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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명
Southern Bluefin Tuna Cases (남방참다랑어 사건)
당사자
뉴질랜드·호주(청구국) ↔ 일본(피청구국)
경과
1999. 7. 15. 유엔해양법협약 부속서 Ⅶ 중재 제기 → 1999. 8. 27.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잠정조치 명령 → 2000. 8. 4. 중재재판소, 관할권 없음 판정(4대 1)·잠정조치 취소(전원일치)
식용으로는 한 마리도 팔지 못했다
2025년 7월 8일, 경북 영덕 강구면 앞바다 정치망에 참다랑어가 걸렸다. 무게 30~150kg짜리 1,300마리였다. 참다랑어가 잘 잡히지 않는 곳인데, 기후 변화로 회유 경로가 바뀐 결과였다. 이 1,300마리는 식용으로 한 마리도 팔리지 못했다. 그해 영덕 쿼터는 47.28t, 7월 6일까지 37.59t이 잡혀 남은 여유가 9.69t이었는데 그날 하루에 61.6t이 들어온 것이다. 정치망은 길목에 그물을 쳐두고 지나가는 고기를 받는 어구라서, 무엇이 얼마나 들어올지 어민이 고를 수 없다. 쿼터 한도를 넘긴 물고기는 수산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결국 대부분 폐기됐고 일부는 가축 사료로 갔다. 식용으로 팔렸다면 시가 30억 원어치였다.
어느 참치든 나누어 잡는다
참치는 한 나라 바다에 머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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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와 여러 나라 연안을 오가는 고도회유성 어종이라, 국제기구가 총량을 정하고 나라별로 쪼갠 뒤 각국이 다시 지역별로 쪼갠다. 영덕의 1,300마리 유통이 막힌 것이 그 마지막 단계다.
어종마다 기구가 따로 있다. 영덕에서 잡힌 태평양참다랑어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와 전미열대다랑어위원회, 남반구를 도는 남방참다랑어는 남방참다랑어보존위원회가 맡는다. 한국은 세 기구 모두 회원국이다.
이 배분은 회의 테이블에서 정해진다. 재판으로 뒤집을 수는 없는가. 그것을 시험한 사건이 남방참다랑어 쪽에서 한 번 있었다.
조업이 멈춘 날
1998년과 1999년, 일본이 남방참다랑어를 두고 '시험조업'이라는 이름으로 단독 어획에 나섰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자원 보존 협력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중재를 제기했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1999년 8월 27일 잠정조치를 명해 일본의 조업을 일단 멈춰 세웠다.
그러나 본안은 열리지 않았다
2000년 8월 4일 중재재판소는 본안을 판단할 관할권이 없다고 결정했다. 이 분쟁이 유엔해양법협약이 아니라 1993년 남방참다랑어보존협약에서 나온 것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표결은 4대 1. 재판부는 이어 만장일치로 잠정조치를 취소했고, 일본은 다시 조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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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이 열어둔 구멍
유엔해양법협약 제281조는 당사국끼리 따로 정해 둔 해결 방법이 있으면 협약의 강제 절차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한다. 참치를 관리하는 1993년 협약에 이미 분쟁 해결 규정이 있으니 중재절차로는 올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논리였다. 그런데 1993년 협약 어디에도 해양법협약의 절차를 쓰지 않는다는 말은 없었다. 재판부는 쓰여 있지 않아도 배제된 것으로 봤다. 재판관 한 명이 반대했다. 하지만 15년 뒤 남중국해 사건의 중재재판부는 달리 보았다. 2015년 10월 29일, 배제하려면 분명한 문구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바누아투로 넘어간 숙제
2026년 8월 18일 두 위원회의 공동작업반이 열렸다. 주요 조업국들이 2027~2028년에 적용할 총허용어획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태평양 전 수역 연간 상한이 2만3,287t에서 2만7,399t으로 약 18% 올랐다. 한국과 일본, 대만의 몫은 올해 12월 바누아투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정해진다.
몫은 다시 국경 안으로
앞선 배분은 2024년 12월 피지 수바 회의에서 나왔다. 한국의 어획 한도가 748t에서 1,219t으로 늘고, 대형어 몫은 30t에서 501t이 됐다. 그래도 모자랐다. 영덕 사태가 벌어지자 정부는 그날로 경북 150t을 포함해 전국에 280t을 추가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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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총량을 늘린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쥐고 있던 유보량을 푼 것이다. 그해 실제로 잡은 것은 1,012.8t, 한도가 206t 남았다. 나라 전체로는 남았는데 영덕에서만 모자랐다.
시차를 줄이는 일
기후는 해마다 물고기의 어장을 옮기는데, 쿼터는 몇 해에 한 번 열리는 회의에서 정해진다. 그 시차 때문에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사료가 될 수도 있다. 8월 합의에는 간격을 좁히려는 장치가 둘 들어갔다. 하나는 교환 비율이다. 작은 참치를 덜 잡는 대신 큰 참치를 더 잡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소형어 몫 100t을 내놓아야 대형어 147t을 얻었다. 이제 100t을 내놓으면 637t까지 얻는다. 다만 소형어 몫의 35%까지만 바꿀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기간이다. 쿼터를 2년 단위로 관리해, 올해 모자라면 내년 몫을 최대 25%까지 미리 끌어다 쓸 수 있게 했다. 국내 배분도 달라졌다. 2026년 경북에 돌아간 350t 가운데 영덕과 울진 등 4개 시군에 190t을 나누고 160t은 유보해 뒀다. 절반 가까이를 쥐고 있다가 어황을 보아 푸는 방식이다.
2021년 울릉도와 독도 인근에서 참다랑어 알과 자치어가 처음 확인됐고, 2026년 3월에는 국립수산과학원이 강원 고성 앞바다에서 어린 참다랑어를 찾아냈다. 산란과 성장의 해역이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명태가 떠난 자리에 참치가 들어왔다.
박정배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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