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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되는 것은 유권자들의 변화다. 2000년대 경제 호황과 복지 정책의 수혜로 새롭게 중산층에 편입된 '중하위 중산층' 상당수가 이탈해 우파 진영으로 결집했다. 전체 인구의 50%를 웃도는 이들은 경제적 지위 향상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계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상시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과거처럼 정부의 복지 확대나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만을 정치적 요구로 내세우지 않는다. 자영업이나 창업, 세금 부담 완화, 개인의 경제적 성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노동의 확대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배달이나 운송, 온라인 판매 등 이른바 긱 경제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전통적인 노동조합이나 정규직 일자리 보호보다 사업하기 좋은 환경과 세금 부담, 치안 문제가 더 중요한 정치적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비우는 정부 지출 억제와 공공부채 상한제 도입, 민간 주도 규제 완화로 거시경제 안정을 공약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대규모 채무 재조정 펀드 조성을 밝혔다. 반면, 룰라 정부는 저소득층 및 근로자 소득세 면제, 주택 지원, 채무 재조정 등 정부 개입형 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종교적 환경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에서는 1980년대 이후 복음주의 개신교가 빠르게 성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현재 브라질 인구의 거의 3분의 1에 이른다고 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이들 교회 지도자와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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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선거에서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교회와 SNS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복음주의 유권자는 보우소나루주의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가족 가치와 기독교적 가치, 낙태 반대 등 문화적 의제도 보우소나루 진영과 복음주의 유권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정치적으로 몰락한 이후에도 이 종교적 네트워크가 유지됐다는 .은 플라비우에게 중요한 기반이 됐다.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브라질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37%에 그쳤다. 2013년 66%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반대로 민주주의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59%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곧바로 극우 지지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권과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기존 정치인과 제도권을 공격하는 아웃사이더 정치가 힘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보우소나루 가문은 오랫동안 정치권에 몸담아온 정치인들이지만, 자신들을 기성 정치권과 싸우는 세력으로 제시해왔다.
선거 직전 터진 연방대법원 논란은 이 같은 불신을 더욱 키웠다. 브라질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해 온 모라에스 연방대법관이 대규모 사기 혐의로 몰락한 은행가 다니엘 보르카루와 유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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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두 사람은 수십 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며, 보르카루가 모라에스 대법관의 부인이 소유한 로펌에 2500만 달러가 넘는 자문료를 건네고 모라에스가 계약서 수정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스캔들은 박빙의 승부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했다. 플라비우는 모라에스의 비리 연루 의혹을 근거로 "사법부는 좌파 정권의 정치적 하수인이자 부패한 기득권"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전체가 연루된 듯한 스캔들은 반제도권 인물로 여겨지는 플라비우에게 플러스가 됐다.
흥미로운 。은 플라비우 본인 역시 보르카루로부터 자금 지원을 타진받고 전용기를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수사 보고서에 담겼다는 。이다. 그런데도, 플라비우 진영은 오히려 공격의 화살을 '사법부의 부패'로 돌리며 이를 정치적 공세의 소재로 활용했다.
이처럼 제도권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룰라를 떠받쳐온 전통적인 기반도 예전 같지 않다. 저소득층과 노동계층 유권자들을 좌파와 연결해주던 시민단체들은 쇠퇴했다. 룰라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노동조합의 가입률은 2012년부터 2025년까지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결선 투표는 오는 25일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 가운데 우파 성향 후보가 많은 만큼 이들의 표가 플라비우에게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1985년 군사독재가 종식된 이후 브라질의 모든 대선에서 1차 투표 1위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했다는 .도 룰라에겐 부담이다.
이번 1차 투표에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는 약 3347만 명으로 기권율은 21.08%였다. 브라질에서는 글을 읽을 수 있는 18~70세 국민의 투표가 의무지만, 기권율은 최근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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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가운데 일부가 투표장에 나와서 룰라를 찍었다면 승부의 방향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주어진 3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등을 돌린 유권자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위기관리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창설자 겸 회장인 이안 브레머는 엑스(X)에 "브라질 국민은 어느 후보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상 유지를 더 싫어한다"고 썼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역사·국제학 조교수인 앙드레 파글리아리니는 알자지라에 플라비우 측은 "브라질 민주주의가 독재 종식 이후 구축한 제도들이 부패하고 국민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상 유지에서 급격히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의회 선거 결과는 플라비우에게 강력한 뒷배가 되고 있다. 보우소나루의 자유당(PL)은 상원 의석을 대거 늘렸고, 하원에서도 우파 및 중도우파 연합이 과반에 육박하는 거대 세력을 형성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러한 의회 구도는 플라비우가 승리할 경우, 논란이 큰 공약들을 현실화할 발판이 될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사면, 1월 8일 폭동 참가자들에 대한 사면, 그리고 아버지에게 유죄를 선고한 대법관들의 해임이 그것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룰라가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더라도 의회를 장악한 우파 및 중도우파 세력과의 타협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룰라는 유세 기간 "내가 살아 있는 한 극우 세력의 재집권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다짐이 현실로 이어질지 이제 곧 판가름이 난다.
사면,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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