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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제 우리 삶에 스며들었습니다. 모두가 AI를 사용하는 지금, 중요한 건 '무엇을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이 탐구 생활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기자말>
▲ 오픈AI
"AI 기업들이 내 데이터를 학습용으로 쓰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증거는 없지만 거의 100% 확률로 그들은 우리 정보를 학습데이터로 활용할 겁니다."
얼마 전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했던 말입니다. 나름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업계의 화두는 이른바 '데이터 벽(Data Wall)'이었습니다. 인간이 생산한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가 한계에 봉착, AI 학습데이터가 고갈될 것이란 얘기였죠. 2년 전 미국 비영리연구기관인 에포크(Epoch) AI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에 공개된 인류의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는 2026년을 기。으로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AI는 올해까지도 무섭게 발전했고, 심지어는 인류 멸종론까지 나올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이 잇따라 내놓는 새로운 모델들은 '산업혁명'급 수준입니다. 데이터가 고갈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도 어떻게 이런 비약적 발전이 가능했을까. 결국 AI기업들이 데이터를 어디선가 지속적으로 공급받고 있을 것이란 추론으로 이어집니다. 그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구독자들과의 대화'.
유료 구독을 할 때 AI 기업들은 '당신의 프롬프트와 업무 데이터는 절대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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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저는 이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오픈AI가 인류 난제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풀었다고 대대적으로 화제가 됐을 때, 이 심증을 굳힐 수 있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오픈AI의 데이터 무단 도용 의혹 제기한 뉴욕대 교수
유체 방정식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수학자가 오픈AI가 방정식을 풀이한 방식이, 자신의 미공개 풀이법과 일치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트리스탄 버크마스터(Tristan Buckmaster) 뉴욕대 교수는 오일러 방정식을 연구하다가 최근 '매끄러운 외력(smooth forcing)'이라는 방법을 활용해 진전을 이뤘습니다. 그는 오픈 AI의 코덱스 모델을 연구에 보조적으로 활용해 왔는데, 오픈AI 역시 자신과 같은 방법으로 이 난제를 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가 이 방법으로 연구 진전을 이룬 직후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모델에 문제 명제만 던져준다고 며칠 만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니다","'외력(forced)'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강한 경고 신호(bright red flag)'를 느꼈다"라면서 오픈AI의 데이터 무단 도용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연구자가 모델에 질문과 추론을 하면서 쌓였던 데이터가 AI 고도화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오픈 AI는 특정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묘한 가능성을 남깁니다. 오픈 AI는 "가능성은 낮지만 두 사람의 제품 사용에서 비식별 처리된 데이터가 모델 개선에 도움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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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데이터가 암호화 된 형태로 모델 학습에 쓰였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 오픈 AI의 공식 약관, 사용자 데이터를 모델로 훈련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 오픈AI 캡쳐
어찌 보면 프론티어 AI를 개발하는 기업으로선 당연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위험은 낮고, 효과는 크기 때문입니다. 구독자들의 데이터와 연구 성과를 무단으로 학습시킨다고 하더라도, 개별 이용자가 이를 공식적으로 입증하고 문제를 제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개인이 데이터센터를 들여다볼 수도 없습니다.
설령 모델 학습 데이터 등이 모두 공개된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학습 데이터 중 내 데이터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증명할 방법도 없습니다. 아마 정부 기관이 나서더라도 증명이 어려울 겁니다. 이는 AI 기업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지금도 AI 기업들은 수많은 유료 구독자들의 데이터를 가공해 어떤 형태로든 모델 학습용 땔감으로 쓰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런 행태에 침묵만 해선 안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사람들로부터 무단으로 가져가려 할 것이니까요. 오픈 AI 사례처럼, AI 기업들이 그런 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사용자 집단인 우리 역시, 다양한 대응책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GPU 컴퓨터를 사서 랜선 없이 AI를 돌리는 방법, 이들 기업들의 학습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 등입니다. 한 명의 목소리는 작을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목소리는 커지고 영향력도 생깁니다. 우리의 지적 주권이 AI기업들에 무단으로 침탈되는 건 곤란한 일이니까요.
전 미국 비영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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