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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적 실험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 현장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AI가 만든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음원차트 3위까지 오르고, AI로 제작한 가상 인물과 배경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공중파 TV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제작 현장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며 유명 감독들이 이를 활용한 단편영화 등을 만들고 있다. 비용과 시간 절감이라는 장.의 이면에는 기존 창작물의 무단 학습과 저작권 침해, 일자리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다. AI가 바꾸고 있는 콘텐츠 산업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악이 굵직한 히트곡들을 제치고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머무르’의 노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국내 음원 사이트 멜론 톱 100 차트에 이달 초 진입한 데 이어 최고 3위까지 올랐다가 15일 4위를 기록했다. “기계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좋지만 AI 음원이라 듣기 꺼려진다”는 의견도 있다. AI로 만든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곡이 되면서 음악 제작 방식과 저작권, 수익 정산을 둘러싼 질문도 현실의 과제가 됐다.
머무르의 곡을 제작한 ‘글로리웨이브’(이용석·최성혁)는 10여 년간 길구봉구, 황치열 등 가수들과 작업해 온 작사·작곡 팀이다. 이들은 지난 8일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AI의 기술적 한계가 있는 만큼 AI 음악이 음악제작 과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이제는 음악을 만드는 기술보다 어떤 음악을 만들지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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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는 기존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기존에는 가수와 소속사의 요구에 맞춰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머무르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방향을 정한다. 과거에는 머릿속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구현하려면 편곡과 연주자 섭외, 가이드 보컬 녹음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제는 AI를 활용해 다양한 멜로디와 편곡을 빠르게 시도하고, 예상하지 못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AI가 모든 작업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부분만 정교하게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 구간의 멜로디나 편곡을 바꾸려고 다시 생성하면 앞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까지 달라질 수 있다. 글로리웨이브는 결과물을 기존 제작 프로그램으로 가져와 멜로디를 직접 다시 부르거나 구성을 수정한 뒤, 다시 AI에 넣기도 한다. AI와 기존 제작 방식을 오가며 단。을 보완한다.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AI 음원 제작 프로그램 ‘SUNO’(수노)에 명령어를 입력해 제작한 곡이다. 가사는 인간이 직접 썼지만 기본적인 작곡과 가창은 AI가 했다. 명령어를 통해 여러 차례 수정하고 소스를 덧대 완성도를 높였다. 작곡가로서 꿈을 고민하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한 이 곡은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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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몰랐던 고민들이…나를 짓누르네요”와 같은 공감할 만한 가사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글로리웨이브도 처음부터 AI를 반긴 것은 아니다. 이들은 “처음 수노를 접했을 때는 장난감에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 겨울 다시 사용했을 때는 달라진 수준에 놀랐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음악을 공부하고 일해온 자신들의 노력이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에 한동안 작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고민했지만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면 빨리 이해하고 직접 사용해보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I를 이용해 만드는 음악의 비율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감사원이 음악저작권협회 관리대상 곡을 분석한 결과, 표본의 60%가 AI를 활용해 작곡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음원 스트리밍 업체 디저는 AI 생성곡을 별도로 집계하는데, 디저에 하루 올라오는 AI 생성곡은 지난해 1월 1만곡으로 10%에 해당됐지만 올해 1월에 6만곡(약 39%)으로 늘었고, 6월에는 약 9만곡으로 처음 절반을 넘었다.
이런 가운데 AI 음원의 저작권과 정산 문제는 제도적 공백 상태에 있다. 곡이 음원차트 상위에 올랐지만 글로리웨이브는 현재 머무르의 곡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 등록하지 않아 일반적인 작사·작곡·편곡 저작권료는 받고 있지 않다. 음원 유통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유통사를 통해 정산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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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신지영 실장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AI 활용 음악 신탁기준 토론회에서 “음원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저작권료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정산 기준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멜론 측에 따르면 현재 AI 음원으로 발생한 수익금 중 저작권료 부분은 미 정산금 형태로 남아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8월 인간 창작자가 작사·작곡·편곡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AI 활용 음악을 신탁 등록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발표했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철회했다. 글로리웨이브는 “사람이 창작한 부분과 AI로 생성한 부분을 구분해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선 AI가 기존 음악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을 침해했는지를 둘러싼 분쟁도 이어지고 있어 정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소니뮤직 등이 AI 음악 생성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학습에 사용된 음원의 권리 문제를 다투고 있다. AI 생성물과 특정 원곡 사이의 관계를 입증하고,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일도 기술적·법적 쟁。으로 남아 있다.
글로리웨이브는 AI를 활용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인간 연주자나 보컬과 협업하는 등 기존 제작 방식과 AI를 결합하는 작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도구는 변해도 이야기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내 귀에 AI···카페 。령한 ‘딸깍 음악’, 저작권 논의는 꾸물꾸물
https://www.khan.co.kr/articl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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