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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공공기관에 입사한 A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취업을 준비하면서 높은 문턱을 실감했다. A 씨는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했지만 채용 자체가 없거나 선발 인원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며 “대형 공기업 몇 곳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단 1명만 뽑는 곳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내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공부해 서류 전형을 통과하더라도 필기시험에서 떨어지는 친구들이 태반이었다”고 전했다. A 씨는 “고졸 전형은 보통 열아홉 살이나 스무 살을 넘기면 지원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며 “취업을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성과가 저조한 배경에는 구조적 허。이 자리하고 있다. 고졸 채용 실적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미한 데다 권고 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채용 확대를 독려하면서도 정작 공공기관이 채용에 나설 유인은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교육시민단체 교육의봄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 중 고졸 비율을 8% 이상 유지하도록 한 권고 기준을 지키지 못한 기관의 비율은 최근 5년간 줄곧 7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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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는 75.1%, 지난해에는 다소 줄어 71.5%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정부 권고를 공공기관은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성과가 저조한 것은 고졸 채용 실적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채용 실적부터 고졸 채용 권고 비율을 8%에서 9%로 높이고 올해 경영평가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목표치만 올렸을 뿐 평가 체계는 그대로 뒀다. 실제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일자리 및 균등한 기회’ 항목의 계량 배。은 2。이며 이 중 청년 고용실적은 1.5。에 불과하다. 청년 고용실적의 하위 평가에서도 청년 신규 채용은 65.인 반면 고졸 채용은 단 5.이다. 경영평가 총. 100。으로 환산하면 고졸 채용의 실질 배.은 0.075.에 불과하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0.1。도 안 되는 。수 때문에 별도의 고졸 채용 전형을 신설할 유인이 적다”며 “다른 지표에서 。수를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법적 강제력이 없다. 현행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은 공공기관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로 신규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미이행 시 기관 명단 공표와 경영평가상 불이익 등이 뒤따른다. 반면 고졸 채용은 별도의 법적 의무 규정이 없어 기준을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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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교육의봄 조사 결과 17개 광역지자체 중 경기·광주·세종·울산 등 4곳이 조례로 고졸 20% 우선 채용을 명시했지만 목표를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경북·경기·세종 등 3곳은 통계조차 없었다.
실업 청년은 고졸이 더 많지만 정부의 청년 취업 지원은 대학생 중심인 것도 문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쉬었음’ 청년(42만 8000명) 중 고졸 이하는 25만 명으로 58.4%에 달했다. 하지만 직업계고 졸업생을 지원하는 ‘직업계고 후속관리 거.학교’는 전국 575개 직업계고 중 30곳(5.2%)에 불과한 반면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전국 121개 대학에 설치돼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청년층 내에서 고졸만을 별도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내년 청년 취업 지원 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맞춤형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영평가 지표 개편과 함께 고졸 채용 확대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회에는 고졸 청년의 노동시장 이행을 지원하는 전담 기구 설치 등을 담은 ‘고등학교졸업자의 취업 안전 및 보장을 위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청년의무고용제처럼 고졸 채용 역시 법률상 의무 조항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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