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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종희 총회장) 교단 내 반동성애 단체의 공세에 개별 교회와 목회자가 홀로 맞서는 구조를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향린교회 성평등부는 11월 1일 향린교회에서 초청 토론회 '하느님은 사랑하지만 동성애는 반대한다면-퀴어를 반대하는 교회들에게 복음의 길을 묻다'를 열었다.
발제는 한문덕 목사(향린교회), 자캐오 신부(길찾는교회),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큐앤에이), 김하나 목사(사회적돌봄센터 봄돌)가 맡았다. 이들은 반동성애 단체가 겨냥하는 것이 성소수자 문제 자체가 아니라 교단의 제도와 정체성이라며,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교회들이 서로 연결되고 교단 정치에도 관여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는 기장 '동성애·동성혼반대대책위원회'(동반대)에 대응하려고 기획됐다. 동반대는 기장 소속 목사·장로들이 만든 단체로, 교단 공식 기구는 아니다. 총회에 퀴어 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라고 요구하며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향린교회를 두고 "기장 헌법에 어긋난 길로 가는 교회"라고 공격했다.
한문덕 목사는 한국 개신교가 반공주의, 이슬람·난민 반대처럼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져 왔고, 성소수자를 표적으로 삼는 것도 같은 방식이라고 했다. 공포를 퍼뜨려 신학교 인사, 목회자 청빙, 총회 인준, 교단 행사 강사 선정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목사는 동성애 반대 세력이 "사소한 사실 하나를 찍고 극단적 결론을 내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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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든 예는 이렇다. 향린교회 출신 목사 세 명이 같은 시기 교단 행사 강사로 초청되자, 동반대는 이들이 기장을 퀴어 신학으로 "말아먹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한 목사가 신학대학원 수련회 강연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교회 쉼터에 성중립 방을 만들었다고 한마디 하자, 동반대는 그날 수련회가 "퀴어 신학으로 도배됐다"고 했다.
한 목사는 동반대의 신학적 바탕인 성서문자주의가 실제로는 선택적이라고 지적했다. 문자 그대로라면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고 일부다처제와 노예제도도 인정해야 하지만, 동반대는 그런 대목은 택하지 않는다. 그는 김재준 목사의 성서 해석이 문제가 되어 1953년 갈라져 나온 기장의 정체성을 동반대가 "오히려 뒤집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 목사는 동반대가 폭력에 관한 이야기인 소돔과 고모라를 오늘날 성적 지향 문제로 끌어온다며 "궁극적으로 한국 개신교 전체가 성서를 읽는 바른 눈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걸 분별할 눈이 없을 때, 그런가 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운동할 때 저들은 권력을 조직했다"
이동환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김정석 감독회장) 사례를 짚었다. 감리회는 2015년 동성애에 찬성하거나 동조하면 정직·면직·출교에 처한다는 조항을 재판법에 넣었다. 이 목사는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 축복식 집례를 이유로 2020년 정직 2년, 2023년 출교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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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퀴어문화축제 축복식에 참여한 감리회 목사 4명도 출교됐다. 이 가운데 복직 후 은퇴한 남재영 목사는 최근 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참여를 이유로 다시 고발됐다.
이 목사는 가장 뼈아픈 지.으로 교단 정치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운동을 하고 있었다면, 저들은 권력을 조직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교단 정치가 진흙탕 같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운동하는 사람이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방치한 자리에 반동성애 쪽 사람들이 (교단에)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 안건과 정책, 교단 주요 보직에 누가 진출하는지 지켜보며, 다른 의제와도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반동성애 세력은 여성신학과 생태신학까지 문제 삼으며 교단 경계를 넘어 움직이지만, 이 목사가 재판을 받을 때 여성·생태·노동 운동을 하는 이들은 마음으로만 응원했다. 이 목사는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거나 연대를 미루다 보면, 언젠가 내 차례가 왔을 때 함께해 줄 사람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재판 기간에 신학생들에게서 많은 연락을 받았다. 교단의 재판에 절망했지만 누군가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에서 위로를 얻었다는 이야기였다. 이 목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성소수자 지지 운동,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
고 임보라 목사의 첫 목사수련생인 김하나 목사는 성소수자 환대 목회가 '특수 목회'로 불리며 몇몇 교회의 몫으로 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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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이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며, 누가 오더라도 존재를 숨기지 않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무지개 깃발 걸어 둔다고 끝나지 않는다. 성소수자가 우리 교회의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되는 것이 가능한 교회인지를 묻고 살피는 것이 훨씬 더 퀴어 프렌들리한 교회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목회자에게 기장이 다른 교단보다 아직 안전한 편이지만, 그 안전은 고르지 않다며 "서울노회를 벗어나면 향린교회에서 배운 목회를 이어 가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기장 전체의 공동의 책임"이라며, 연대하는 교회와 목회자를 잇는 관계망과 함께 대응할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행사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명단에 오르고 청빙에서 배제되는 현실이 있는 만큼, 정보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자캐오 신부는 성소수자 지지 운동이 특정 교회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낯선 이들에게 다가가는 수고를 강조했다. "우리의 운동과 언어, 실천이 낯설고 어려운 분들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다가가고 만나고자 하는 도전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은 갈등의 하나님"이라며, 운동 안의 어긋남과 긴장을 서로 듣고 배우는 기회로 삼자고 했다. 그는 "무지갯빛 울퉁불퉁한 평화와 갈등 전환의 길, 그 부대끼고 쉽지 않으며, 그렇기에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길일 수밖에 없는 그 길로 당신을 초대한다"라고 했다.
엄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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