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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청년들이 지역 특산물인 고추를 활용해 새로운 골목상권을 조성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청양고추를 넣은 빵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은 데 이어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 정착한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매콤한 거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도전의 중심에는 로컬기업 ‘어쩌다로컬’이 있다. 2021년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계기로 청양에 내려온 청년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과 청양고추를 활용한 먹거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소철원 어쩌다로컬 대표는 23일 충남 청양군 청양고추빵공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역에서 창업을 해보니 우리 가게 하나만 잘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다양한 음식과 콘텐츠가 모이는 매콤한 거리를 만들어 청양을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어쩌다로컬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 진로를 고민하던 청년 세 명이 청양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인연을 맺었다. 2022년 초 법인을 설립한 이들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소 대표는 서울에서 20년 가까이 태권도 사범으로 일했다. 다른 두 명의 공동 창업자는 관광과 요리 등에 전문성을 갖춘 대학생이었다. 소 대표는 “8세에 태권도를 시작해 쭉 같은 도장을 다녔고 사범이 돼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다양한 경험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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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 대표는 태권도장을 그만두고 제주에서 1년 살기를 경험한 뒤 청양에 발을 들였다. 그는 “청양은 나에게 미지의 시골 같은 곳이었다”며 “무엇이든 새롭게 그려볼 수 있는 흰 도화지처럼 느껴져 정착지로 청양을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창업 초기 시작한 사업은 도시 청년들을 위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이었다. ‘어쩌다 민박’이라는 이름의 ‘부캐’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에게 1~2주 동안 청양에 머물며 평소 꿈꾸던 삶을 체험하도록 했다. 화가를 꿈꿨던 청년은 논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시인이 되고 싶었던 청년은 산에 올라 시를 쓰는 식이다. 농가 체험과 지역 창업가와의 만남도 마련했다. 2022년 7월 시작한 이후 누적 참가자는 약 800명에 달한다. 현재도 연간 4~5차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 프로그램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청양고추였다. 약 1년간 제품 개발을 거쳐 2024년 ‘청양고추빵공장’을 열었다. 청양고추의 매콤함을 빵과 결합해 오리지널과 로제치즈·햄치즈·크림치즈 등 다양한 맛을 선보였다.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을 확장했고 지역 주민 두 명도 신규 채용했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소 대표는 “처음에는 돈이 없어 매장 인테리어를 직접 했고 없는 돈을 모아 수없이 레시피 시험도 했다”며 “우리 아이디어만으로 관광객을 청양에 불러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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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자리를 잡자 어쩌다로컬은 청년 창업가들의 정착 지원 활동도 시작했다. 관광 프로그램 참가자 중 정착과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주거와 일자리 등 기반이 부족해 귀촌을 만류했지만 청양군이 주거·창업 지원을 확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현재 약 다섯 명의 청년이 청양에 정착해 창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과 함께 추진하는 사업은 ‘매콤한 거리’ 조성이다. 청양읍 일대에 청양고추를 활용한 타코와 쌀국수·분식·치킨텐더 등 다양한 음식。이 모인 골목상권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분식 매장이 먼저 문을 열 예정이며 내년 1분기에도 여러 청년 창업가가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어쩌다로컬은 이들에게 창업 경험을 공유하며 사업 준비를 돕고 있다.
소 대표는 “가로수길이나 황리단길처럼 골목상권이 주목받더라도 뚜렷한 정체성이 없으면 인기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청양에는 전국 누구나 아는 청양고추라는 강력한 자산이 있는 만큼 개성 있는 브랜드를 결합하면 경쟁력 있는 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에는 세 명이서 사업을 하느라 외로울 때도 많았지만 이제는 함께 도전하는 동료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청년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중요한 만큼 청양에서도 충분히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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