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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10-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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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뮤어트레일' 산길은 아름다웠지만 만만치 않았다. 아일랜드 패스와 도나휴 패스를 지나면서 거대한 바위로 둘러싼 산속에 갇힌 듯한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앞에는 3000m가 넘는 산이 가로막고 있었다. "탈출할 수 있을까? 탈출하기 위해서는 저 산을 넘어야 하는데 어떻게 넘어가지?" 불안감에 사로잡혀 걷다 보면 길은 어느새 산 능선을 향해 지그재그로 올라가고 있었다. 도나휴 패스는 해발 3420m. 하얀 돌무더기 사이에 길이 숨어 있었다. 오르고 또 오르며 결국 이곳에 도착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하나가 아니었다. 비는 또 내렸다. 투알로미 메도우로 향하는 길은 금세 작은 강이 됐다. 이곳은 물을 머금고도 단단하게 땅을 지키고 있었다. 지나가는 하이커들이 입고 있는 흰색 판초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문명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판초를 사야지. 따뜻한 옷도 사고, 배낭 커버도 사야지." 비를 맞으며 한 시간 넘게 걸어 투알로미 메도우 야영장에 도착했다. 마침내 보급팀을 만났다. 차 안에는 히터가 켜져 있었다. 한참 있어도 몸속에 스며든 냉기가 쉽게 빠지지 않았다. 따뜻한 떡라면을 먹고 나서야 조금 살 것 같았다. 요세미티국립공원의 매력적인 석양과 별 다음 날 요세미티 방향으로 다시 길을 걸었다.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숲을 지나고, 쓰러진 나무를 넘고 돌아가며 걷다 보니 하프돔 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요세미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리틀요세미티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웠다.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는 밤이었다. 모닥불 곁에서 별과 석양을 바라보았다. 요세미티의 밤은 매력적이었다. 아침에는 엘캐피탄과 하프돔을 바라보며 길을 나섰다. 네바다 폭포의 물소리가 계곡을 울렸다. 버날 폭포 물줄기도 시원스럽게 쏟아졌다. 요세미티에는 하늘을 향해 길게 뻗은 삼나무가 있고, 이끼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학생들, 가족, 친구, 연인, 부부, 혼자 온 사람들까지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게임렌드릴게임 . 집채만 한 배낭을 메고 내려오는 우리를 바라보며 재미있다는 듯 웃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보급팀이 햄버거를 준비해 주었다. 고된 여정 때문인지 따뜻하고 커다란 햄버거는 꿀맛이었다. 모처럼 접한 문명의 맛은 기억 속에 오래 남았다. 요세미티국립공원에 있는 샤워장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했다. 며칠 만에 따뜻한 물이 몸에 닿았다.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았다. 비와 우박에 고생한 터라, 요세미티국립공원 내에 있는 등산 장비.에서 요세미티 로고가 적힌 후드티와 판초를 샀다. 그동안 여정을 함께한 일행이 더 이상 걷지 못하고 일정을 포기했다. 10일을 함께 걸었던 우리 조의 동료였다. 아쉽고 안타까웠다. 산에서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한계가 찾아온다. 요세미티에서 휴식을 마친 뒤 맘모스 레이크의 콜드워터 캠핑장으로 돌아갔다. 나흘간 장비를 .검하고 휴식을 취했다. 김치와 반찬, 압력솥에 지은 밥, 고기까지 먹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을 먹었다. 몸도 마음도 든든해졌다. 맘모스 시내에서는 필요한 장비를 보충했다. 두꺼운 티셔츠와 스키 바지, 바람막이 신발과 물통을 샀다. 문명으로 돌아온 김에 응원해 주는 지인들에게 안부도 전했다. 무거운 배낭에 깊어져 가는 고통의 여정 여정 속에 9월을 맞았다. 이제 존뮤어트레일의 남진이 시작됐다. 휘트니산까지 남은 길은 더 높고 험했다. 보급팀 차량도 없다. 휘트니 포털까지 필요한 물품을 배낭에 넣어야만 했다. 배낭을 단단히 고쳐 맸다. 이전에 왔던 덕 패스를 다시 만났다. 처음에는 요세미티를 향해 북쪽으로 걸었지만, 이제는 휘트니산을 향해 남쪽으로 간다. 같은 산길인데 방향이 바뀌니 풍경도 다르게 보였다. 버지니아 레이크 주변에서 야영을 했다. 나흘치 공동 식량이 곰 통에 있다. 파칭코릴게임 침낭과 담요, 두꺼운 옷, 판초, 고어텍스 바지, 장갑, 슬리퍼, 태양광 배터리와 또 다른 보조 배터리, 정수기, 간식과 식량까지 모두 넣었다. "이걸 휘트니산까지 어떻게 메고 가지?" 고민이 한없이 밀려왔지만, 어깨에 메고 가는 방법 외에 딱히 요행수는 없었다. 배낭은 。. 몸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몸의 일부가 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허리와 골반에 생긴 상처 탓에 고통은 。。 깊어져 갔다. 약을 바르고 견뎠다. 그때 일행 중 한 명이 배낭 벨트에 덧댈 수 있는 장비를 빌려줬다. 작은 도움 하나가 큰 힘이 되었다. 존뮤어트레일을 걷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난다. 미국 여성 세 명을 만나기도 했고, 이탈리아에서 온 하이커도 만났다. 서로 전혀 모르는 이들이지만, 길에서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좋은 아침!" 짧은 인사 하나가 힘이 됐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풍경은 더 거칠어졌다. 셀던 패스를 지나고, 계곡을 건너고, 호수를 만났다. 마리 레이크는 건너편 큰 산이 호수에 비쳤다. 숲이 있고 송어가 헤엄치는 모습도 보였다. 아주 작은 야생화는 메도우와 하나가 돼 눈에 띄지 않게 자라고 있었다. 일행 한 명은 맘모스 레이크 시내에서 낚시 허가를 받고 준비한 낚싯대로 송어 두 마리를 잡았다가 다시 놓아주었다. 이 길에서는 어느 하나 같은 풍경이 없었다. 어느 날 밤에는 달이 휘영청 밝았다. 달빛 때문에 별이 오히려 작아 보일 정도였다. 추위와 고도로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 새벽 두 시에 텐트 밖으로 나왔다.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문명에서 멀리 떨어진 곳. 달과 별, 계곡의 물소리만 있는 밤이었다. 그런 밤을 보내며 문뜩 생각했다. '왜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하지만 아침이 되면 잠시의 푸념은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배낭을 꾸렸다. 그리고 무작정 걸었다. 한 시간 걷고 쉬고, 다시 걷고 또 쉬었다. 크릭에서 물을 떠 정수하고, 그늘에서 간식을 먹었다.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을 내려갔다 카카오야마토 . 때로는 나무다리를 건넜고, 때로는 계곡을 건넜다. 길마다 느낌이 달랐다. 그러다 아스펜(자작나무와 비슷)이 빛나는 내리막길을 끝없이 내려와 마침내 뮤어 랜치에 도착했다. 고도를 1000m 가까이 낮추고 만난 보급품이 있는 곳이었다. 고단한 여정 속 라면과 김치 특별식의 행복 나흘 만에 만나는 식량이었다. 특별식이 기다렸다. 라면에 스팸과 소시지를 넣고 김치, 참치, 깻잎, 멸치까지 곁들였다. 거친 고통의 여정 속에서 진수성찬이나 다름없었다. 산에서 먹는 한 끼는 평소의 열 끼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뮤어 랜치에는 필요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기부 공간도 있었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옷이나 간식, 등산용품을 놔두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는 곳이었다. 견과류 한 봉지를 가져왔다. 계곡을 건너 자연온천으로 갔다. 유황 냄새 나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며 잠시 쉬었다. 그런데 온천물 위로 뱀이 지나가는 순간을 목격하고 기겁했다. 얼른 밖으로 나왔다. 산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끊임없이 생긴다.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뮤어 랜치에서 다시 6박 7일치 공동 식량을 받았다. 배낭은 이번 존뮤어트레일에서 가장 무거워졌다. 거의 23㎏에 이르는 배낭을 짊어지고 다시 길에 섰다. 에볼루션 크릭을 따라 올라가며 계곡을 건넜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이 깊은 곳을 피해 한 발 한 발 건넜다. 심한 오르막길에 심신이 지쳐갔다. 그래도 주변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거대한 산과 숲, 깊은 계곡이 이어졌다. 고도를 높일수록 숨이 차올랐다. 문득 나이를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오르막길과 비슷했다. 힘이 든다. 어느 순간 정상에 올라 평탄한 길을 만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금의 내 나이에 맞는 길도 있구나'. 산길은 삶과 닮았다. 오르막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내리막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작은 도움은 때로 지친 몸보다 먼저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정재은 한국산악회 경남지부 명예지부장 9pt;">바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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