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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개최한 좌담회에서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저는 개인적으로 동맹은 우리에게 축복이 아닌 저주라고 본다"며 "동맹하는 한 우리는 안보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미국이 한국을 중국 견제를 위한 최전방 기지로 인식하고 있다며 미·중 패권 경쟁에 연루될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20∼30년을 본다면 (한미동맹이) 축복이 아니고 저주가 될 수도 있다"며 집단방위 체제인 동맹에서 집단안전보장 체제와 새로운 안보 공동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송민순 제34대 외교부 장관은 "동맹은 축복도 저주도 아닌 현실"이라며 동맹의 틀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응해 한국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을 통한 핵 잠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일본과 독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핵 국가인가"라고 반문하며 핵무기를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핵 잠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정인 교수는 "차라리 우리는 원자력의 평화적·상업적 이용만 한다고 계속 강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지키겠다고 얘기해야 한다"며 "핵 잠재력을 자꾸 캠페인처럼 하고 다니니까 국제적 상황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도 핵 잠재력 확보론에 대해 "실현 가능한 것이냐, 과연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상당히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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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장관은 재차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갖추면 (핵 잠재력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며 "30평짜리 아파트는 있는데 땅 지분은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와 똑같다"고 맞섰다.
윤영관 제32대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주의적 외교에 대응해 조선·반도체·원전·배터리·방산 등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협상 카드로 활용, 미국의 안보 공약과 원자력 협력 등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놓고도 원로들 사이에 견해차가 드러났다.
문정인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대화를 통해 전략적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부담이 클 것이라고 봤다.
또 미국의 구체적인 상응 조치나 사전 협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며 "명분은 있어 보이는데 실리와 절차적 측면에서 상당히 어렵게 보인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 역시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야 할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 말고는 별로 없다고 본다"며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낮은 관심과 실질적인 합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다만 두 정상이 실질적인 합의보다 정치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만날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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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달중 교수는 송 전 장관의 전망에 대해 "저는 관심이 대단히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노벨평화상에 대한 집착이 엄청 강한 사람 아니냐.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북미 대화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남북 간 긴장도 완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미국과 북한에는 좋을 수 있지만 한국에는 나쁜 최종 결과물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는 협상 상대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문정인 교수와 장달중 교수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교수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역지사지하고 공감하면 된다"며 북한의 체제 붕괴 우려를 이해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 교수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건 좋지만, 그동안 협정 사항을 다 어긴 게 북한 아니냐"며 북한과의 신뢰 구축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 교수는 "북한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며 미국도 북핵 협상 과정에서 합의를 어겼다는 주장이 있다고 반박했다.
장 교수는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에 따라 국제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얄타 체제'나 '애치슨 라인'이 등장할 수 있다며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전쟁 종식 문제를 논의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이런 현상이 한국에 나타날 가능성이 너무 커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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