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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 수장은 공석이고 수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사건 처리에 필수적인 전산망과 업무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지난 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출범시켰지만 새로운 체계가 아직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이 걸린 수사기관을 충분한 준비 없이 출범시킨 결과다. 검찰청 폐지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었다. 그만큼 제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을 면밀히 예측하고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에 매달려 검찰청 폐지를 서두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 가운데 1900명만 확보한 채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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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 인력의 3분의 1가량이 비어 있는 셈이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인 김지용 전 검사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에야 열린다. 이렇게 수사 지휘체계조차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 접수와 배당이 시작되면서 우려했던 수사 공백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10일 9일간 중수청에 총 459건의 사건을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 8일 기준 중수청에서 경찰청에 이첩을 요구하거나 실제로 중수청으로 이첩이 이뤄진 사건은 0건으로 집계됐다. 고소·고발 건 역시 비슷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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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기준 중수청에 접수된 고소·고발 건은 총 82건으로 집계됐으나 본격적인 수사 착수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권한 남용을 막겠다는 개혁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개혁의 성패는 검찰청 간판을 내렸느냐가 아니라 범죄 대응 역량과 국민의 권익을 얼마나 강화했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수사 인력과 지휘 체계가 불안정하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부실 수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에 돌아간다. 정부와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라는 정치적 성과에 만족할 때가 아니다. 수사 공백을 최소화할 보완책이 화급하다. 인력 충원과 전산망 정비를 서두르고 수사기관 간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검찰 개혁의 목적은 검찰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형사사법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국민의 안전보다 정치적 명분을 앞세운 개혁이라면 그 자체로 실패한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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