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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고대 로마인들은 온도 조절 장치도, 발효 과정을 분석할 과학 기술도 없었지만 포도즙을 와인으로 만드는 기술은 놀라울 만큼 정교했다. 커다란 토기 항아리를 땅속에 묻어 발효 온도를 조절하고, 항아리 내부에 송진을 발라 와인이 스며드는 것을 막았다. 오랜 경험과 관찰을 통해 터득한 지혜였다. 로마인들이 와인 양조에 사용한 대표적인 도구는 ‘돌리움(Dolium)’이라고 불리는 대형 토기 항아리다. 수확한 포도를 발로 밟거나 압착기로 으깬 뒤 포도즙을 항아리에 넣어 발효했다. 로마인들은 발효 과정에서 온도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경험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발효가 진행되면 열이 발생하는데,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와인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은 항아리의 상당 부분을 땅속에 묻어 외부 기온 변화의 영향을 줄였다. 흙이 급격한 온도 변화를 완화하는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항아리 안쪽에는 소나무 송진에서 얻은 수지성 물질을 발라 액체가 스며드는 것을 막고 보존성을 높이기도 했다. 별도의 기계 장치 없이 주변 환경과 재료의 특성을 활용해 와인을 생산한 셈이다. 이러한 기술은 현대 과학을 통해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2024년 벨기에 겐트대학교와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로마 시대 토기 항아리의 형태와 재질, 내부 처리 방식이 와인의 발효와 숙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당시 와인이 향신료나 견과류 등을 연상시키는 복합적인 풍미를 지녔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로마 시대의 토기 발효 기술은 제국의 지배를 받았던 이베리아반도에도 전해졌다 릴천지릴게임 . 특히 포르투갈 남부 알렌테주(Alentejo) 지역에서는 로마 시대에 뿌리를 둔 양조 방식이 세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대형 토기 항아리를 ‘탈랴(Talha)’라고 부른다. 알렌테주에서는 항아리를 땅속에 묻는 대신 지상에 세워 사용하는 전통이 발달했다.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해 항아리 외부에 물을 뿌리고, 포도 껍질이 위로 떠오르면 나무 막대로 저어 다시 포도즙과 섞는다. 발효가 끝나면 바닥에 가라앉은 포도 찌꺼기를 자연적인 여과층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통을 현대 와인 생산에 접목하고 있는 곳이 포르투갈의 와인 기업 ‘조제 마리아 다 폰세카(José Maria da Fonseca)’다. 1834년 설립된 포르투갈의 유서 깊은 가족 경영 와인 기업이다. 창립자 조제 마리아 다 폰세카는 새로운 양조 기술과 병입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1857년에는 양조 시설의 현대성과 효율성을 인정받아 포르투갈 국왕 페드루 5세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이 회사는 1986년 알렌테주 지역의 ‘조제 드 쏘자 호자두 페르난드스(José de Sousa Rosado Fernandes)’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로마 시대부터 이어진 토기 발효 전통을 보존하고 있던 곳이다. 현재 조제 드 쏘자 와이너리에는 114개의 대형 토기 항아리가 남아 있다. 오래된 양조 시설에는 포도를 발로 밟아 으깨는 전통 설비도 보존돼 있다. 현대식 양조 시설에는 스테인리스 발효조 44개가 마련돼 있어 전통 방식과 현대 기술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 바다이야기게임방법 . 대표 와인인 ‘조제 드 쏘자(José de Sousa)’와 상위급 와인인 ‘조제 드 쏘자 마요르(José de Sousa Mayor)’에는 토기 항아리 발효 방식이 일부 적용된다. 특히 마요르는 포도를 발로 밟아 으깬 뒤 전통적인 도구로 줄기를 분리하고, 포도즙과 껍질, 일부 줄기를 토기 항아리에 넣어 발효한다. ‘푸로 탈랴(Puro Talha)’라는 와인은 포도즙을 100% 토기 항아리에서 발효하는 방식으로 고대 양조 전통을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조제 드 쏘자의 모든 와인이 토기 항아리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도나 줄리에타 리제르바(Dona Julieta Reserva)’는 전통적인 토기 발효 대신 현대적인 스테인리스 발효조를 활용한다. 스테인리스 발효조는 온도를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고, 발효 과정에서 외부 환경의 영향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스테인리스 발효조에서 28도로 발효한 뒤 새 프렌치 오크통과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한다. 도나 줄리에타 리제르바는 포르투갈 알렌테주 지역에서 재배한 아라고네스, 트린카데이라, 시라, 알리칸테 부셰 등 네 가지 포도 품종을 블렌딩해 만든다. 2020년 빈티지 기준 품종 비율은 아라고네스 32%, 트린카데이라 28%, 시라 25%, 알리칸테 부셰 15%다. 루비색을 띠며 감초와 미네랄을 연상시키는 향이 특징이다. 입안에서는 오크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둥글고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한 타닌이 느껴진다. 붉은 육류 요리나 치즈와 잘 어울린다. 도나 줄리에타 리제르바는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 구대륙 레드 와인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내 수입사는 올빈와인이다. 이다릴게임 릴천지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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