 이러한 단서나 정보가 대부분 사라진다. 반면 교감영인본은 책 자체가 지닌 역사성과 물질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보존함으로써 국문학과 불교학은 물론 국어학, 서지학, 출판문화사 연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학술적 활용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영인본 전집의 발행이 발표 당시의 언어로 된 만해의 저술 세계를 모으는 작업이었다면, 이제는 그 성과를 오늘의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현대어로 번역한 전집을 만드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만해아카이브연구소는 만해 탄신 150주년(2029년)을 목표로 현대어 번역본 『만해 용운당 전서』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에 발행된 것이 전문가와 연구자를 위한 '원전 만해 전집'이라면, 일반 대중 독자가 읽기에 좋은 가독성 높은 '만해 저술 전집'은 3년 뒤를 기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작업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떤 문장은 표기법을 바꾸고 단어 설명을 하면 되겠지만, 경우에 따라 원작의 뜻과 행간의 의미까지 살리면서 현재의 젊은 독자들에게 막힘없이 전달되도록 윤문과 번역을 오가는 난이도 높은 문장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집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방대한 작업의 선례도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한글로 가다듬은 만해의 저작과 정신이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기념사업 용도의 전집으로서만이 아니라, 독자들이 낱권으로 손쉽게 만나는 단행본으로서의 꾸밈새도 함께 고려되면 좋겠다.
물론 국어학,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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