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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임은 정보를 주고, 홍보하고, 선발해 출국 비행기에 태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노동자가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베트남에 돌아온 뒤에도 그들과 함께한다. 우리는 이걸 ‘인력 순환 고리’라고 부른다.” 하노이에서 만난 당 후이 홍 베트남 내무부 해외노동센터(COLAB) 센터장은 고용허가제(EPS)를 이렇게 소개했다. COLAB는 베트남에서 고용허가제를 통한 인력 송출을 맡은 공공기관이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작된 뒤 22년 동안 베트남은 15만명 넘는 노동자를 한국에 보냈고, 이 가운데 약 10만5000명이 돌아왔다(COLAB 추산). 지금도 해마다 5000여 명이 계약을 마치고 귀국한다. COLAB는 그동안 취업박람회를 80차례 열어 귀국자 약 1만3000명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과 연결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쌓은 기술이 귀국 뒤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는 모른다. 당 후이 홍 COLAB 센터장은 “공식적인 활용 비율을 조사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 쪽은 더 무심하다. 하노이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베트남 EPS센터 이태형 센터장은 “업무의 90%는 송출”이라며 “그 외에 베트남에서 귀국 근로자에게 센터가 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한 차례 COLAB와 ‘귀국 근로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여는 게 사실상 전부다. 백석현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 고용노동관은 귀국자의 재취업은 기본적으로 베트남 정부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귀국 이후는 베트남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제로 설계한 제도다. 체류 기간을 묶어두고 기한이 차면 돌려보낸다. 그런데 현실에선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쌓은 숙련이 고향에서 쓰이지 못한 채 사라진다. 릴게임주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재정착’에 실패한 귀환노동자들은 ‘다시’ 한국을 찾는다. 재입국 길이 막히면 단기 비자로 들어와 미등록 노동자로 일하기도 한다. 유엔이 2018년 채택한 합의문 ‘안전하고 질서 있고 정규적인 이주를 위한 글로벌 콤팩트(GCM)’도 귀국한 이주노동자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과 지속 가능한 재통합을 송출국과 수용국이 협력해서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당 후이 홍 센터장은 귀국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한국에서 받던 임금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조장이나 관리자로 올라가려면 컴퓨터·관리·소통 같은 ‘소프트 스킬’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배운 기술이 너무 특수해 베트남에서는 쓸 곳이 없는 경우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증명이다. “귀국해서 취업하려는데 기술이 어디 있느냐, 경험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증명할 수 없거나 증명하기가 아주 어렵다.” 고용허가제 비자(E-9)의 다른 이름은 ‘비전문취업’이다. 최장 10년을 한국에서 일한 시간이 베트남에서 ‘경력’이 되지는 않는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은 베트남에서도 다시 경력 없는 ‘미숙련 노동자’의 출발선에 선다. 응우옌 누 응우옛 아인 호찌민시 국가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인류학·사회학부 부학장은 이를 ‘숙련의 낭비’로 본다. 아인 부학장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배운 기술이 베트남에서 많이 쓰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돌아온 사람을 쓸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증명하기 어려운 숙련 그나마 이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곳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다.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 백석현 고용노동관은 최근 베트남에서 한국의 직접투자(FDI) 프로젝트가 1만 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릴천지릴게임 호찌민시 국가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학과 짠 후 옌 로안 교수는 “한국에서 오래 일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공장에서 관리자로 많이 일한다. 한국어가 필요한 공장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도 이들의 ‘경력’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 아인 부학장은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일하고 돌아온 노동자들이 자국에 안착하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로 “많은 노동자가 베트남으로 돌아와 한국 회사에 취직하려 하지만 짧은 기간만 일하고 곧 그만둔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고용주 역시 이 노동자들을 여전히 저숙련 인력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석현 고용노동관도 “한국에서 기술을 배워와서 베트남 기업에 취업해 그 기술을 전파하는 게 선순환 구조의 그림인데, 그게 잘 돌아가기 어렵다”라고 했다. 창업도 돌파구가 되지 못한다. 한국에서 모은 돈은 귀환 후의 삶에서 생계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인 부학장은 “베트남 시골 마을에서 마주하는 대저택들이 그 가족의 ‘지속 가능한 생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벌어온 돈은 대부분 아이 교육, 다른 가족의 이주, 부동산 구입, 채무 청산에 들어간다. 오래 해외에 있었던 탓에 베트남 시장을 잘 모르니 창업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다. 그는 “많은 사람이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한다”라고 했다. 결국 이들은 고향에서 ‘한국 사람도, 온전한 베트남 사람도 아닌 이방인’으로 고립된다. 연구자들은 두 나라 정부 모두 귀국 이후에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아인 부학장은 “저숙련 노동 이주는 지금 정부가 우선적으로 신경 쓰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정부는 외국으로 나가라고 장려하는 정책을 편다”라고 말했다. 송금은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실업률이 높은 중부의 지방정부로서는 주민들이 알아서 일자리를 찾아 떠나주니 부담을 던다 바다이야기다운로드 . 한국 정부도 다르지 않다. 양쪽 모두 귀국자를 베트남의 한국 기업과 이어주는 제도를 제대로 만들지 않았다. 고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다시 떠난다. 베트남 내 대도시로 가는 것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아인 부학장은 “남부로 가도 어차피 가족과 떨어져 사는 건 한국에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집세에 식비까지 내면 남는 돈이 아주 적다. 그래서 아주 흔한 일이 다시 한국에 가거나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순환을 타개하기 위한 한국과 베트남의 새로운 협력의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생겼다. 홍 COLAB 센터장은 베트남 귀국 전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국가기술자격 등으로 평가해 추후 증빙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일종의 기술 여권), 귀환 예정 노동자를 위한 한국 정부의 교육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귀국한 뒤 베트남 현지에서도 한국에서 익힌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 업종 확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이주노동을 연구해온 호앙 란 아인 호주 멜버른 대학 개발학 교수는 최근 베트남 정부가 일본에서 미등록으로 일하다 돌아오는 노동자에게 벌금을 물리고 범죄 기록을 남기겠다고 하자, “송출국과 수용국, 두 나라 정부 모두 자신들이 만든 시스템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노동자를 범죄자로 취급한다”라고 비판했다. 한국 사회의 밑바탕 노동은 이미 이주노동자들이 떠받치고 있다. 이 흐름은 앞으로, 더 빨리 다가올 미래다. 그런데도 고용허가제는 22년째 ‘쓰고 돌려보내는’ 데에서 멈춰 있다. 기한이 차면 돌아가고, 그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채운다.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한국에서 이들이 메워야 할 자리는 。。 커질 것이다. 이제 한국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데려올지 이상을 고민해야 한다.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style="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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