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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09-17 12:58 조회 509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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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를 사 먹였다. 선물도 보냈다. 배우 박정민(39)이 서현진, 고아성 등 동료 배우 10여 명을 섭외한 방식은 지극정성이었다. 그들에게 부탁한 건 각자 30분 남짓의 목소리. 성해나 작가(32)의 신작 장편소설 ‘일일 반출록’을 오디오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성 작가는 지난해 3월 소설집 ‘혼모노’(창비)를 출간했고, 지금까지 40만 부 넘게 팔렸다. 당시 박정민은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란 추천사를 썼다. 그리고 이제 그가 대표인 출판사 ‘무제’가 성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다. 15일 서울 마포구 무제 사무실에서 박 대표와 성 작가를 만났다. 두 사람이 언론 인터뷰에 함께 응한 건 처음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재작년 여름, 성 작가의 작품을 읽은 박 대표가 먼저 연락했다고. 처음 출판사 사무실을 찾았던 성 작가는 “텅 비어 있어서, 박 배우가 아니었으면 취업 사기인가 싶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출판에 진심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휴대전화에 ‘박정민 대표’라고 저장했다”고 했다.
● 배우 인맥 동원한 출판사 대표
성 작가의 신작은 무제의 ‘듣는 소설’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통상 종이책이 나온 뒤 오디오북을 제작하지만, ‘듣는 소설’은 처음부터 오디오북을 염두에 둔다. 박 대표가 2019년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을 낼 무렵 아버지가 시력을 잃으면서, 시각장애인에게도 책을 전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지난해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가 시리즈 첫 권이다.
소설을 낭독할 배우 섭외는 박 대표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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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권도 배우 21명이 재능기부를 했는데, 이번 책엔 모두 새로운 배우들이 참여한다. 시리즈를 위해서라도 인맥 관리가 중요할 터. 박 대표는 “작품 들어갈 때마다 동료들한테 잘하고 있다”며 웃었다.
신간은 이달 말 국립장애인도서관과 지역복지관에 오디오북으로 무료 배포된다. 시각장애인 독자들이 한 달 남짓 먼저 작품을 접한 뒤, 다음 달 말부터 오디오북과 종이책을 판매할 예정이다. 시각장애인 독자를 위한 북토크, 오디오북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활용한 뮤직비디오도 만들 계획이다.
“다른 데선 쉽사리 시도할 수 없는 것들을 저는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배우가 인지도를 활용해 출판사를 하는 게) 예전엔 ‘반칙’이라 생각해 사렸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해보자’란 마음으로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습니다.”
● “오해하지 않으려 소설 쓴다”
‘일일 반출록’은 은퇴한 교도관이 수용자들의 유류품을 정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오래 묵힌 물건과 물건에 얽힌 사연을 비워내고 다시 채워가는 과정이 묵묵하게 그려진다.
주인공은 중년 남성. 성 작가는 자신과 다른 세대의 이야기를 꾸준히 써왔다. 등단작 ‘오즈’에선 할머니를, ‘OK, Boomer’와 ‘혼모노’ 등에선 중년 남성이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
“사람마다 가장 어려워하는 성별이나 나이대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50, 60대 남성이 그래요. 이해하기 쉽지 않아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생기는 거죠.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 오독일지언정 그 마음을 소설을 쓰면서 읽어보려고 하는 겁니다.”
글을 쓴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세대 간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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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딸이 함께 북토크에 와 두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써줬을 때처럼.
“세대의 문제를 계속 써왔던 것도 이런 공존이나 연대 때문인데, 이들이 책 바깥에서 이런 걸 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한 식탁에 앉아 책 얘기를 나누고. 이게 제가 가장 원했던 풍경인데, 감사하죠.”
● “바보 같은 믿음 지켜가길”
‘혼모노’ 추천사로 화제를 모았던 박 대표는 “순문학과 넷플릭스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 시대의 이상한 오류”라며 “어차피 다 사람들 재밌으라고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책에 관심을 가졌을까.
“냄새 빼고는 구현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그런 시대에 글자만 보고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게 오히려 더 흥미롭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다 보여주잖아요. 근데 책은 그 모양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내 거’란 느낌이 더 강해요. 남들하고 똑같은 걸 본 게 아니라 나만의 어떤 걸 본 것 같은 느낌.”
출판계 ‘생태계 교란종’이란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박 대표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도이지,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에 성 작가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설을 만들고 싶다는 게 헛된 이상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상을 믿는 사람이 문학을 해야 한다”고 말을 받았다.
“지난해는 제가 너무 몰라서 날뛰었다 싶어요. 올해 직원들이 들어와서 많이 공부하는 와중이죠.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아예 모르고 시작한 사람이니까 저는 ‘바보’죠.”(박 대표)
“그 바보 같은 믿음이 지켜졌으면 좋겠어요.”(성 작가)
“네. 그래도 지식은 좀 있는 바보가 돼야죠, 하하.”(박 대표)
오즈’에선 할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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