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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의 산 앞에 40만명이 모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가 지난 9일 누적 관람객 4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에서 열린 한국 작가 개인전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국내 작가 개인전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2016년 ‘이중섭, 백년의 신화’(약 25만명), 2023~2024년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약 26만명) 등이 최고 흥행 전시로 꼽혀왔다.
추상은 “어렵다”는 선입견 탓에 흥행과 거리가 멀다는 게 미술계 통념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그림 자체의 힘으로 이를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빨강과 파랑, 노랑이 부딪치는 화면은 설명문을 읽기 전부터 눈을 붙잡는다. 삼각형과 곡선, 색면을 따라가면 봉우리와 능선이 드러난다. 미술사를 잘 몰라도 색의 울림을 느끼고, ‘산’이라는 단서로 추상을 읽을 수 있다. 미술사가인 조수진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은 “관객들은 색채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추상 속에서도 꾸준히 추구된 산과 자연이라는 주제에 빠져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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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선 탄생 110주년을 맞아 유화 115. 등 작품과 자료 178。을 모은 전시는 미공개 유화 15。도 선보였다. 마흔여덟에 첫 개인전을 연 1964년에서 출발해 초기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이후의 변화로 이어졌다. 대표작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화가가 자신만의 추상에 도달하는 과정을 펼쳐 보인 것이다. 유영국 작품에 익숙한 관람객에게도 새로 볼 이유를 제시했다.
김선혁 감독의 전시 다큐멘터리와 디자이너 양태오의 공간 구성도 관객이 유영국의 그림에 다가갈 실마리를 더했다. 다큐멘터리는 작가가 남긴 말과 그를 기억하는 목소리에 울진의 산과 바다를 엮어, 추상의 바탕이 된 삶과 자연을 보여준다. 양태오가 이끄는 태오양 스튜디오는 벽에 창을 내 그림 속 산들이 겹쳐 보이도록 했다. 영상으로 화가의 시선을 따라가고, 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듯 작품을 감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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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장품을 전시에 내놓은 방탄소년단(BTS) RM의 방문에 더해 홍라희, 정운찬, 이낙연, 류준열 등 여러 분야 인사들의 방문도 관심을 보탰다.
굿즈도 잇따라 품절되며 전시의 인기를 이어갔다. 유영국의 ‘작품(Work), 1989’를 모티프로 영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룬드런던과 협업한 스페셜 텀블러, RM 소장작의 색면과 형태를 자유롭게 조합하는 아크릴 마그넷 등이 대표적이다. 대담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유영국 특유의 색채는 생활용품에서도 돋보여, 그림의 매력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줬다. 수십 년 전 캔버스에 담긴 색채가 오늘의 취향을 사로잡은 셈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 근대 거장전’ 첫 기획이다. 여경환 학예사는 “유영국이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면서도 오늘의 관객과 감각을 나눌 수 있는 동시대성을 지닌 작가라는 。에 주목해 첫 근대 거장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40만 관객’ 은 그동안 어렵게만 여겨지던 한국 추상회화가 얼마나 폭넓은 대중과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전시는 25일까지.
16~2002)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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