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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22일 전남 고흥 소록도. 1962년과 1966년 이 섬에 들어와 보수 한 푼 받지 않고 한센인을 돌봐온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두 명이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조용히 떠났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할 수 없으니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센인들이 '큰 할매'와 '작은 할매'로 부르던 마리안느 스퇴거와 고(故) 마가렛 피사렉이다.
그로부터 20년이 넘게 흘렀다. 두 사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 '섬: 1933~2019'이 2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했다. 창작진은 각종 문헌과 소록도 주민 인터뷰를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작품은 세 시대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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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기 소록도에 강제 수용된 한센인 백수선의 1933년,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섬에서 환자들을 돌보던 1966년,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 고지선이 살아가는 2019년 서울이다. 세 이야기는 따로 진행되는 듯하지만 시대만 바뀌었을 뿐 3대에 걸쳐 되풀이되는 편견과 차별을 보여준다.
1933년의 한센인들은 섬에 격리된 채 가족과도 떨어져 살아야 했다. 부모와 자녀가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장면에는 노래 '바람을 등지고'가 흐른다. 1966년 장면에서 두 간호사는 이들을 편견 없이 돌본다. 반세기 뒤 서울에서는 또 다른 섬이 생긴다.
특수학교가 필요하다면서도 우리 동네만은 안 된다는 목소리와 제발 짓게 해 달라는 부모들의 호소가 맞선다.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장애 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던 일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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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흐름은 '목소리들'이 이끈다. 배우들이 1인 다역으로 시대를 바꿔 가며 여러 인물을 연기하고 합창으로 이야기를 전하면서 1933년 소록도와 2019년 서울이 하나로 이어진다. 이선영 작곡가는 2024년 재연 당시 이 목소리들이 "폭력의 목격자로, 사랑의 증언자로, 도전의 응원자로 곁에 선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실존 인물의 삶을 무대에 옮기는 '목소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박소영 연출은 "같은 장면, 같은 대사라도 내가 살아온 시간이 달라지면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다"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작품이 각자의 삶 속에서 조금 더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우성 작가는 '섬'을 처음 만나는 관객에게 "'사랑이 머물던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다시 찾은 관객에게는 "그리움은 해소되고 온기는 채워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공연은 11월 22일까지.
온기는 채워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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