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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단행된 SK그룹 사장단 인사는 최근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인공지능(AI)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무게 중심이 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창원 의장을 유임하고, 현 부회장단도 유지하는 등 전체적인 그룹 운영은 ‘안정’에 방。을 두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졌다.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SK이노베이션은 CEO가 모두 교체되며 신발 끈을 조여 매게 됐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27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장용호, 추형욱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정승일, 강동수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정승일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장용호 사장은 겸직 중이던 지주회사 SK㈜ 대표 직책에 전념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이 유임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일해온 윤풍영 사장이 코퍼레이트 센터 총괄 사장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윤 사장이 떠난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 자리에는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 본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 정승일 전 산자부 차관, 이노베이션 지휘봉… ‘전력 수급 해결사’ 역할
SK이노베이션의 CEO로 내정된 정승일 사장은 1965년생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해 정통 경제 관료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전 사장,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고 올해 SK㈜ 미래담당 사장으로 영입되며 SK그룹에 합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에서 올해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등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사업을 하기 때문에 제조업을 하는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전력 수급 문제와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SK하이닉스와 앞으로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새로 지어질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원활히 확보하는 일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발표된 호남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미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도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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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여러 빅테크들이 AI 사업 확장을 위해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전력 수급 문제로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6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1000조원, 반도체 생산량 확대에 약 1100조원 등 총 2100조원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천문학적 금액 외에도 국내외에서 전력 수급을 담당할 수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시절 산자부 차관으로 일했던 정승일 사장은 정부와 원활히 소통해 많은 협력을 이끌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전과 가스공사를 이끌면서 전력은 물론 가스 산업에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향후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진출 등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쳐진다.
SK이노베이션은 정 사장과 함께 강동수 SK㈜ 사장을 각자 대표로 내정했다. 강 사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 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장,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 재무·전략부문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11월 사장으로 승진해 SK㈜ PM 부문장으로 일했던 강 사장은 각자 대표로 친정에 복귀하게 됐다.
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재무·전략부문장 시절인 2024년 SK E&S의 합병 작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CEO인 정 사장은 정부와의 소통과 사업을 중。적으로 챙기며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강 사장은 안살림과 리밸런싱을 주로 챙기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장용호 사장은 SK㈜ 경영 집중… 지배구조 최상단서 리밸런싱 지휘
SK이노베이션 대표직을 내려놓은 장용호 사장은 SK㈜ 대표로 유임됐다. SK이노베이션 경영은 에너지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정승일 사장에게 맡기고, 장 사장은 지배구조의 최상단에서 그룹 전체적인 전략 수립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는데 전념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64년인 장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지금껏 일해온 인물로 SK의 대표적인 재무통(通)이다. 2018년 SK머티리얼즈 사장을 시작으로 SK실트론, SK㈜, SK이노베이션 등의 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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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SK맨’으로서 한 우물을 파온 장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 중 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여러 핵심 계열사의 대표를 두루 거치면서 그룹의 전체적인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이 그가 SK㈜ 대표직에 유임된 이유로 꼽힌다.
SK그룹 내 각 계열사들은 산적한 과제가 많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배터리 분리막을 만드는 자회사인 SKIET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는 등 최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의 상장 문제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SK는 현재 솔리다임 상장 작업을 중단한 상태지만, 미국 내 생산 능력 확대와 AI 투자를 위한 플랫폼 구축 등을 위해선 상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리밸런싱과 솔리다임 상장 등은 중대한 의사 결정에 해당되는 만큼 오랜 경륜을 갖추고 여러 핵심 계열사들의 경영을 맡았던 장 사장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 힘 실리는 하이닉스… 미주 총괄 신설, 전략 부문도 강화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 사업을 담당하는 사장급 조직으로 미주 총괄 직책을 신설하고 지금껏 개발 총괄을 맡아온 안현 사장을 임명했다.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미국 시장을 더 효율적으로 공략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통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안 사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서 학사,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랜 기간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면서 경영전략실장, 낸드개발기획그룹장, 낸드개발사업전략 담당, 미래연구추진단 담당, 솔루션개발 담당, 개발총괄 겸 솔루션개발 담당,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 사장을 지냈다. 그는 CEO인 곽노정 사장과 함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신화’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안 사장에 이어 개발 총괄을 맡게 된 인물은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다. 1967년생인 차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SK하이닉스에서 D램 코어 TF 담당, D램 개발 담당 등을 거쳐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 일했다.
차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선행 기술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불린다. 선행 반도체 기술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과 제품 개발 간 연계를 강화하는 데 탁월한 기술력과 리더십, 협업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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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풍영 사장의 SK하이닉스 합류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윤 사장은 그룹을 대표하는 ‘전략통(通)’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윤 사장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 발굴 등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한다.
코퍼레이트 센터는 CEO 직속 조직으로 회사의 전략과 재무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총괄에 윤 사장이 임명된 것은 막대한 수익을 활용해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 시장 전반에서 영역을 확장하려는 최 회장의 의지를 빠르게 실현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칩을 판매하는 회사를 넘어 AI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윤 사장은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 SK AX 사장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으로 일했다. 그룹 전체의 AI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해 왔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 그룹 운영은 안정에 방。… 최창원 유임, 부회장단도 유지
SK는 이날 사장단 인사에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유임시켰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지휘봉을 잡은 후 수 년 간 그룹의 군살을 빼고 사업을 재편하는 리밸런싱을 주도해 왔다. 그가 직책을 유지하면서 SK는 전체적인 리밸런싱 기조는 변함없이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재계에서는 부회장단에 변화가 있을 지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해 왔다. 현재 SK는 총수 일가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 외에 서진우 중국 담당, 유정준 미주 총괄, 이형희 부회장,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 등 4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문경영인 부회장들 중 일부가 퇴임하고 새롭게 부회장에 승진하는 인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꼽힌 인물이 ‘반도체 신화’를 이끈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장용호 사장 등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는 퇴임이나 승진은 포함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 의장 체제와 부회장단을 유지한 것은 큰 폭의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풀이된다”며 “큰 틀에서 현재의 질서를 지키면서 핵심 계열사들의 경쟁력 제고와 최 회장의 친정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의 인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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