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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대 세종교육 슬로건인 '빛나는 오늘, 설레는 내일'이 게시 된 세종시교육청 건물 ⓒ 뉴스피치 김이연심 우리는 아이들에게 왜 공부를 시키는가.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시험에서 높은 .수를 받게 하기 위해서인가. 지식을 배우고 기초학력을 갖추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교육의 목적은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은 이러한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강미애 세종교육감이 추진하는 초등학교 '성취기준 도달도 평가'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이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세종시교육청은 올해 12월 초등학교 5·6학년의 국어와 수학 평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3~6학년까지 확대해 학기마다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을 내세우지만, 교원단체들은 획일적인 시험의 부활과 사교육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학생의 학습 수준을 확인하는 일은 필요하다. 글을 읽어도 뜻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기본적인 계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기초학력은 다른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이며, 이를 보장하는 것은 공교육의 책임이다. 다만 시험으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냈다고 해서 아이가 저절로 더 잘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수업이 달라지고,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시험을 추가하기 전에 그것이 기존의 평가와 무엇이 다르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독일 초등 평가제도 'VERA 3'가 주는 시사. 독일의 초등학교 평가제도는 참고할 만하다. 독일도 초등학생에게 시험을 치르게 하고 성적을 매긴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독일어와 수학의 성취수준을 확인하는 표준화된 비교평가인 VERA 3(Vergleichsarbeiten in der 3. Jahrgangsstufe)을 실시한다. 결과는 수업과 학교의 교육활동을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 주목할 。은 독일 교육당국이 이 시험의 한계를 분명히 인정한다는 사실이다. VERA 3의 결과는 원칙적으로 교과 성적에 반영하지 않으며, 학교의 공개 순위를 매기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한 차례의 시험으로 학생의 능력을 충분히 진단하거나 앞으로의 학업 성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사의 지속적인 관찰과 별도의 진단이 필요한 이유다. 독일에서도 평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평가의 목적과 한계를 구분하고 결과를 수업 개선에 활용하려는 원칙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독일 초등학교 3학년 성취수준 비교평가 'VERA 3' 공식 엠블럼 ⓒ 독일 교육과정진단연구소 나는 지난 8월 <수능은 사람의 서열을 재는 시험이 아니다>라는 글에서 상대평가를 비판하고 성취기준에 따른 절대평가를 주장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학생이 다른 학생보다 얼마나 앞섰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이해하고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성취기준에 따른 평가가 시험을 더 자주 치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평가의 기준과 방법은 구별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이미 교사가 질문과 관찰, 과제와 수행평가 등을 통해 학생의 배움을 살피고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만으로 모든 학생의 어려움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표준화된 시험이 교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문제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교육청은 새로운 시험으로 무엇을 더 알아낼 수 있으며, 그 정보가 학생의 배움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하나 더 있다. 교육청이 서열화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성취수준이 제공되면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시험 준비에 매달리게 되지 않을까. 2025년 조사에서 세종의 초·중·고 사교육 참여율은 79.9%로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정례적인 시험이 사교육을 늘릴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미 경쟁과 교육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학교가 부족한 부분을 책임지고 지도할 수 없다면 시험 결과를 받아든 학부모는 어디에서 도움을 구하겠는가. 지식 습득을 넘어 '깊이 있는 이해'로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배움의 성과로 인정하느냐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과 그 내용에 의문을 품고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 수학 문제의 정답을 찾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이해하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 친구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판단을 고치는 경험도 배움의 일부다. 이러한 성장을 몇 개 교과의 시험 결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까. 30여 년 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식을 많이 아는 것과 깊이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거듭 경험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학생들이 있었다. 가르치는 일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뿐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도 필요했다. 아이들이 배움의 첫걸음을 내딛는 초등학교라면 이러한 과정은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기초학력을 보장하려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찾아내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왜 어려움을 겪는지 살피고 그에 맞는 지도와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감당할 교사의 여건과 전문인력, 예산도 필요하다. 평가를 실시하는 교육청이 그 결과에 따른 지원까지 책임져야 한다. 세종교육청은 평가 확대에 앞서 기존 평가의 한계와 추가 시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학교 현장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학생의 성장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도 검증해야 한다. 이는 학력 향상을 이유로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려는 어느 교육청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부모가 바라는 것은 자녀가 시험에서 좋은 。수를 받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배우는 즐거움을 잃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힘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시험은 그 성장을 돕기 위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했다면, 이제 교육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할 차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피치에도 실립니다.뉴스피치(Newspeach)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제를 조명하고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자 운영하는 세종지역 공동체미디어입니다 바다이야기슬롯 . 이 글을 쓴 김갑년씨는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입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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