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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독회는 유난히 뜨거웠다. 7월 출간작 세 편을 놓고 심사위원들이 끝까지 고심했다. 한 작품이 고른 지지를 받은 가운데 다른 두 작품에 대한 의견이 반으로 갈렸다. 심사위원들은 긴 토론 끝에 두 작품을 골랐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정명교·구효서·이승우·김인숙·김동식)는 최근 서울 종로구 운니동 ‘송죽헌’에서 9월 월례 독회를 열었다. 박형서 장편소설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와 임현 소설집 ‘행복한 소설가’가 본심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을 고민에 빠뜨린 다른 한 작품은 김화진의 ‘텅 빈 마음 가진 채로’였다.
이야기꾼 박형서가 13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는 기이한 회복력을 지닌 주인공 ‘박복대’ 이야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만 보면 두들겨 패고 싶어 한다. 1930년대 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 전쟁을 겪고, 1980년 5월 광주를 거쳐, 삼청교육대와 형제복지원에 끌려가기에 이른다.
이승우 위원은 “불행의 희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생길 수 있다”고 했지만, 김동식 위원은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폭력의 관.에서 재구성하고, 한 사람의 삶에 드리워져 있는 폭력의 고고학을 가시화하고자 하는, 무서울 정도로 집요한 작가의 문제의식”이라고 평했다. 정명교 위원은 이를 “수난과 생존을 효율적으로 결합시킨 축약”이라고 했다.
임현의 ‘행복한 소설가’엔 단편 여덟 편이 실렸다. 표제작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소설가 ‘나’. 그는 좀처럼 소설을 쓰지 못한다. “고작 일인칭 대명사일 뿐”인 ‘나’에 골몰하는 소설가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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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효서 위원은 “임현은 분열하는 자아를 복원하거나 추스르려 하지 않고 ‘내가 아닌 평범하고 무수한 또 다른 나’를 지켜보는 것에 대해 쓴다”고 했다. 정명교 위원은 이를 “왜소해지고 무의미해진 현대인”에 빗대 “임현의 글쓰기는 그 마모의 과정을 바투 붙어 추적”하며 “개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주목하게 한다”고 했다.
잔잔한 수면 아래에서 요동치는 감정을 다루는 작가는 대답 대신 질문을 던진다. 김인숙 위원은 “‘용서’와 ‘사과’가 임현의 문장과 서사 속에 스며 있다”며 “이는 근본적 어긋남에 대한 질문”이라고 했다.
이로써 올해 본심 후보작은 총 18편으로 추려졌다. 최종심에 오를 네 작품은 다음 달 발표한다. 심사평 전문은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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